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효과는?

입력 2013.09.13 (08:43) 수정 2013.09.1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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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잘 지키고 계십니까?

예전에 쓰레기를 편하게 막 버려도 될 때와는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지셨죠

돈 조금 아끼려고 양심을 버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데요,

이런 분들 지금이라도 좀 길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노태영 기자 나왔습니다.

기준을 무시한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도 문제가 많잖아요?

<기자 멘트>

종량제가 시행되면서 이제는 음식물을 많이 버리면 버릴수록 처리비용도 많이 내야되는 그런 구조로 바뀌었는데요.

애초 취지대로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가정이 대다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말씀하신 불법 쓰레기 분쇄기도 대표적인 경우구요.

집안의 음식물 쓰레기를 봉지에 담아서 길거리나 공공시설물의 휴지통에 무단으로 버리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의 명암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파주시에 거주하는 이언주 씨.

이곳에서도 지난 1일부터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시작되면서 이 씨의 생활 습관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용량에 따라 다른 처리비용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데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됐다는데요.

<인터뷰> 이언주(경기도 파주시) : “음식은 되도록 덜 남기고 과일도 아기한테 껍질째 먹이려고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저희 생활비에서 조금씩 조금씩 적용되는 것이니까 비용을 최대한 아끼려고 해요.”

바코드를 통해 용량을 인식한 뒤 버리는 양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니,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는데요.

<인터뷰> 이언주(경기도 파주시) : “버리는 만큼 돈을 많이 쓰게 돼 있으니까 조금 아끼자는 취지로 하는 것이니까 좋아요.”

이처럼 버리는 만큼 비용을 내는 종량제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주부들의 음식물 처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종량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서초구가 진행한 주민간담회.

종량제의 방식과 쓰레기 줄이기 요령 등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이 쏟아집니다.

<녹취> “과일 껍질 같은 것은 아무리 밀폐한다고 해도 봉투에 담으면 지저분하고 물이 많이 생길 것 같은데요.”

<녹취> “앞으로는 용기를 개인이 구입을 해야 하니까 (음식물 쓰레기) 용기가 없는 사람들은 구청에서 지원을 해줍니까?”

먼저 종량제를 시작한 지역에서는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데요.

서울 송파구의 한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

최근 쓰레기 양이 크게 줄어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재국(서울 송파구 폐기물 처리업체 직원) : “종량제가 시행됨으로써 음식물 쓰레기 반입량은 20% 정도가 절감됐고요. 음식물 쓰레기에 포함돼 있던 폐합성수지도 10% 정도가 절감됨으로 인해서 운영 경비 절감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곳 뿐 아니라 종량제를 시행하는 자치단체들은 적게는 13%에서 많게는 30% 가까이 음식물 쓰레기가 줄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겉으로 드러난 수치만 놓고 보면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의 시행은 성공적입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들도 속속 생기는데요.

무엇보다 길거리나 공공장소에 투기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늘어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역.

취재진이 잠시 지켜보는 동안에도 무언가가 담긴 쇼핑백을 통째로 버리거나 직접 가져온 쓰레기봉투를 역사 내의 쓰레기통에 버리고 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역무원과 함께 방금 버린 쓰레기를 확인해봤는데요.

일반쓰레기통에서 나온 것은 음식물쓰레기.

이뿐만 아닙니다.

지하철 안에서는 나올 수 없는 배춧잎에, 곰팡이 핀 떡까지 봉지 안에 숨겨져 있습니다.

<인터뷰> 당산역 미화원 :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실시하기 전에는 전체 쓰레기의 3분의 1이었다면 지금은 거의 2배 정도로 더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고 있어요.”

자신의 집 쓰레기만 줄이면 된다는 얄팍한 생각.

수법도 치밀해 적발하기도 어렵습니다.

<인터뷰> 임이수(서울 지하철2호선 당산역장) : “비닐봉투에 싸서 쇼핑백에 넣어 옵니다. 외부에서 봤을 때는 저것이 생활쓰레기인지 분간을 못할 수 있어요. 단속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음식물쓰레기를 지정된 용기나 봉투가 아닌, 변기나 하수구에 버리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문제입니다.

혼자 사는 김 모 씨는 소량의 음식물 쓰레기를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려버리는데요.

<인터뷰> 김준성(가명) : “일반 자취생들에게서 나오는 쓰레기는 아주 소량이 나오기 때문에 불법인 줄 알지만 가끔씩은 이렇게 하고 있어요.”

음식물 쓰레기가 많지 않으니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는 것이 번거롭고 귀찮아서라고 합니다.

<인터뷰> 김준성(가명) : “모아야 하는데 모으게 되면 벌레도 꼬이고 음식물 냄새도 나고 그런 문제점들이 있죠.”

불법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 판매가 기승을 부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현 제도상 음식물 쓰레기의 20%만 배출할 수 있지만 이를 무시한 불법 제품들이 수십 개인데요.

업체에서는 불법 처리 방법까지 알려줍니다.

<녹취>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 업체 관계자(음성 변조) : “80대 20, (법규로는) 80%는 걸러내고 20%만 내보내라고 나와 있어요. 그런데 거름망이 있어요. 망을 빼면 100%가 다 나가고 망을 끼우면 20%만 나가고 그렇게 돼 있어요. 대개 가정에서는 안 끼우고 그냥 쓰세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쓰레기를 버리는 만큼 비용을 많이 내도록 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처리비용의 부담 때문에 양심을 버리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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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효과는?
    • 입력 2013-09-13 08:19:43
    • 수정2013-09-13 09: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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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잘 지키고 계십니까?

예전에 쓰레기를 편하게 막 버려도 될 때와는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지셨죠

돈 조금 아끼려고 양심을 버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데요,

이런 분들 지금이라도 좀 길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노태영 기자 나왔습니다.

기준을 무시한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도 문제가 많잖아요?

<기자 멘트>

종량제가 시행되면서 이제는 음식물을 많이 버리면 버릴수록 처리비용도 많이 내야되는 그런 구조로 바뀌었는데요.

애초 취지대로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가정이 대다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말씀하신 불법 쓰레기 분쇄기도 대표적인 경우구요.

집안의 음식물 쓰레기를 봉지에 담아서 길거리나 공공시설물의 휴지통에 무단으로 버리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의 명암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파주시에 거주하는 이언주 씨.

이곳에서도 지난 1일부터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시작되면서 이 씨의 생활 습관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용량에 따라 다른 처리비용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데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됐다는데요.

<인터뷰> 이언주(경기도 파주시) : “음식은 되도록 덜 남기고 과일도 아기한테 껍질째 먹이려고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저희 생활비에서 조금씩 조금씩 적용되는 것이니까 비용을 최대한 아끼려고 해요.”

바코드를 통해 용량을 인식한 뒤 버리는 양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니,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는데요.

<인터뷰> 이언주(경기도 파주시) : “버리는 만큼 돈을 많이 쓰게 돼 있으니까 조금 아끼자는 취지로 하는 것이니까 좋아요.”

이처럼 버리는 만큼 비용을 내는 종량제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주부들의 음식물 처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종량제 시행을 앞두고 서울 서초구가 진행한 주민간담회.

종량제의 방식과 쓰레기 줄이기 요령 등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이 쏟아집니다.

<녹취> “과일 껍질 같은 것은 아무리 밀폐한다고 해도 봉투에 담으면 지저분하고 물이 많이 생길 것 같은데요.”

<녹취> “앞으로는 용기를 개인이 구입을 해야 하니까 (음식물 쓰레기) 용기가 없는 사람들은 구청에서 지원을 해줍니까?”

먼저 종량제를 시작한 지역에서는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데요.

서울 송파구의 한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

최근 쓰레기 양이 크게 줄어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재국(서울 송파구 폐기물 처리업체 직원) : “종량제가 시행됨으로써 음식물 쓰레기 반입량은 20% 정도가 절감됐고요. 음식물 쓰레기에 포함돼 있던 폐합성수지도 10% 정도가 절감됨으로 인해서 운영 경비 절감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곳 뿐 아니라 종량제를 시행하는 자치단체들은 적게는 13%에서 많게는 30% 가까이 음식물 쓰레기가 줄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겉으로 드러난 수치만 놓고 보면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의 시행은 성공적입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들도 속속 생기는데요.

무엇보다 길거리나 공공장소에 투기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늘어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역.

취재진이 잠시 지켜보는 동안에도 무언가가 담긴 쇼핑백을 통째로 버리거나 직접 가져온 쓰레기봉투를 역사 내의 쓰레기통에 버리고 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역무원과 함께 방금 버린 쓰레기를 확인해봤는데요.

일반쓰레기통에서 나온 것은 음식물쓰레기.

이뿐만 아닙니다.

지하철 안에서는 나올 수 없는 배춧잎에, 곰팡이 핀 떡까지 봉지 안에 숨겨져 있습니다.

<인터뷰> 당산역 미화원 :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실시하기 전에는 전체 쓰레기의 3분의 1이었다면 지금은 거의 2배 정도로 더 많은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고 있어요.”

자신의 집 쓰레기만 줄이면 된다는 얄팍한 생각.

수법도 치밀해 적발하기도 어렵습니다.

<인터뷰> 임이수(서울 지하철2호선 당산역장) : “비닐봉투에 싸서 쇼핑백에 넣어 옵니다. 외부에서 봤을 때는 저것이 생활쓰레기인지 분간을 못할 수 있어요. 단속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음식물쓰레기를 지정된 용기나 봉투가 아닌, 변기나 하수구에 버리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문제입니다.

혼자 사는 김 모 씨는 소량의 음식물 쓰레기를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려버리는데요.

<인터뷰> 김준성(가명) : “일반 자취생들에게서 나오는 쓰레기는 아주 소량이 나오기 때문에 불법인 줄 알지만 가끔씩은 이렇게 하고 있어요.”

음식물 쓰레기가 많지 않으니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는 것이 번거롭고 귀찮아서라고 합니다.

<인터뷰> 김준성(가명) : “모아야 하는데 모으게 되면 벌레도 꼬이고 음식물 냄새도 나고 그런 문제점들이 있죠.”

불법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 판매가 기승을 부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현 제도상 음식물 쓰레기의 20%만 배출할 수 있지만 이를 무시한 불법 제품들이 수십 개인데요.

업체에서는 불법 처리 방법까지 알려줍니다.

<녹취>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 업체 관계자(음성 변조) : “80대 20, (법규로는) 80%는 걸러내고 20%만 내보내라고 나와 있어요. 그런데 거름망이 있어요. 망을 빼면 100%가 다 나가고 망을 끼우면 20%만 나가고 그렇게 돼 있어요. 대개 가정에서는 안 끼우고 그냥 쓰세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쓰레기를 버리는 만큼 비용을 많이 내도록 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처리비용의 부담 때문에 양심을 버리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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