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살인’ 차남 부인 자살…유서에 결백 주장

입력 2013.09.26 (23:38) 수정 2013.09.26 (23: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인천 모자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차남 부인이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경찰의 피의자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송형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머니와 형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29살 정모 씨의 부인 김모 씨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 씨는 어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고 오늘 오후 다시 출석할 것을 통보받은 상태였습니다.

김 씨가 출석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자 경찰이 소방대원과 함께 김 씨 집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보니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겁니다.

경찰은 오늘 오전 차남 정모 씨로부터 부인 김 씨와 범행을 공모했다는 자백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윤정기(인천 남부경찰서 형사과장) : "범행을 모의한 것이라고 정 씨가 인정합니다. 그리고 PC 포맷, 카카오톡 계정 탈퇴 등 증거 인멸을 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유서를 통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유서에 경찰이 욕설을 하는 등 강압수사를 해 자살을 선택했고, 자신의 목숨으로라도 결백을 주장하고 싶다고 썼습니다.

유족들은 경찰을 거세게 비난했습니다.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내 동생 억울해! 내 동생 억울하다고! 경찰이 몰아넣고 죽게 만들어놓고!"

경찰은 강압수사는 없었으며 김 씨와 남편의 휴대폰 메신저 대화기록 등 범행을 공모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씨의 범행 공모 여부와 무관하게 경찰이 주요 피의자 신병을 부실하게 관리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인터뷰> 안정균(인천 남부경찰서 서장) : "그런 불상사가 있을까봐 그 안에서 같이 여경이 감시하면서 동숙하려고 했는데 적극적으로 나 혼자 있겠다 이런 의사표시를 했습니다."

남편 정 씨가 범행 공모에 대한 자백을 오늘에야 했기 때문에 긴급체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집 앞에 2명의 감시조를 운영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 윤정기(인천 남부경찰서 형사과장) : "공범 관계에 대한 진술 오늘 했습니다. 그래서 수사의 순서가, 조사의 순서가 범행 도구부터 하게 됐던 것입니다."

남편 정 씨는 그동안 자신의 아내가 이번 범행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녹취> 정OO(피의자/지난 24일) : "(부인이) 수면제 드시고 계셨다는데 (시신) 위치를 어떻게 기억하죠? 저도 모르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정씨가 진술을 번복해 함께 시신을 옮겼다고 말했으며 구체적인 범행 방법을 공유한 증거도 확보함에 따라 두 사람의 공범 관계가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 씨의 변호를 맡아온 변호사는 정 씨가 범행을 자백한 이후 변호를 포기하고 사임했습니다.

정 씨의 변호인은 정 씨가 지난 24일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 사실 대부분을 자백한 이후 더 이상 변호할 내용이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담당 경찰관의 강압수사 여부를 재조사하는 한편 정씨 부부의 구체적인 범행 공모 경위를 추가로 밝히겠다는 방침입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모자 살인’ 차남 부인 자살…유서에 결백 주장
    • 입력 2013-09-26 23:39:39
    • 수정2013-09-26 23:59:45
    뉴스라인 W
<앵커 멘트>

인천 모자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차남 부인이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경찰의 피의자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송형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머니와 형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29살 정모 씨의 부인 김모 씨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 씨는 어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고 오늘 오후 다시 출석할 것을 통보받은 상태였습니다.

김 씨가 출석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자 경찰이 소방대원과 함께 김 씨 집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보니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겁니다.

경찰은 오늘 오전 차남 정모 씨로부터 부인 김 씨와 범행을 공모했다는 자백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윤정기(인천 남부경찰서 형사과장) : "범행을 모의한 것이라고 정 씨가 인정합니다. 그리고 PC 포맷, 카카오톡 계정 탈퇴 등 증거 인멸을 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유서를 통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유서에 경찰이 욕설을 하는 등 강압수사를 해 자살을 선택했고, 자신의 목숨으로라도 결백을 주장하고 싶다고 썼습니다.

유족들은 경찰을 거세게 비난했습니다.

<녹취> 유가족 (음성변조) : "내 동생 억울해! 내 동생 억울하다고! 경찰이 몰아넣고 죽게 만들어놓고!"

경찰은 강압수사는 없었으며 김 씨와 남편의 휴대폰 메신저 대화기록 등 범행을 공모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씨의 범행 공모 여부와 무관하게 경찰이 주요 피의자 신병을 부실하게 관리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인터뷰> 안정균(인천 남부경찰서 서장) : "그런 불상사가 있을까봐 그 안에서 같이 여경이 감시하면서 동숙하려고 했는데 적극적으로 나 혼자 있겠다 이런 의사표시를 했습니다."

남편 정 씨가 범행 공모에 대한 자백을 오늘에야 했기 때문에 긴급체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집 앞에 2명의 감시조를 운영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 윤정기(인천 남부경찰서 형사과장) : "공범 관계에 대한 진술 오늘 했습니다. 그래서 수사의 순서가, 조사의 순서가 범행 도구부터 하게 됐던 것입니다."

남편 정 씨는 그동안 자신의 아내가 이번 범행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녹취> 정OO(피의자/지난 24일) : "(부인이) 수면제 드시고 계셨다는데 (시신) 위치를 어떻게 기억하죠? 저도 모르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정씨가 진술을 번복해 함께 시신을 옮겼다고 말했으며 구체적인 범행 방법을 공유한 증거도 확보함에 따라 두 사람의 공범 관계가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 씨의 변호를 맡아온 변호사는 정 씨가 범행을 자백한 이후 변호를 포기하고 사임했습니다.

정 씨의 변호인은 정 씨가 지난 24일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 사실 대부분을 자백한 이후 더 이상 변호할 내용이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담당 경찰관의 강압수사 여부를 재조사하는 한편 정씨 부부의 구체적인 범행 공모 경위를 추가로 밝히겠다는 방침입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