[뉴스해설] 추석물가 왜 안 잡히나?

입력 2013.09.04 (07:35) 수정 2013.09.04 (08: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김혜례 해설위원]

추석물가가 걱정입니다. 올여름 중부지방은 긴 장마와 폭우로, 그리고 남부지방은 폭염과 가뭄으로 농산물 작황이 나빠서 채소와 나물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남해안과 동해안에 퍼진 적조에다 방사능 오염 우려로 일본산 수입까지 줄어서 생선값도 오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도 추석물가대책을 내놨습니다. 31개 성수품 가격을 매일 조사해 관리하고 직거래 장터 등을 개설한다는 내용입니다. 해마다 비슷한 대책이 나오는데 추석때마다 물가 폭등이 되풀이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근본적인 문제는 놔둔 채 단기 처방만 남발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농축수산물은 대부분 복잡한 유통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유통업자들만 폭리를 챙기는 구조입니다. 이런 거품을 빼지 않고서는 추석물가대책이 실효성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또 있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소비자물가는 1.3% 올랐지만 체감물가 상승률은 5.4%입니다. 정부의 물가지수가 현실과 따로 논다는 지적이 확인된 셈입니다. 이렇다 보니 국민들은 정부가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일부러 꼼수를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몇 년전 값이 급등한 금반지와 소비지출에서 비중이 높은 보험료를 물가지수에서 제외해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감사원도 소비자물가지수 조사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481개 상품과 서비스를 모두 포함시켜 조사하기 때문에 통계수치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소비 패턴에 맞게 품목과 가중치를 조정함으로써 체감물가와 지표물가의 차이를 줄여야 합니다. 또 지출이 많은 품목을 중심으로 한 체감물가지수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합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물가지수로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고 정부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추석물가 왜 안 잡히나?
    • 입력 2013-09-04 07:38:11
    • 수정2013-09-04 08:03:34
    뉴스광장
[김혜례 해설위원]

추석물가가 걱정입니다. 올여름 중부지방은 긴 장마와 폭우로, 그리고 남부지방은 폭염과 가뭄으로 농산물 작황이 나빠서 채소와 나물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남해안과 동해안에 퍼진 적조에다 방사능 오염 우려로 일본산 수입까지 줄어서 생선값도 오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도 추석물가대책을 내놨습니다. 31개 성수품 가격을 매일 조사해 관리하고 직거래 장터 등을 개설한다는 내용입니다. 해마다 비슷한 대책이 나오는데 추석때마다 물가 폭등이 되풀이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근본적인 문제는 놔둔 채 단기 처방만 남발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농축수산물은 대부분 복잡한 유통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유통업자들만 폭리를 챙기는 구조입니다. 이런 거품을 빼지 않고서는 추석물가대책이 실효성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또 있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소비자물가는 1.3% 올랐지만 체감물가 상승률은 5.4%입니다. 정부의 물가지수가 현실과 따로 논다는 지적이 확인된 셈입니다. 이렇다 보니 국민들은 정부가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일부러 꼼수를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몇 년전 값이 급등한 금반지와 소비지출에서 비중이 높은 보험료를 물가지수에서 제외해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감사원도 소비자물가지수 조사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481개 상품과 서비스를 모두 포함시켜 조사하기 때문에 통계수치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소비 패턴에 맞게 품목과 가중치를 조정함으로써 체감물가와 지표물가의 차이를 줄여야 합니다. 또 지출이 많은 품목을 중심으로 한 체감물가지수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합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물가지수로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고 정부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