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봉준호 감독 입담에 관객 ‘들썩’

입력 2013.10.1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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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괴물'에 나오는 사람들은 진짜 희한한 가족이죠.(Up-strange Family)"(쿠엔틴 타란티노)

"킬빌 보세요. 당신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도 정상은 아니에요." (봉준호)

세계적인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50)와 봉준호 감독(44)은 11일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행사가 열리는 부산 영화의 전당을 찾아 시종일관 유쾌한 대화를 이어갔다.

이들을 보기 위해 모인 수백 명의 팬들은 주거니 받거니 이어지는 유머에 박장대소하다가도 진지한 영화의 담론이 오갈 때면 숨소리마저 잦아들며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충동적으로 왔다'며 예정에 없던 이번 국제영화제 방문을 설명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영화 '괴물'(봉준호 감독 작품)을 처음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그때 봉준호 감독을 알게됐다"면서 "봉 감독은 70년대 스필버그가 영화 조스에서 코믹과 공포를 적절히 사용했던 것처럼 '스필버그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봉 감독은 "'1994년도 '펄프픽션'(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작품)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영화에서 그리스 비극을 보는듯한 장중한 느낌을 받았고 이후 '저수지의 개들' 등 쿠엔티노 감독의 작품을 찾아보며 작품세계를 알게 됐다"고 자신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들은 대화가 이어지는 내내 거리낌 없이 장난을 치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관객들과 편안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타란티노 감독은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해 "제가 집착하는 영화는 장르영화"라면서 "기존의 장르에서 제 방식으로 장르의 규칙을 재창조하는 것을 시도하는데 '킬빌'을 통해 무협영화, '바스터즈' 통해 전쟁영화, '장고'를 통해 서부영화를 재창조 했다. 이것은 일명 '쿠엔틴 버전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 자신을 영화를 배우는 학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존경해 마지않는 감독들의 모델영화 즉, 교수님들의 작품을 쫓아가면서 내가 죽는 날이 학교(영화)를 졸업하는 날일 것이다"면서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났다.

봉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 "미국 것을 그대로 가져오면 한국에 적용이 안 된다. (다른 나라의 것이) 한국에 왔을 때 어떻게 망가질 수 있는가에서 쾌감을 느낀다"면서 "미국 괴물영화에서 과학자 근육질의 영웅이 (괴물과) 맞서 싸우는 것에 반해 내 영화에서는 바보 같은 가족들이 나와 괴물과 싸우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그러나 "장르 자체의 쾌감을 폭발시키는 것은 그가(타란티노 감독) 더 잘한다"며 우스꽝스러운 제스처와 함께 타란티노 감독을 치켜세웠다.

이에 대해 타란티노 감독은 "(봉 감독의 살인의 추억을 언급하며) 내가 더 내면의 꼬인 모습을 내보이며 연쇄살인범 영화 등을 더 잘 만들긴 할것"이라고 말해 관객들을 박장대소하게 했다.

두 감독은 1시간여간 쉬지 않는 입담으로 관객과 소통했고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며 아쉬운 짧은 만남을 뒤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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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엔틴 타란티노·봉준호 감독 입담에 관객 ‘들썩’
    • 입력 2013-10-11 20:46:51
    연합뉴스
"영화 '괴물'에 나오는 사람들은 진짜 희한한 가족이죠.(Up-strange Family)"(쿠엔틴 타란티노) "킬빌 보세요. 당신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도 정상은 아니에요." (봉준호) 세계적인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50)와 봉준호 감독(44)은 11일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행사가 열리는 부산 영화의 전당을 찾아 시종일관 유쾌한 대화를 이어갔다. 이들을 보기 위해 모인 수백 명의 팬들은 주거니 받거니 이어지는 유머에 박장대소하다가도 진지한 영화의 담론이 오갈 때면 숨소리마저 잦아들며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충동적으로 왔다'며 예정에 없던 이번 국제영화제 방문을 설명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영화 '괴물'(봉준호 감독 작품)을 처음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그때 봉준호 감독을 알게됐다"면서 "봉 감독은 70년대 스필버그가 영화 조스에서 코믹과 공포를 적절히 사용했던 것처럼 '스필버그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봉 감독은 "'1994년도 '펄프픽션'(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작품)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영화에서 그리스 비극을 보는듯한 장중한 느낌을 받았고 이후 '저수지의 개들' 등 쿠엔티노 감독의 작품을 찾아보며 작품세계를 알게 됐다"고 자신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들은 대화가 이어지는 내내 거리낌 없이 장난을 치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관객들과 편안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타란티노 감독은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해 "제가 집착하는 영화는 장르영화"라면서 "기존의 장르에서 제 방식으로 장르의 규칙을 재창조하는 것을 시도하는데 '킬빌'을 통해 무협영화, '바스터즈' 통해 전쟁영화, '장고'를 통해 서부영화를 재창조 했다. 이것은 일명 '쿠엔틴 버전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 자신을 영화를 배우는 학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존경해 마지않는 감독들의 모델영화 즉, 교수님들의 작품을 쫓아가면서 내가 죽는 날이 학교(영화)를 졸업하는 날일 것이다"면서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났다. 봉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 "미국 것을 그대로 가져오면 한국에 적용이 안 된다. (다른 나라의 것이) 한국에 왔을 때 어떻게 망가질 수 있는가에서 쾌감을 느낀다"면서 "미국 괴물영화에서 과학자 근육질의 영웅이 (괴물과) 맞서 싸우는 것에 반해 내 영화에서는 바보 같은 가족들이 나와 괴물과 싸우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그러나 "장르 자체의 쾌감을 폭발시키는 것은 그가(타란티노 감독) 더 잘한다"며 우스꽝스러운 제스처와 함께 타란티노 감독을 치켜세웠다. 이에 대해 타란티노 감독은 "(봉 감독의 살인의 추억을 언급하며) 내가 더 내면의 꼬인 모습을 내보이며 연쇄살인범 영화 등을 더 잘 만들긴 할것"이라고 말해 관객들을 박장대소하게 했다. 두 감독은 1시간여간 쉬지 않는 입담으로 관객과 소통했고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며 아쉬운 짧은 만남을 뒤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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