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검찰이 거듭나는 계기로

입력 2013.10.24 (07:33) 수정 2013.10.24 (07:4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오영근 객원해설위원]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에 대한 검찰 지휘부와 실무진 사이의 갈등이 표면화되었습니다. 이를 놓고 검찰의 위기라거나 검찰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본래 성격과 그 동안 검찰의 잘못된 관행을 고려할 때 이번 사건은 올 것이 온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검찰은 준사법기관으로서 상명하복의 원리와 독립성보장의 원리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검찰 지휘부와 실무진 사이에 일정한 갈등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은 그 동안 엄격한 상명하복을 통해 해결되어 왔습니다. 이번 사태는 검찰 지휘부도, 또 실무진도 이전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의지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우리 검찰의 발전에 디딤돌이 될 것인지 걸림돌이 될 것인지는 이 사건을 통해 무엇을
배우는가에 달려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 사건이 검찰을 이용하려는 정치권에 대한 경고라는 것입니다. 이제는 검찰 지휘부도 과거와 같이 정치권의 뜻에 따라 무조건 실무검사들을 억누를 수도 없고 실무검사들도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사건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검찰을 마음대로 조종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이번 같은, 또는 더 심한 저항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감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검사장이나 지청장의 인사 처리로 마무리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모두 국민이 임명한 엄중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 자리를 지키면서 검찰이 진정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는 데에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정치권도 이 사건을 계기로 검찰을 주인인 국민에게 되돌려 주어야 합니다. 신임 검찰총장 3인 후보에 대한 논의가 오늘 시작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검찰이 거듭나는 계기로
    • 입력 2013-10-24 07:35:09
    • 수정2013-10-24 07:48:45
    뉴스광장
[오영근 객원해설위원]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에 대한 검찰 지휘부와 실무진 사이의 갈등이 표면화되었습니다. 이를 놓고 검찰의 위기라거나 검찰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본래 성격과 그 동안 검찰의 잘못된 관행을 고려할 때 이번 사건은 올 것이 온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검찰은 준사법기관으로서 상명하복의 원리와 독립성보장의 원리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검찰 지휘부와 실무진 사이에 일정한 갈등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은 그 동안 엄격한 상명하복을 통해 해결되어 왔습니다. 이번 사태는 검찰 지휘부도, 또 실무진도 이전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의지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우리 검찰의 발전에 디딤돌이 될 것인지 걸림돌이 될 것인지는 이 사건을 통해 무엇을
배우는가에 달려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 사건이 검찰을 이용하려는 정치권에 대한 경고라는 것입니다. 이제는 검찰 지휘부도 과거와 같이 정치권의 뜻에 따라 무조건 실무검사들을 억누를 수도 없고 실무검사들도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사건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검찰을 마음대로 조종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이번 같은, 또는 더 심한 저항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감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검사장이나 지청장의 인사 처리로 마무리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모두 국민이 임명한 엄중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 자리를 지키면서 검찰이 진정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는 데에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정치권도 이 사건을 계기로 검찰을 주인인 국민에게 되돌려 주어야 합니다. 신임 검찰총장 3인 후보에 대한 논의가 오늘 시작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