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사고 30개월…일본 바다는?

입력 2013.10.14 (21:19) 수정 2013.10.14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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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지 30개 월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방사능 오염수가 누출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우리 식탁의 오르고 있는 일본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KBS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30개월을 맞아 현지에 특별취재팀을 보내 오늘부터 이틀간 후쿠시마 사태를 심층 보도합니다.

먼저 폐허로 변해 가고 있는 원전 주변 지역을 윤지연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후쿠시마 원전으로 향하는 길.

곳곳에서 방사선 측정기가 경고음을 냅니다.

여전히 높은 방사선량 때문에 거주는 물론 통행까지 제한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후쿠시마 현 경찰 :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쪽에서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돌아 돌아 들어간 마을.

녹슨 철로와 폐허로 변한 기차역, 모든 게 사라졌습니다.

이곳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8킬로미터 떨어진 한 마을입니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함께 발전했던 마을은 원전 사고로 사람이 더 이상 살 수 없는 곳이 됐습니다.

해안가로 가자 후쿠시마 제2원전이 보입니다.

지진해일에 무너진 방파제는 그때 모습 그대롭니다.

원전 북쪽의 또 다른 마을.

인적이 완전히 끊기면서 유령마을로 변했습니다.

빈 마을을 차지한 건 까마귀 떼와 멧돼지였습니다.

높은 방사선량을 피해 이주한 후쿠시마 피난민은 모두 15만여 명.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은 임시 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엔도(가설주택 거주민) : "지진 이후, 방사능과 집 걱정 때문에 누워도 도통 잠이 안 와요."

후쿠시마의 비극은 아직도 끝나지 않아 보였습니다.

<기자 멘트>

그렇다면 바다의 방사능 오염 실태는 과연 어떨까요?

KBS 취재팀이 오사카 긴키대학과 함께 바다의 오염도를 직접 측정해봤습니다.

<리포트>

도쿄만 배 달리 후쿠시마에서 250킬로미터 떨어진 도쿄만.

바다밑 해저토를 채취했습니다.

작업을 시작한지 10여 분 뒤.

바닥에서 채취한 60센티미터 길이의 검은 해저토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모두 7곳을 조사한 결과 모든 지점에서 100베크렐 이상의 세슘이 검출됐습니다.

특히 강하구 1킬로미터 지점은 625베크렐이었습니다.

이 곳 아라카와 강 하구가 도쿄만에서 세슘의 농도가 가장 높습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면서 세슘이 바닥으로 가라앉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야마자키 히데오(오사카 긴키대학 교수) : "후쿠시마 방사성 물질이 관동평야에 침착돼 그것이 진흙에 달라붙고 비와 함께 흘러내려 도쿄만으로 들어왔습니다."

<기자 멘트>

일본 도쿄대가 동북 연안 바다 4백여킬로미터를 측정장비로 바닥을 훑어가면 조사했는데요.

세슘137의 농도가 수십에서 수백 베크렐로 주변보다 배 이상 높은 이른바 핫스팟이 40곳이 넘었습니다.

원전에서 700미터 떨어진 곳에선 무려 4만 베크렐이 넘었습니다.

우리나라 방사능 관리 기준치를 무려 100배나 넘는 수칩니다.

특히 원전에서 100킬로미터 떨어진 센다이에서도 2천 베크렐이 넘는 등 광범위한 오염 실태가 확인됐습니다.

이런 일본의 방사능 오염실태에 대해 일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도쿄의 츠키치 어시장.

아오모리산 옥돔 등 한국내 수입 금지 품목도 보입니다.

<인터뷰> "(여기에서는 방사능 검사는 안하나요?)그런 생각하면 살 수가 없어요. 그런 얘기하는 건 댁들(한국)뿐이에요."

후쿠시마 현의 한 양조장에서는 근처 논에서 수확한 햅살의 방사능을 측정합니다.

23.4베크렐, 기준치 100베크렐보다는 적지만 세슘이 검출됐습니다.

<인터뷰> 사케 사장 : "기준치 이하의 물과 기준치 이하의 쌀로 술을 만드는 것이니까, 그건 문제 없습니다."

방사선량이 3마이크로시버트까지 치솟는 후쿠시마 시 외곽.

허용치의 10배가 넘습니다.

이런 곳을 찾아내 주변에 알리는 이른바 다크투어족.

하지만 주변의 눈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인터뷰> 다크투어족 : "문제제기를 하면 이것이 곧 현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냥 괜찮다고 입을 다물죠."

후쿠시마 지역의 갑상선 환자를 돌보는 니시오 씨는 주민들을 이주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한국의 수입 제한 조치도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니시오 : "제가 주변국 입장이라면 일본에서 들어온 것을 전량 검사할 겁니다."

방사능 위험을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과 앞장서 대처하는 사람들..

불안한 일본인들의 두 자화상입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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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시마 원전 사고 30개월…일본 바다는?
    • 입력 2013-10-14 21:20:02
    • 수정2013-10-14 22: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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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지 30개 월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방사능 오염수가 누출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우리 식탁의 오르고 있는 일본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KBS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30개월을 맞아 현지에 특별취재팀을 보내 오늘부터 이틀간 후쿠시마 사태를 심층 보도합니다.

먼저 폐허로 변해 가고 있는 원전 주변 지역을 윤지연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후쿠시마 원전으로 향하는 길.

곳곳에서 방사선 측정기가 경고음을 냅니다.

여전히 높은 방사선량 때문에 거주는 물론 통행까지 제한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후쿠시마 현 경찰 :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쪽에서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돌아 돌아 들어간 마을.

녹슨 철로와 폐허로 변한 기차역, 모든 게 사라졌습니다.

이곳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8킬로미터 떨어진 한 마을입니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함께 발전했던 마을은 원전 사고로 사람이 더 이상 살 수 없는 곳이 됐습니다.

해안가로 가자 후쿠시마 제2원전이 보입니다.

지진해일에 무너진 방파제는 그때 모습 그대롭니다.

원전 북쪽의 또 다른 마을.

인적이 완전히 끊기면서 유령마을로 변했습니다.

빈 마을을 차지한 건 까마귀 떼와 멧돼지였습니다.

높은 방사선량을 피해 이주한 후쿠시마 피난민은 모두 15만여 명.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은 임시 주택에 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엔도(가설주택 거주민) : "지진 이후, 방사능과 집 걱정 때문에 누워도 도통 잠이 안 와요."

후쿠시마의 비극은 아직도 끝나지 않아 보였습니다.

<기자 멘트>

그렇다면 바다의 방사능 오염 실태는 과연 어떨까요?

KBS 취재팀이 오사카 긴키대학과 함께 바다의 오염도를 직접 측정해봤습니다.

<리포트>

도쿄만 배 달리 후쿠시마에서 250킬로미터 떨어진 도쿄만.

바다밑 해저토를 채취했습니다.

작업을 시작한지 10여 분 뒤.

바닥에서 채취한 60센티미터 길이의 검은 해저토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모두 7곳을 조사한 결과 모든 지점에서 100베크렐 이상의 세슘이 검출됐습니다.

특히 강하구 1킬로미터 지점은 625베크렐이었습니다.

이 곳 아라카와 강 하구가 도쿄만에서 세슘의 농도가 가장 높습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면서 세슘이 바닥으로 가라앉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야마자키 히데오(오사카 긴키대학 교수) : "후쿠시마 방사성 물질이 관동평야에 침착돼 그것이 진흙에 달라붙고 비와 함께 흘러내려 도쿄만으로 들어왔습니다."

<기자 멘트>

일본 도쿄대가 동북 연안 바다 4백여킬로미터를 측정장비로 바닥을 훑어가면 조사했는데요.

세슘137의 농도가 수십에서 수백 베크렐로 주변보다 배 이상 높은 이른바 핫스팟이 40곳이 넘었습니다.

원전에서 700미터 떨어진 곳에선 무려 4만 베크렐이 넘었습니다.

우리나라 방사능 관리 기준치를 무려 100배나 넘는 수칩니다.

특히 원전에서 100킬로미터 떨어진 센다이에서도 2천 베크렐이 넘는 등 광범위한 오염 실태가 확인됐습니다.

이런 일본의 방사능 오염실태에 대해 일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도쿄의 츠키치 어시장.

아오모리산 옥돔 등 한국내 수입 금지 품목도 보입니다.

<인터뷰> "(여기에서는 방사능 검사는 안하나요?)그런 생각하면 살 수가 없어요. 그런 얘기하는 건 댁들(한국)뿐이에요."

후쿠시마 현의 한 양조장에서는 근처 논에서 수확한 햅살의 방사능을 측정합니다.

23.4베크렐, 기준치 100베크렐보다는 적지만 세슘이 검출됐습니다.

<인터뷰> 사케 사장 : "기준치 이하의 물과 기준치 이하의 쌀로 술을 만드는 것이니까, 그건 문제 없습니다."

방사선량이 3마이크로시버트까지 치솟는 후쿠시마 시 외곽.

허용치의 10배가 넘습니다.

이런 곳을 찾아내 주변에 알리는 이른바 다크투어족.

하지만 주변의 눈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인터뷰> 다크투어족 : "문제제기를 하면 이것이 곧 현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냥 괜찮다고 입을 다물죠."

후쿠시마 지역의 갑상선 환자를 돌보는 니시오 씨는 주민들을 이주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한국의 수입 제한 조치도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니시오 : "제가 주변국 입장이라면 일본에서 들어온 것을 전량 검사할 겁니다."

방사능 위험을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과 앞장서 대처하는 사람들..

불안한 일본인들의 두 자화상입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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