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충전] 맛과 멋에 흠뻑~우리 전통술

입력 2013.10.17 (08:16) 수정 2013.10.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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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술 하면은 보통 소주나 막걸리 정도를 떠올리시는데요.

실은 우리나라에는 이보다 훨씬 깊고, 오묘한 맛의 전통주가 있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다양하게 있었는데,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다 사라졌다고 하네요.

일제가 맥을 끊어놓은 게 참 많죠.

하지만! 완전히 끊긴 건 아닙니다.

지금부터 보여드릴게요.

마시는 분들이나 담그는 분들이나 관심 있어하실 만합니다.

모은희 기자, 오늘은 전통주 취재하셨죠?

<기자 멘트>

독일하면 맥주, 프랑스는 와인, 이렇게 각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 있는데요.

우리나라 전통술하면 막걸리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죠.

원래는 이보다 훨씬 다양한 전통주들이 있었는데, 명맥이 끊겨서 참 안타까운데요.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지역마다 집집마다 술을 빚어 마셨다고 하는데요.

일제시대 때 면허가 있는 사람만 술을 만들 수 있도록 규제하면서 다양한 술문화가 사라진 아쉬움이 있습니다.

외국 술에 밀려 소외됐던 전통주가 최근에는 여러가지 노력을 통해 부활을 꿈꾸고 있는데요.

맛과 멋이 가득한 전통주의 매력을 소개합니다.

<리포트>

시원한 맥주에 홀짝홀짝 소주, 여기에 양주까지.

여러분은 어떤 술을 즐겨 드시나요?

<녹취> "주로 폭탄주 많이 마셔요."

<녹취> "친구들하고 저녁에 간단하게 치킨과 맥주?"

<녹취> "전 소주요. 소주 한 3병은 마셔야지 좀 취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소주와 맥주에 밀려 우리나라 전통술은 사라져 가고 있는데요.

전통 방식으로 술을 빚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양조장이란 말 대신 양온소라고 적혀 있는데요.

고려 때 술을 빚는 관청을 뜻하는 말입니다.

우리 전통술은 삼국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긴데요.

일제강점기 이후 안타깝게도 쇠퇴했습니다.

<인터뷰> 정회철(전통술 제조업자) : "전통주를 빚게 되면서 술이라고 하는 것이 취하려고 먹는 것이 아니라 맛있기 때문에 먹는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요. 그리고 사람들 간에 소통의 도구로써 아주 적합하기 때문에 우리 술의 매력에 빠져서 제가 전통주를 (직접) 빚게 되었습니다."

전통술을 빚는 과정을 살펴볼까요?

먼저 항아리 소독부터 하는데요, 솔잎을 태운 증기로 소독을 합니다.

우리 술의 기본 원료는 찹쌀, 누룩, 물인데요.

먼저 멥쌀 가루를 뜨거운 물로 반죽해 범벅을 만들고 여기에 누룩을 넣어 치댄 다음 발효시킵니다.

흔히들 일본식 누룩을 쓰지만, 우리 전통 누룩을 써야 술에 깊은 맛이 난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회철(전통술 제조업자) : "일본식 누룩은 쌀로 만들죠. 쌀누룩입니다. 뭐라고 할까 맛이 좀 싱겁죠. 우리 (전통) 누룩으로 빚은 술은 맛이 깊고 풍부한 느낌을 갖고 있어요. 그게 누룩에서 근본적으로 나오는 차이라고 (볼 수 있죠.)"

재료와 제조 방식에 따라 탁주, 증류주, 과실주, 청주 등 종류도 다양한데요.

청주는 발효가 끝난 술에서 맑은 술을 모은 거고요, 탁주는 청주를 뽑아낸 나머지를 체에 걸러낸 겁니다.

같은 재료여도 이렇게 빛깔, 도수, 식감이 다른 술이 탄생합니다.

전문적으로 전통술을 만들며 명맥을 이어가는 곳들이 생기면서, 집에서도 술을 만들어 먹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강좌도 열리고 있습니다.

주부부터 외국인까지 다양하죠?

<인터뷰> 임해심(수강생) : "남편이 술을 좋아해서 맛있는 술 만들어 주려고요."

<인터뷰> 존 프랭클(수강생) : "미국에서부터 발효 음식과 술에 관심이 있어서 여기 와서 배우게 됐습니다."

<인터뷰> 김승현(수강생) : "제가 일식집을 하고 있는데요. 일본 술을 많이 팔고 있는데 일본 청주보다도 한국 청주에 대해서 배우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오늘은 소주를 만드는 과정을 배우는데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던 소주가 아닙니다.

증류식으로 만든 전통 소주인데요.

<인터뷰> 류인수(소장/한국가양주연구소) : "증류식 소주는 순수하게 발효시킨 술을 증류해서 받아내는 자연식 소주를 증류식 소주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우리나라의 전통 소주 같은 경우는 증류식 소주인데 지금 우리가 먹는 술들은 그냥 알코올에 물을 희석한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번에 만들어볼 술은 감로홍주인데요, 발효시킨 술 원액을 붓기 전에 꿀을 발라 줍니다.

그리고 증류기 안에 발효주를 넣고 끓여서 그 증기를 모아 술을 만드는데요.

증류주가 나오는 부분에 지초라는 약재를 두어 색깔을 냅니다.

붉은빛이 참 예쁘죠? 달 감, 이슬 로, 붉을 홍, 그래서 감로홍주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이렇게 만든 전통 소주는 과연 어떤 맛이 날까요?

<인터뷰> 김용완(경기도 포천시) : "입에 들어가는 순간 입안에서 화한 맛이 두둥실 온몸이 그냥 비상하는 그런 느낌이에요. 아주 기분 좋아요."

<인터뷰> 김태유(서울시 낙성대동) : "도수가 굉장히 높네요. 위스키보다도 도수가 높은 것 같아요. 곡주다 보니까 우리 쌀의 향이랄까? 그런 게 살아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전통주 만드는 법을 배우면 집에서 직접 술을 만드는 가양주 문화도 더욱 활발해지겠죠.

전통주를 막상 마셔보고 싶어도 쉽게 경험하기가 어려웠죠?

전통주를 직접 만들어서 파는 서울의 한 술집을 찾아가 봤습니다.

<인터뷰> 이재영(전통술 주점 홍보팀장) : "이곳에서는 나주 배, 청송 사과, 하동의 녹차, 완주의 감과 같은 우리나라 지역의 좋은 농수산물로 만든 고급 소주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전통주를 판매하지만 카페처럼 꾸며서 젊은 고객층도 겨냥했는데요, 주르륵 늘어선 생막걸리와 증류주, 과실주와 특선주까지, 팔도의 다양한 전통술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전통술을 처음 접하거나 더 깊게 알고 싶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낫겠죠?

<녹취> "오늘은 굉장히 단 거 먹고 싶어요. 그러면 어떤 막걸리 먹는 게 좋을까요?"

<녹취> "막걸리 종류가 4가지가 있는데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어요. 봄으로 갈수록 단맛이 강하고 갈수록 쌉쌀해지거든요. 추천받은 술이 나오고 한 모금 마셔보는데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전통주 한 잔! 술이 그야말로 술술 들어갑니다."

<인터뷰> 김효진(서울시 양재동) : "여기 와보니까 무척 다양한 전통주가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고요."

<인터뷰> 유경선(서울시 면목동) :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맛이 좋고 상큼해서 다음에 또 친구들이나 부모님, 지인들 모시고 한 번쯤 다시 한 번 찾아올 것 같아요. 아주 맛있게 잘 먹었어요."

알면 알수록 다양하고 깊이 있는 우리 전통주 문화.

맥주, 소주에 밀려 잊혀져 있던 전통주들이 화려하게 부활할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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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력충전] 맛과 멋에 흠뻑~우리 전통술
    • 입력 2013-10-17 08:18:04
    • 수정2013-10-18 09: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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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술 하면은 보통 소주나 막걸리 정도를 떠올리시는데요.

실은 우리나라에는 이보다 훨씬 깊고, 오묘한 맛의 전통주가 있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다양하게 있었는데,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다 사라졌다고 하네요.

일제가 맥을 끊어놓은 게 참 많죠.

하지만! 완전히 끊긴 건 아닙니다.

지금부터 보여드릴게요.

마시는 분들이나 담그는 분들이나 관심 있어하실 만합니다.

모은희 기자, 오늘은 전통주 취재하셨죠?

<기자 멘트>

독일하면 맥주, 프랑스는 와인, 이렇게 각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 있는데요.

우리나라 전통술하면 막걸리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죠.

원래는 이보다 훨씬 다양한 전통주들이 있었는데, 명맥이 끊겨서 참 안타까운데요.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지역마다 집집마다 술을 빚어 마셨다고 하는데요.

일제시대 때 면허가 있는 사람만 술을 만들 수 있도록 규제하면서 다양한 술문화가 사라진 아쉬움이 있습니다.

외국 술에 밀려 소외됐던 전통주가 최근에는 여러가지 노력을 통해 부활을 꿈꾸고 있는데요.

맛과 멋이 가득한 전통주의 매력을 소개합니다.

<리포트>

시원한 맥주에 홀짝홀짝 소주, 여기에 양주까지.

여러분은 어떤 술을 즐겨 드시나요?

<녹취> "주로 폭탄주 많이 마셔요."

<녹취> "친구들하고 저녁에 간단하게 치킨과 맥주?"

<녹취> "전 소주요. 소주 한 3병은 마셔야지 좀 취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소주와 맥주에 밀려 우리나라 전통술은 사라져 가고 있는데요.

전통 방식으로 술을 빚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양조장이란 말 대신 양온소라고 적혀 있는데요.

고려 때 술을 빚는 관청을 뜻하는 말입니다.

우리 전통술은 삼국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긴데요.

일제강점기 이후 안타깝게도 쇠퇴했습니다.

<인터뷰> 정회철(전통술 제조업자) : "전통주를 빚게 되면서 술이라고 하는 것이 취하려고 먹는 것이 아니라 맛있기 때문에 먹는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요. 그리고 사람들 간에 소통의 도구로써 아주 적합하기 때문에 우리 술의 매력에 빠져서 제가 전통주를 (직접) 빚게 되었습니다."

전통술을 빚는 과정을 살펴볼까요?

먼저 항아리 소독부터 하는데요, 솔잎을 태운 증기로 소독을 합니다.

우리 술의 기본 원료는 찹쌀, 누룩, 물인데요.

먼저 멥쌀 가루를 뜨거운 물로 반죽해 범벅을 만들고 여기에 누룩을 넣어 치댄 다음 발효시킵니다.

흔히들 일본식 누룩을 쓰지만, 우리 전통 누룩을 써야 술에 깊은 맛이 난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회철(전통술 제조업자) : "일본식 누룩은 쌀로 만들죠. 쌀누룩입니다. 뭐라고 할까 맛이 좀 싱겁죠. 우리 (전통) 누룩으로 빚은 술은 맛이 깊고 풍부한 느낌을 갖고 있어요. 그게 누룩에서 근본적으로 나오는 차이라고 (볼 수 있죠.)"

재료와 제조 방식에 따라 탁주, 증류주, 과실주, 청주 등 종류도 다양한데요.

청주는 발효가 끝난 술에서 맑은 술을 모은 거고요, 탁주는 청주를 뽑아낸 나머지를 체에 걸러낸 겁니다.

같은 재료여도 이렇게 빛깔, 도수, 식감이 다른 술이 탄생합니다.

전문적으로 전통술을 만들며 명맥을 이어가는 곳들이 생기면서, 집에서도 술을 만들어 먹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강좌도 열리고 있습니다.

주부부터 외국인까지 다양하죠?

<인터뷰> 임해심(수강생) : "남편이 술을 좋아해서 맛있는 술 만들어 주려고요."

<인터뷰> 존 프랭클(수강생) : "미국에서부터 발효 음식과 술에 관심이 있어서 여기 와서 배우게 됐습니다."

<인터뷰> 김승현(수강생) : "제가 일식집을 하고 있는데요. 일본 술을 많이 팔고 있는데 일본 청주보다도 한국 청주에 대해서 배우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오늘은 소주를 만드는 과정을 배우는데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던 소주가 아닙니다.

증류식으로 만든 전통 소주인데요.

<인터뷰> 류인수(소장/한국가양주연구소) : "증류식 소주는 순수하게 발효시킨 술을 증류해서 받아내는 자연식 소주를 증류식 소주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우리나라의 전통 소주 같은 경우는 증류식 소주인데 지금 우리가 먹는 술들은 그냥 알코올에 물을 희석한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번에 만들어볼 술은 감로홍주인데요, 발효시킨 술 원액을 붓기 전에 꿀을 발라 줍니다.

그리고 증류기 안에 발효주를 넣고 끓여서 그 증기를 모아 술을 만드는데요.

증류주가 나오는 부분에 지초라는 약재를 두어 색깔을 냅니다.

붉은빛이 참 예쁘죠? 달 감, 이슬 로, 붉을 홍, 그래서 감로홍주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요.

이렇게 만든 전통 소주는 과연 어떤 맛이 날까요?

<인터뷰> 김용완(경기도 포천시) : "입에 들어가는 순간 입안에서 화한 맛이 두둥실 온몸이 그냥 비상하는 그런 느낌이에요. 아주 기분 좋아요."

<인터뷰> 김태유(서울시 낙성대동) : "도수가 굉장히 높네요. 위스키보다도 도수가 높은 것 같아요. 곡주다 보니까 우리 쌀의 향이랄까? 그런 게 살아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전통주 만드는 법을 배우면 집에서 직접 술을 만드는 가양주 문화도 더욱 활발해지겠죠.

전통주를 막상 마셔보고 싶어도 쉽게 경험하기가 어려웠죠?

전통주를 직접 만들어서 파는 서울의 한 술집을 찾아가 봤습니다.

<인터뷰> 이재영(전통술 주점 홍보팀장) : "이곳에서는 나주 배, 청송 사과, 하동의 녹차, 완주의 감과 같은 우리나라 지역의 좋은 농수산물로 만든 고급 소주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전통주를 판매하지만 카페처럼 꾸며서 젊은 고객층도 겨냥했는데요, 주르륵 늘어선 생막걸리와 증류주, 과실주와 특선주까지, 팔도의 다양한 전통술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전통술을 처음 접하거나 더 깊게 알고 싶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낫겠죠?

<녹취> "오늘은 굉장히 단 거 먹고 싶어요. 그러면 어떤 막걸리 먹는 게 좋을까요?"

<녹취> "막걸리 종류가 4가지가 있는데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어요. 봄으로 갈수록 단맛이 강하고 갈수록 쌉쌀해지거든요. 추천받은 술이 나오고 한 모금 마셔보는데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전통주 한 잔! 술이 그야말로 술술 들어갑니다."

<인터뷰> 김효진(서울시 양재동) : "여기 와보니까 무척 다양한 전통주가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고요."

<인터뷰> 유경선(서울시 면목동) :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맛이 좋고 상큼해서 다음에 또 친구들이나 부모님, 지인들 모시고 한 번쯤 다시 한 번 찾아올 것 같아요. 아주 맛있게 잘 먹었어요."

알면 알수록 다양하고 깊이 있는 우리 전통주 문화.

맥주, 소주에 밀려 잊혀져 있던 전통주들이 화려하게 부활할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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