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과서 논쟁…이념 대결로 격화

입력 2013.09.12 (23:45) 수정 2013.09.1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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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국사 교과서 우편향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검정 교과서 전반을 수정, 보완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출판사는 발행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이승준 기자 (네)

<질문> 출판사 대표가 저자들에게 교과서 발행취소를 검토하자고 했다고요? 어떤 상황인 건가요?

<답변>

네, 교학사 양진오 대표가 최근 한국사 교과서 저자들에게 발행 취소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교학사 관계자는 교육 관련 서적을 전문적으로 출간해온 출판사인데, 보수 출판사로 낙인 찍히면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실제 한국사 교과서 논란 이후 교학사에는 다른 검정 교과서들에 대해서도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

이런 전화나 인터넷 글이 폭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교학사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양진오(교학사 대표): "협박 전화 오고 그러니까..말도 안되는 댓글도 달려있고 너무 힘들어서..."

하지만 저자들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어서 실제 발행 취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질문>검정 교과서를 출판하기로 한 출판사가 출판 취소까지 검토하겠다는 정도면, 그만큼 사회적 갈등이 심각하다는건데, 도대체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답변>

교학사 교과서는 주로 근현대사 기술에서 진보 성향 교과서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일본이 경제 발전에 기여한 면을 조명한 식민지 근대화론,

친일 인사들의 긍정적인 활동에 대한 소개,

5.16 군사 정변의 불가피성을 부각한 대목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를 두고 진보 진영은 식민 지배와 독재를 미화한 교과서라고 주장하며 검정 취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교과서 저자를 포함한 보수진영에선 진보 성향 교과서에도 3백여건의 오류가 발견됐을 뿐 아니라 역사 서술이 편향적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모두 8종이죠, 교육부 장관이 논란이 된 교학사 교과서뿐 아니라 전체를 다 재검증해서 수정, 보완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사상 초유의 일 아닌가요?

<답변>

그렇습니다.

지난 2008년, 금성출판사 한국사 교과서를 놓고도 한 차례 좌편향 논란이 인 적이 있는데요.

당시 교육부 장관이 논란이 되는 대목을 수정하라고 명령해 대법원까지 소송이 이어지는 등 진통이 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 여덟 종을 모두 재검토한다는 건 그때보다 더 강도가 큰 일이거든요,

교육부 장관이 사상 초유의 전면 재검증 카드를 꺼내든 건, 그만큼 논란이 크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질문> 진보 진영 기자회견을 보니까, 교학사 교과서에서 발견된 오류가 298건이다. 이렇게 주장하던데요. 사실 여부는 검토해봐야 겠지만, 이런 주장이 나올 정도면 검정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닌가요?

<답변>

네 단지 이념편향 논란이었다면 보수와 진보 간 논쟁 선에서 마무리됐을 수도 있지만, 역사적인 사건의 날짜, 연도가 틀린 대목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검정 절차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교육과정평가원이 담당하던 역사 교과서 검정은 2년 전,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국사편찬위원회로 넘어갔는데요,

이때 검정 위원이 12명에서 7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내용 검증을 담당하는 대학교수 3명이 몇 백년씩을 맡아 8종 교과서 전부를 분석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본심사 기간은 일주일에 불과해 정밀한 검토는 엄두를 내기 힘듭니다.

교육부는 이번에 검정 절차 전반에 대한 개선 작업에도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를 수정해야 하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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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교과서 논쟁…이념 대결로 격화
    • 입력 2013-09-12 23:46:59
    • 수정2013-09-13 00: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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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국사 교과서 우편향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검정 교과서 전반을 수정, 보완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출판사는 발행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이승준 기자 (네)

<질문> 출판사 대표가 저자들에게 교과서 발행취소를 검토하자고 했다고요? 어떤 상황인 건가요?

<답변>

네, 교학사 양진오 대표가 최근 한국사 교과서 저자들에게 발행 취소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교학사 관계자는 교육 관련 서적을 전문적으로 출간해온 출판사인데, 보수 출판사로 낙인 찍히면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실제 한국사 교과서 논란 이후 교학사에는 다른 검정 교과서들에 대해서도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

이런 전화나 인터넷 글이 폭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교학사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양진오(교학사 대표): "협박 전화 오고 그러니까..말도 안되는 댓글도 달려있고 너무 힘들어서..."

하지만 저자들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어서 실제 발행 취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질문>검정 교과서를 출판하기로 한 출판사가 출판 취소까지 검토하겠다는 정도면, 그만큼 사회적 갈등이 심각하다는건데, 도대체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답변>

교학사 교과서는 주로 근현대사 기술에서 진보 성향 교과서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일본이 경제 발전에 기여한 면을 조명한 식민지 근대화론,

친일 인사들의 긍정적인 활동에 대한 소개,

5.16 군사 정변의 불가피성을 부각한 대목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를 두고 진보 진영은 식민 지배와 독재를 미화한 교과서라고 주장하며 검정 취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교과서 저자를 포함한 보수진영에선 진보 성향 교과서에도 3백여건의 오류가 발견됐을 뿐 아니라 역사 서술이 편향적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모두 8종이죠, 교육부 장관이 논란이 된 교학사 교과서뿐 아니라 전체를 다 재검증해서 수정, 보완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사상 초유의 일 아닌가요?

<답변>

그렇습니다.

지난 2008년, 금성출판사 한국사 교과서를 놓고도 한 차례 좌편향 논란이 인 적이 있는데요.

당시 교육부 장관이 논란이 되는 대목을 수정하라고 명령해 대법원까지 소송이 이어지는 등 진통이 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 여덟 종을 모두 재검토한다는 건 그때보다 더 강도가 큰 일이거든요,

교육부 장관이 사상 초유의 전면 재검증 카드를 꺼내든 건, 그만큼 논란이 크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질문> 진보 진영 기자회견을 보니까, 교학사 교과서에서 발견된 오류가 298건이다. 이렇게 주장하던데요. 사실 여부는 검토해봐야 겠지만, 이런 주장이 나올 정도면 검정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닌가요?

<답변>

네 단지 이념편향 논란이었다면 보수와 진보 간 논쟁 선에서 마무리됐을 수도 있지만, 역사적인 사건의 날짜, 연도가 틀린 대목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검정 절차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교육과정평가원이 담당하던 역사 교과서 검정은 2년 전,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국사편찬위원회로 넘어갔는데요,

이때 검정 위원이 12명에서 7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내용 검증을 담당하는 대학교수 3명이 몇 백년씩을 맡아 8종 교과서 전부를 분석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본심사 기간은 일주일에 불과해 정밀한 검토는 엄두를 내기 힘듭니다.

교육부는 이번에 검정 절차 전반에 대한 개선 작업에도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를 수정해야 하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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