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현장] 미국 도청 파문 ‘일파만파’…한국도?

입력 2013.10.28 (15:06) 수정 2013.10.2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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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독일 메르켈 총리에 대한 미국의 도.감청 파문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모양샙니다.

추가 폭로가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당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는데요.

국제부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류란 기자!

<질문> 우선, 메르켈 총리에 대한 도.감청이, 아주 오래 전부터 계속돼왔다는 주장이 나왔죠?

<답변>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26일, 미국 정부의 비밀문서를 입수해 확인한 사실이라며 보도한 내용인데요.

이 문서에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전화번호가 2002년부터 지난 6월까지 도청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메르켈은 지난 2005년에 총리가 됐고, 2002년이면 야당 대표 시절입니다.

따라서 만약에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비단 총리 뿐만 아니라 독일의 주요 정치인들이 두루 도청의 표적이 됐던 것으로 충분히 추정이 가능하죠.

독일이 거세게 반발하며 국제 여론을 주도하는 이유라고 보입니다.

<질문> 이런 사실을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오래 전에 알고 있었다는 내용도 이번 폭로에 포함됐죠?

<답변>

"오바마 대통령이 이미 3년전부터 메르켈 총리에 대한 도.감청 사실을 알았으며, 중단시키지도 않았다"

독일 언론의 폭로 내용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 오바마 대통령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해, 메르켈 총리의 일반전화 뿐만 아니라 암호화된 관용 전화기의 통화내용까지 엿들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렇게 되면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 도청 사실이 불거졌을 때 메르켈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몰랐다며 사과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상황이 훨씬 나빠지게 될 텐데요.

이에 대해 미 국가안보국은 오바마 대통령은 정말 몰랐다며, 전면 부인한 상탭니다.

<질문> 그런데 '이렇게 오랫동안, 수많은 국가들의 주요 인사를 도.감청 하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한가? 어떻게 이뤄졌나?' 이런 의문들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이 모든 주장이 사실이라면, 세계의 내로라하는 국가들의 정보통신 보안망이 미국의 도-감청 기술 앞에 뻥- 뚫려 있었고, 심지어 그 사실조차 모른 채 당하고 있었다는 말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독일의 주간지 슈피겔이 단독으로 입수했다고 주장하는 비밀문서에 나온 내용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에 대한 도청 작업은 미국의 '특별정보수집단, SCS'라는 조직에 의해 이뤄졌다고 합니다.

이 조직은 베를린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데, 정보 수집단 요원들이 고성능 안테나 같은 첨단 기기를 동원해 베를린의 정부기관 밀집 지역과 의회 주변에서 다수의 전화를 엿들었다는 주장입니다.

우리가 흔히 '감시자들' 같은 첩보영화에 보면, 겉으로 보기엔 평법한 승합차인데 내부를 최첨단으로 개조해서, 그 안에 특수요원들이 앉아서 헤드폰을 끼고 통화나 대화내용을 엿듣는... 그런 것들을 떠올리게 되죠?
 
슈피겔에 따르면 2010년에 만들어진 이 미국 정보기관의 문서에는, 당시 파리와 로마, 제네바 등 유럽의 19개 도시를 포함해 전 세계의 80개 지역이 이 '특별 정보수집단'의 거점 지역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지금까지 알려진 35개국보다, 도-감청 범위가 훨씬 광범위하지 않겠느냐.. 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그래서, "우리나라도 도청된 게 아니냐" 이런 의혹이 거세게 일고 있죠?

<답변>

단순한 의혹에 그치기에는 그 근거가 상당한 것 같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현지시간으로 26일,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전직 첩보원 진술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미국이 한국과 프랑스, 이스라엘 등 여러 동맹국에 대해 ‘경제 스파이활동’을 해왔다는 겁니다.

이에 앞서 25일에는 독립 탐사언론인 '뉴스타파'가 스노든의 자료를 받아 '도청 특종'을 한 영국 가디언지의 전 기자, 글렌 그린월드를 만나 한국에 대한 도청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린월드 기자는 한국에 대한 NSA의 도청기록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리 정부는 뉴스타파의 보도 다음날인 "지난 26일, 주미 대사관을 통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고 하는데요.

사실 훨씬 앞선 지난 6월, 미국 워싱턴과 뉴욕에 있는 38개국 외국공관에 대한 도청 사실을 가디언이 폭로했을 때, 이미 주한 미국대사관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 때도 우리 정부는 미국과 논의 중이다...라고 했는데요, 4개월째 사실확인도 못 하고 뭘 했냐는 비판이 거셉니다.

<질문> 유럽 국가들이 이번 파문을 그냥 넘기지 않을 기세죠? 어떤 결의안을 작성했다고요?

<답변>

지난 25일, 미국 뉴욕에서 사실상 이번 도청에 대한 대응 차원의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온라인 인권 보호에 대한 유엔 결의안' 초안 작성에 모두 21개 나라가 동참했는데요.

쿠바와 베네수엘라 등 미국에 적대적인 나라는 물론이고 프랑스, 멕시코 등 전통적인 우방까지도 포함돼 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 "도,감청은 국제평화에 필수"라고 반박하는 가 하면, 미국내 거물급 인사들이 "정보 기관으로서 도-감청은 당연한 일" "늘 있어왔고, 다른 나라들도 다 하는데 지금 미국만 문제가 되는 게 이해 안 돼" 라는 식의 대응을 내놓고 있어 사태의 향방을 쉽사리 예측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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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현장] 미국 도청 파문 ‘일파만파’…한국도?
    • 입력 2013-10-28 15:13:43
    • 수정2013-10-28 1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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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독일 메르켈 총리에 대한 미국의 도.감청 파문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모양샙니다.

추가 폭로가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당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는데요.

국제부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류란 기자!

<질문> 우선, 메르켈 총리에 대한 도.감청이, 아주 오래 전부터 계속돼왔다는 주장이 나왔죠?

<답변>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26일, 미국 정부의 비밀문서를 입수해 확인한 사실이라며 보도한 내용인데요.

이 문서에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전화번호가 2002년부터 지난 6월까지 도청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메르켈은 지난 2005년에 총리가 됐고, 2002년이면 야당 대표 시절입니다.

따라서 만약에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비단 총리 뿐만 아니라 독일의 주요 정치인들이 두루 도청의 표적이 됐던 것으로 충분히 추정이 가능하죠.

독일이 거세게 반발하며 국제 여론을 주도하는 이유라고 보입니다.

<질문> 이런 사실을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오래 전에 알고 있었다는 내용도 이번 폭로에 포함됐죠?

<답변>

"오바마 대통령이 이미 3년전부터 메르켈 총리에 대한 도.감청 사실을 알았으며, 중단시키지도 않았다"

독일 언론의 폭로 내용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 오바마 대통령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해, 메르켈 총리의 일반전화 뿐만 아니라 암호화된 관용 전화기의 통화내용까지 엿들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렇게 되면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 도청 사실이 불거졌을 때 메르켈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몰랐다며 사과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상황이 훨씬 나빠지게 될 텐데요.

이에 대해 미 국가안보국은 오바마 대통령은 정말 몰랐다며, 전면 부인한 상탭니다.

<질문> 그런데 '이렇게 오랫동안, 수많은 국가들의 주요 인사를 도.감청 하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한가? 어떻게 이뤄졌나?' 이런 의문들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이 모든 주장이 사실이라면, 세계의 내로라하는 국가들의 정보통신 보안망이 미국의 도-감청 기술 앞에 뻥- 뚫려 있었고, 심지어 그 사실조차 모른 채 당하고 있었다는 말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독일의 주간지 슈피겔이 단독으로 입수했다고 주장하는 비밀문서에 나온 내용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에 대한 도청 작업은 미국의 '특별정보수집단, SCS'라는 조직에 의해 이뤄졌다고 합니다.

이 조직은 베를린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데, 정보 수집단 요원들이 고성능 안테나 같은 첨단 기기를 동원해 베를린의 정부기관 밀집 지역과 의회 주변에서 다수의 전화를 엿들었다는 주장입니다.

우리가 흔히 '감시자들' 같은 첩보영화에 보면, 겉으로 보기엔 평법한 승합차인데 내부를 최첨단으로 개조해서, 그 안에 특수요원들이 앉아서 헤드폰을 끼고 통화나 대화내용을 엿듣는... 그런 것들을 떠올리게 되죠?
 
슈피겔에 따르면 2010년에 만들어진 이 미국 정보기관의 문서에는, 당시 파리와 로마, 제네바 등 유럽의 19개 도시를 포함해 전 세계의 80개 지역이 이 '특별 정보수집단'의 거점 지역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지금까지 알려진 35개국보다, 도-감청 범위가 훨씬 광범위하지 않겠느냐.. 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그래서, "우리나라도 도청된 게 아니냐" 이런 의혹이 거세게 일고 있죠?

<답변>

단순한 의혹에 그치기에는 그 근거가 상당한 것 같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현지시간으로 26일,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전직 첩보원 진술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미국이 한국과 프랑스, 이스라엘 등 여러 동맹국에 대해 ‘경제 스파이활동’을 해왔다는 겁니다.

이에 앞서 25일에는 독립 탐사언론인 '뉴스타파'가 스노든의 자료를 받아 '도청 특종'을 한 영국 가디언지의 전 기자, 글렌 그린월드를 만나 한국에 대한 도청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린월드 기자는 한국에 대한 NSA의 도청기록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리 정부는 뉴스타파의 보도 다음날인 "지난 26일, 주미 대사관을 통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고 하는데요.

사실 훨씬 앞선 지난 6월, 미국 워싱턴과 뉴욕에 있는 38개국 외국공관에 대한 도청 사실을 가디언이 폭로했을 때, 이미 주한 미국대사관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 때도 우리 정부는 미국과 논의 중이다...라고 했는데요, 4개월째 사실확인도 못 하고 뭘 했냐는 비판이 거셉니다.

<질문> 유럽 국가들이 이번 파문을 그냥 넘기지 않을 기세죠? 어떤 결의안을 작성했다고요?

<답변>

지난 25일, 미국 뉴욕에서 사실상 이번 도청에 대한 대응 차원의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온라인 인권 보호에 대한 유엔 결의안' 초안 작성에 모두 21개 나라가 동참했는데요.

쿠바와 베네수엘라 등 미국에 적대적인 나라는 물론이고 프랑스, 멕시코 등 전통적인 우방까지도 포함돼 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 "도,감청은 국제평화에 필수"라고 반박하는 가 하면, 미국내 거물급 인사들이 "정보 기관으로서 도-감청은 당연한 일" "늘 있어왔고, 다른 나라들도 다 하는데 지금 미국만 문제가 되는 게 이해 안 돼" 라는 식의 대응을 내놓고 있어 사태의 향방을 쉽사리 예측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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