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초고층 빌딩 붐…‘경기 침체 전조’ 우려

입력 2013.09.05 (00:09) 수정 2013.09.0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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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높은 건축물을 향한 사람들의 욕망은 끝이 없는 걸까요.

글자그대로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초고층 빌딩들이 세계 곳곳에서 올라가면서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높은 빌딩들이 급속히 늘어났고 많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높아진 경제적 위상의 상징으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불길한 전조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천루'라고 불리우는 초고층 빌딩의 양면을 국제부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혜송 기자

<질문> 지금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어떤 건물입니까?

<답변>

현존 건물 가운데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할리파'입니다.

높이가 828m, 164층입니다.

영화에서 배우 탐 크루즈가 건물을 타고 올라가는 장면도 바로 이 건물에서 촬영됐죠.

흔히 비교의 기준으로 삼는 우리나라의 63빌딩이 249미터니까 세배 이상이고 해발 고도 863미터의 백운대와 건물 높이가 비슷합니다.

세계 1위에서 10위까지의 가장 높은 빌딩들을 한번 볼까요.

상하이 세계 금융센터, 지펭타워 등 중국이 4개입니다.

중동 지역이 부르즈 칼리파와 사우디의 건물을 포함해 2곳 말레이시아에 페트로나스 쌍둥이 빌딩, 그리고 타이완과 미국이 각각 하나씩입니다.

<질문> 그런데 지금 건축중인 건물도 있는데 높은 건물 순위도 달라지지 않나요?

<답변>

현재 건설 중인 세계 10대 마천루 중 9개가 아시아에 있습니다.

가장 높은 빌딩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건설 중인 킹덤 타워입니다.

오는 2018년 완공 예정인데 167층으로 건축 사상 최초로 1천m를 기록하게 됩니다. 오는 2018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의 순서가 재편되는데요.

선두에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킹덤 타워(1천m), 그 뒤를 부르즈 할리파(828m), 중국 평안국제금융센터(660m), 중국 우한 그린랜드 센터(636m), 상하이 타워(632m) 순이 되겠고요

우리나라의 롯데월드 타워가 8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메카 로열 클락 타워(601m) 순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00위까지 확대해 보면 중국은 홍콩을 포함해서 36개로 가장 많습니다.

그리고 아랍에미리트연합등 중동 국가가 28개나 돼서 아시아가 4분의 3이나 됩니다.

<질문> 중국에서 높은 빌딩이 언제 이렇게 많아졌나요?

<답변>

중국인들의 초고층빌딩 건축은 경제 성장과 시기를 같이합니다.

1990년대부터 상하이와 광저우 등 경제 성장이 빨랐던 도시들을 중심으로 하나둘 초고층 건물이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세계 100대 빌딩 가운데 가장 많은 건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질문> 중국에 비하면 미국과 유럽의 빌딩은 별로 없네요.

<답변>

미주와 유럽 국가 가운데 100위권 내의 건물은 미국이 17곳, 호주가 2개, 영국이 한 곳 뿐입니다.

특히 유럽은 초고층 빌딩은 고사하고 여느 고층 빌딩조차도 많지 않습니다.

프랑스 파리에는 1973년에 지어진 59층의 몽파르나스 타워가 최고층입니다.

독일 베를린은 1998년에 지은 호슈하우스 트렙타워가 125미터, 32층으로 가장 높습니다.

영국 런던은 샤드 빌딩이 310미터 95층으로 아시아의 초고층 빌딩과 견줄만 합니다.

하지만 이 빌딩은 올해 세워진 것이고 20세기 까지는 235미터짜리 원 캐나다 스퀘어가 가장 높았습니다.

<질문> 서구 선진국들에 초고층 빌딩이 적은 이유가 뭘까요?

<답변>

초고층 빌딩의 정의는 학회나 단체마다 조금씩 다른데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는 높이 200m 이상, 또는 50층 이상의 건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가 기술력이나 자금이 부족해서 초고층빌딩을 짓지 못했다고 보기는 어렵겠죠.

이들은 굳이 과시욕을 부릴 필요가 없었고 오랜 기간 차근차근 성장을 이뤄왔던 만큼 기존의 도시 계획을 바꿔가면서까지 초대형 빌딩을 지을 이유를 찾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비용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를 예로 들어볼까요.

15억 달러, 우리돈을 1조 7천억원 가까운 돈이 들었습니다.

터파기부터 건물 강도 등에서 일반 건축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건축비가 크게 높아지는 것입니다.

즉 단순히 생각해보면 90층짜리 건물 한채 짓는 비용이 30층짜리 3채와 비슷해야하지만 실제로는 2배 또는 그 이상 든다고 합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관리비와 임대료의 상승으로 이어져서 보기는 좋아도 경제성은 높지 않습니다.

<질문> 그런데도 신흥 공업국, 특히 아시아 국가들이 초고층빌딩을 짓는 건 무엇 때문일까요?

<답변>

초고층 빌딩은 좁은 땅에 많은 시설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토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홍콩의 경우가 그렇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신흥공업국들의 경우 초고층 빌딩에는 이밖에도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룬 자신감의 표출, 그리고 '랜드마크'같은 도시 상징으로서의 의미가 크게 작용합니다.

<인터뷰> 중국 건설사업자 : "이런 발전 상태가 중국의 것이라니 행운이긴 합니다. 가장 높은 건물이 중국에 있다는 건 중요한 사실이죠."

중국인들의 초고층 선호는 다른 분야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주말 중국의 안후이성 구화산에서는 순수 동상 높이만 99미터인 세계 최고의 지장보살상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8년동안 우리돈 6백억원이 들어간 대역사는 안팎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초고층 빌딩을 지으면 경기 불황이 온다는 일종의 징크스가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답변>

공사는 돈이 풀리는 시기에 시작되지만 완공 시점엔 경기가 정점에 이르고 버블이 꺼지면 불황을 맞는다는 것이죠.

CNN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완공되는 시기와 그 나라의 경제 위기 시기가 일치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먼저 1929년 10월 미국 뉴욕에서 높이 319미터의 크라이슬러빌딩이 완공되고 닷새만에 주가가 폭락하며 대공황으로 이어졌습니다.

또 1996년 말레이시아에서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완공된 지 딱 반년만에 아시아 외환위기가 찾아왔고 그후 1년동안 말레이시아 증시의 총액은 반으로 줄었습니다.

이밖에 현재 최고 높이의 부르즈 칼리파가 세워진지 두 달만에 두바이는 부채 상환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과거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타이완의 타이페이 101 등도 완공 후 비슷한 후폭풍을 경험했습니다.

<인터뷰> 앤드류 로렌스 : "'마천루 지수'를 만들게 된 것은 세계 최고 높이 빌딩의 완공과 금융시장의 하락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초고층 빌딩은 완공된 후 적정 수요를 맞추지 못하면 사업자에게는 물론 국가적인 큰 짐이 되겠죠.

특히 중국발 불황 같은 경우 그 여파는 전 세계적으로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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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초고층 빌딩 붐…‘경기 침체 전조’ 우려
    • 입력 2013-09-05 07:07:21
    • 수정2013-09-05 08:02:10
    글로벌24
<앵커 멘트>

높은 건축물을 향한 사람들의 욕망은 끝이 없는 걸까요.

글자그대로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초고층 빌딩들이 세계 곳곳에서 올라가면서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높은 빌딩들이 급속히 늘어났고 많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높아진 경제적 위상의 상징으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불길한 전조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천루'라고 불리우는 초고층 빌딩의 양면을 국제부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혜송 기자

<질문> 지금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어떤 건물입니까?

<답변>

현존 건물 가운데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할리파'입니다.

높이가 828m, 164층입니다.

영화에서 배우 탐 크루즈가 건물을 타고 올라가는 장면도 바로 이 건물에서 촬영됐죠.

흔히 비교의 기준으로 삼는 우리나라의 63빌딩이 249미터니까 세배 이상이고 해발 고도 863미터의 백운대와 건물 높이가 비슷합니다.

세계 1위에서 10위까지의 가장 높은 빌딩들을 한번 볼까요.

상하이 세계 금융센터, 지펭타워 등 중국이 4개입니다.

중동 지역이 부르즈 칼리파와 사우디의 건물을 포함해 2곳 말레이시아에 페트로나스 쌍둥이 빌딩, 그리고 타이완과 미국이 각각 하나씩입니다.

<질문> 그런데 지금 건축중인 건물도 있는데 높은 건물 순위도 달라지지 않나요?

<답변>

현재 건설 중인 세계 10대 마천루 중 9개가 아시아에 있습니다.

가장 높은 빌딩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건설 중인 킹덤 타워입니다.

오는 2018년 완공 예정인데 167층으로 건축 사상 최초로 1천m를 기록하게 됩니다. 오는 2018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의 순서가 재편되는데요.

선두에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킹덤 타워(1천m), 그 뒤를 부르즈 할리파(828m), 중국 평안국제금융센터(660m), 중국 우한 그린랜드 센터(636m), 상하이 타워(632m) 순이 되겠고요

우리나라의 롯데월드 타워가 8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메카 로열 클락 타워(601m) 순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00위까지 확대해 보면 중국은 홍콩을 포함해서 36개로 가장 많습니다.

그리고 아랍에미리트연합등 중동 국가가 28개나 돼서 아시아가 4분의 3이나 됩니다.

<질문> 중국에서 높은 빌딩이 언제 이렇게 많아졌나요?

<답변>

중국인들의 초고층빌딩 건축은 경제 성장과 시기를 같이합니다.

1990년대부터 상하이와 광저우 등 경제 성장이 빨랐던 도시들을 중심으로 하나둘 초고층 건물이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세계 100대 빌딩 가운데 가장 많은 건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질문> 중국에 비하면 미국과 유럽의 빌딩은 별로 없네요.

<답변>

미주와 유럽 국가 가운데 100위권 내의 건물은 미국이 17곳, 호주가 2개, 영국이 한 곳 뿐입니다.

특히 유럽은 초고층 빌딩은 고사하고 여느 고층 빌딩조차도 많지 않습니다.

프랑스 파리에는 1973년에 지어진 59층의 몽파르나스 타워가 최고층입니다.

독일 베를린은 1998년에 지은 호슈하우스 트렙타워가 125미터, 32층으로 가장 높습니다.

영국 런던은 샤드 빌딩이 310미터 95층으로 아시아의 초고층 빌딩과 견줄만 합니다.

하지만 이 빌딩은 올해 세워진 것이고 20세기 까지는 235미터짜리 원 캐나다 스퀘어가 가장 높았습니다.

<질문> 서구 선진국들에 초고층 빌딩이 적은 이유가 뭘까요?

<답변>

초고층 빌딩의 정의는 학회나 단체마다 조금씩 다른데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는 높이 200m 이상, 또는 50층 이상의 건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가 기술력이나 자금이 부족해서 초고층빌딩을 짓지 못했다고 보기는 어렵겠죠.

이들은 굳이 과시욕을 부릴 필요가 없었고 오랜 기간 차근차근 성장을 이뤄왔던 만큼 기존의 도시 계획을 바꿔가면서까지 초대형 빌딩을 지을 이유를 찾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비용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를 예로 들어볼까요.

15억 달러, 우리돈을 1조 7천억원 가까운 돈이 들었습니다.

터파기부터 건물 강도 등에서 일반 건축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건축비가 크게 높아지는 것입니다.

즉 단순히 생각해보면 90층짜리 건물 한채 짓는 비용이 30층짜리 3채와 비슷해야하지만 실제로는 2배 또는 그 이상 든다고 합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관리비와 임대료의 상승으로 이어져서 보기는 좋아도 경제성은 높지 않습니다.

<질문> 그런데도 신흥 공업국, 특히 아시아 국가들이 초고층빌딩을 짓는 건 무엇 때문일까요?

<답변>

초고층 빌딩은 좁은 땅에 많은 시설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토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홍콩의 경우가 그렇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신흥공업국들의 경우 초고층 빌딩에는 이밖에도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룬 자신감의 표출, 그리고 '랜드마크'같은 도시 상징으로서의 의미가 크게 작용합니다.

<인터뷰> 중국 건설사업자 : "이런 발전 상태가 중국의 것이라니 행운이긴 합니다. 가장 높은 건물이 중국에 있다는 건 중요한 사실이죠."

중국인들의 초고층 선호는 다른 분야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주말 중국의 안후이성 구화산에서는 순수 동상 높이만 99미터인 세계 최고의 지장보살상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8년동안 우리돈 6백억원이 들어간 대역사는 안팎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초고층 빌딩을 지으면 경기 불황이 온다는 일종의 징크스가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답변>

공사는 돈이 풀리는 시기에 시작되지만 완공 시점엔 경기가 정점에 이르고 버블이 꺼지면 불황을 맞는다는 것이죠.

CNN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완공되는 시기와 그 나라의 경제 위기 시기가 일치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먼저 1929년 10월 미국 뉴욕에서 높이 319미터의 크라이슬러빌딩이 완공되고 닷새만에 주가가 폭락하며 대공황으로 이어졌습니다.

또 1996년 말레이시아에서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완공된 지 딱 반년만에 아시아 외환위기가 찾아왔고 그후 1년동안 말레이시아 증시의 총액은 반으로 줄었습니다.

이밖에 현재 최고 높이의 부르즈 칼리파가 세워진지 두 달만에 두바이는 부채 상환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과거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타이완의 타이페이 101 등도 완공 후 비슷한 후폭풍을 경험했습니다.

<인터뷰> 앤드류 로렌스 : "'마천루 지수'를 만들게 된 것은 세계 최고 높이 빌딩의 완공과 금융시장의 하락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초고층 빌딩은 완공된 후 적정 수요를 맞추지 못하면 사업자에게는 물론 국가적인 큰 짐이 되겠죠.

특히 중국발 불황 같은 경우 그 여파는 전 세계적으로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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