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모저모] 희귀 질환 급증…농약 때문?

입력 2013.10.30 (11:08) 수정 2013.10.30 (12: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최근 아르헨티나의 농업 지대 주민들에게서 암이나 희귀 질환 발병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농작물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남용한 농약이 그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최근 공개된 아르헨티나 5살 소녀의 사진은 전 세계에 충격을 줬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소녀는 온 몸이 털이 있는 점들에 뒤덮인 채 태어났습니다.

이웃에 사는 2살 소녀도 장기에 다발성 장애를 안고 세상에 나왔는데요.

소녀들의 가족들은 과도한 농약에 오염된 물을 희귀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환경 전문가와 의료진 역시 이런 주장에 동의하고 있는데요.

아르헨티나에서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 1996년부터 아르헨티나는 미국 몬산토 사의 지원을 받아 유전자 변형 콩 농사를 시작해 세계 3위의 콩 생산국으로 발돋움 했습니다.

유전자 변형 작물은 병충해나 살충제 등에 저항력을 갖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작물을 일컫는데요.

하지만 애초의 기대와는 달리 제초제에 내성이 생긴 잡초가 늘면서 점점 더 많은 농약을 뿌려야만 했습니다.

실제 아르헨티나 농부들은 미국 농부들에 비해 단위 면적당 2배 이상의 농약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인지 아르헨티나에서 주로 콩을 재배하는 지역의 암 발병률은 전국 평균보다 2~4배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지난 10년 사이에 장애아 출산율이 4배나 증가한 지역도 있습니다.

<인터뷰> 오스카 디 빈센시(환경 운동가) : “아르헨티나라는 거대한 실험실에서 온갖 유전자 변형 식물이 심어지고 있고 어린이들이 실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농약 사용에 관한 적절한 지침조차 마련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농약 살포 비행기 조종사로 안전 장비 없이 수 년간 일해오다 현재 신경계 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 중년 남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인터뷰> 파비안 토마시(말초신경병증 환자) : “항상 독성 물질을 손대야만 했습니다. 몸이 이상하거나 어지러움이 느껴지면 잠시 비행기 옆에서 앉아서 쉬고 다시 일을 하고는 했어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문제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건강 이상 문제와 농약 사용 간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알베르토 모렐리(아르헨티나 옥수수·수수 재배자 협회) : “많은 사례와 연구를 검토해보니 이런 우려가 과학적인 결과보다는 경험이나 감정적인 상황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의학계는 농약 사용과 건강 이상의 상관 관계에 대한 정밀 조사를 하루라도 빨리 진행할 것을 당국에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이모저모] 희귀 질환 급증…농약 때문?
    • 입력 2013-10-30 11:09:06
    • 수정2013-10-30 12:03:45
    지구촌뉴스
<앵커 멘트>

최근 아르헨티나의 농업 지대 주민들에게서 암이나 희귀 질환 발병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농작물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남용한 농약이 그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최근 공개된 아르헨티나 5살 소녀의 사진은 전 세계에 충격을 줬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소녀는 온 몸이 털이 있는 점들에 뒤덮인 채 태어났습니다.

이웃에 사는 2살 소녀도 장기에 다발성 장애를 안고 세상에 나왔는데요.

소녀들의 가족들은 과도한 농약에 오염된 물을 희귀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환경 전문가와 의료진 역시 이런 주장에 동의하고 있는데요.

아르헨티나에서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 1996년부터 아르헨티나는 미국 몬산토 사의 지원을 받아 유전자 변형 콩 농사를 시작해 세계 3위의 콩 생산국으로 발돋움 했습니다.

유전자 변형 작물은 병충해나 살충제 등에 저항력을 갖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작물을 일컫는데요.

하지만 애초의 기대와는 달리 제초제에 내성이 생긴 잡초가 늘면서 점점 더 많은 농약을 뿌려야만 했습니다.

실제 아르헨티나 농부들은 미국 농부들에 비해 단위 면적당 2배 이상의 농약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인지 아르헨티나에서 주로 콩을 재배하는 지역의 암 발병률은 전국 평균보다 2~4배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지난 10년 사이에 장애아 출산율이 4배나 증가한 지역도 있습니다.

<인터뷰> 오스카 디 빈센시(환경 운동가) : “아르헨티나라는 거대한 실험실에서 온갖 유전자 변형 식물이 심어지고 있고 어린이들이 실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농약 사용에 관한 적절한 지침조차 마련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농약 살포 비행기 조종사로 안전 장비 없이 수 년간 일해오다 현재 신경계 질환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 중년 남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인터뷰> 파비안 토마시(말초신경병증 환자) : “항상 독성 물질을 손대야만 했습니다. 몸이 이상하거나 어지러움이 느껴지면 잠시 비행기 옆에서 앉아서 쉬고 다시 일을 하고는 했어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문제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건강 이상 문제와 농약 사용 간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알베르토 모렐리(아르헨티나 옥수수·수수 재배자 협회) : “많은 사례와 연구를 검토해보니 이런 우려가 과학적인 결과보다는 경험이나 감정적인 상황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의학계는 농약 사용과 건강 이상의 상관 관계에 대한 정밀 조사를 하루라도 빨리 진행할 것을 당국에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