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나랏빚 이대로 괜찮나?

입력 2013.09.30 (07:36) 수정 2013.09.3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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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례 해설위원]

 정부가 내년에도 26조원 가까운 빚을 내서 살림을 하겠다고 합니다. 재정적자가 2008년부터 7년 연속되다 보니 내년이면 나라 빚은 515조원을 넘을 전망입니다. 이자만 해도 한해 20조원이나 됩니다.

 내년 국가부채비율은 36.5%를 기록해 위험수위인 40%에 바싹 다가서게 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의 국가채무가 GDP보다 3배 이상 빨리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이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이탈리아나 그리스 등의 뒤를 따르지 않을까 걱정되는 대목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경제전망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근거가 부족한 낙관론은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3.9%로 잡고 그것을 토대로 예산안을 짰습니다. 하지만 목표 달성이 녹녹치 않아 보입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들의 위기 등 위험요소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4% 성장할 거라는 전망을 근거로 예산을 짰다가 추경예산안을 편성했었습니다. 또 증세없이 비과세 감면을 줄이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세수를 확충하겠다고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정부안이 국회로 넘어가면 적자폭이 더 커질까 걱정입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구조조정을 소홀히 하거나 지역민원예산인 쪽지예산을 끼워넣는 구태를 되풀이해서는 안됩니다. 지역구 표만 챙기느라 나라 전체의 살림은 나 몰라라 한다면 국가 재정은 점점 더 나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불요불급한 SOC사업 예산은 거품을 걷어내야 합니다. 토목사업으로 경기를 떠받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증세없이 낮은 수준의 복지를 할 지 아니면 북유럽처럼 높은 세금에 높은 복지를 할 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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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나랏빚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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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3-09-30 08: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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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례 해설위원]

 정부가 내년에도 26조원 가까운 빚을 내서 살림을 하겠다고 합니다. 재정적자가 2008년부터 7년 연속되다 보니 내년이면 나라 빚은 515조원을 넘을 전망입니다. 이자만 해도 한해 20조원이나 됩니다.

 내년 국가부채비율은 36.5%를 기록해 위험수위인 40%에 바싹 다가서게 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의 국가채무가 GDP보다 3배 이상 빨리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이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이탈리아나 그리스 등의 뒤를 따르지 않을까 걱정되는 대목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경제전망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근거가 부족한 낙관론은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3.9%로 잡고 그것을 토대로 예산안을 짰습니다. 하지만 목표 달성이 녹녹치 않아 보입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들의 위기 등 위험요소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4% 성장할 거라는 전망을 근거로 예산을 짰다가 추경예산안을 편성했었습니다. 또 증세없이 비과세 감면을 줄이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세수를 확충하겠다고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정부안이 국회로 넘어가면 적자폭이 더 커질까 걱정입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구조조정을 소홀히 하거나 지역민원예산인 쪽지예산을 끼워넣는 구태를 되풀이해서는 안됩니다. 지역구 표만 챙기느라 나라 전체의 살림은 나 몰라라 한다면 국가 재정은 점점 더 나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불요불급한 SOC사업 예산은 거품을 걷어내야 합니다. 토목사업으로 경기를 떠받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증세없이 낮은 수준의 복지를 할 지 아니면 북유럽처럼 높은 세금에 높은 복지를 할 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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