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폐허로 변한 뉴타운…‘마을 재생’으로

입력 2013.10.30 (21:36) 수정 2013.10.3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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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004년 3월 서울의 한 뉴타운지구 착공식 장면입니다.

허름한 동네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며 반기던 뉴타운,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보상문제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일부 뉴타운지구는 폐허로 변해 있다고 합니다.

이철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서울 종로구의 돈의문 뉴타운 지구.

좁은 골목 첫 집 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바닥과 벽은 뜯겨 있고 문짝은 떨어져 나갔습니다.

다른 집들도 마찬가지.

언제 이 동네에 사람이 살았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녹취> "도저히 무서워서 못살아서 여름에 이사갔어. 큰길에서 이리로 딱 들어서면 쓰레기 냄새가 확 나요. 썩는 냄새가."

텅빈 동네는 무법천지로 변했습니다.

<녹취> "노숙자들이 와서 여기 또 아방궁처럼 꾸며가지고..."

서대문구의 또 다른 뉴타운 지구.

외부인이 쓰레기를 싣고 버리러 오지 못하게 철제 차단봉까지 설치했습니다.

아직 80여 가구가 남아 있지만 살아도 사는 게 아닙니다.

<녹취> "전기는 들어와도 보일러가 고장나서. (이 분들은 왜 못나가는거예요?) 세입자 그것(보상 기준)이 안된다고..."

서울시는 이런 뉴타운을 2002년 처음으로 지정했습니다.

이명박, 오세훈 두 시장을 거치면서 뉴타운 지구의 수는 30여 곳으로 늘어났습니다.

30여 지구, 257개 구역 중 지난달 말까지 개발이 마무리 된 곳은 28개 구역에 불과합니다.

보상 문제 등으로 2년 이상 사업이 지지부진 한 곳만 180개 구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도심의 흉물이 돼 버렸습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앵커 멘트>

그래서 서울시는 오늘 뉴타운 후속 대책을 내놨습니다.

원활히 추진되는 곳은 더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안되는 곳은 대안을 찾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건데요.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게 철거가 아니라 재생에 촛점을 맞춘 마을 재생사업입니다.

김태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길 한복판을 막아선 전봇대와 거미줄처럼 늘어진 전선줄.

이 거리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담장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공간도 넓어지고 분위기도 밝아졌습니다.

<인터뷰> 강금옥(주민) : "포장도 싹 해주고 전기선 다 안으로 넣고 전봇대도 다 없애버리고 깔끔하고 좋죠."

한때는 이 곳도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의 광풍에 휩쓸렸지만 지금은 '마을재생사업' 1번집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전면 철거 방식 대신 전선과 도로를 정비해 주고, 개인은 자기 집을 개량해 마을을 리모델링했습니다.

골목풍경이 바뀌자 작은 찻집과 공방들이 찾아들면서 마을 상권도 형성됐습니다.

<인터뷰> 허현 : "젊음과 힐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어 간다는 걸 많이 느끼고 계시는 것 같아요. '나도 한번 이런 데 와서 살고 싶다' 이런 분들이 많아지신 거 같아요."

서울시가 이런 마을재생사업을 뉴타운에 대한 대안으로 내놨습니다.

올해 연말까지 6곳, 내년부터는 매년 15곳 이상을 정비한다는 방침입니다.

<인터뷰> 이건기(서울시 주택정책실장) : "공동체 활성화, 거기에 동네에서 마을 만들기도 지속적으로 지원해서.."

서울시는 뉴타운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는 곳은 자금 대출 금리를 낮춰주고 공공건축가를 참여시켜 사업 속도를 더욱 높이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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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폐허로 변한 뉴타운…‘마을 재생’으로
    • 입력 2013-10-30 21:37:21
    • 수정2013-10-30 21:59:10
    뉴스 9
<앵커 멘트>

지난 2004년 3월 서울의 한 뉴타운지구 착공식 장면입니다.

허름한 동네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며 반기던 뉴타운,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보상문제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일부 뉴타운지구는 폐허로 변해 있다고 합니다.

이철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서울 종로구의 돈의문 뉴타운 지구.

좁은 골목 첫 집 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바닥과 벽은 뜯겨 있고 문짝은 떨어져 나갔습니다.

다른 집들도 마찬가지.

언제 이 동네에 사람이 살았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녹취> "도저히 무서워서 못살아서 여름에 이사갔어. 큰길에서 이리로 딱 들어서면 쓰레기 냄새가 확 나요. 썩는 냄새가."

텅빈 동네는 무법천지로 변했습니다.

<녹취> "노숙자들이 와서 여기 또 아방궁처럼 꾸며가지고..."

서대문구의 또 다른 뉴타운 지구.

외부인이 쓰레기를 싣고 버리러 오지 못하게 철제 차단봉까지 설치했습니다.

아직 80여 가구가 남아 있지만 살아도 사는 게 아닙니다.

<녹취> "전기는 들어와도 보일러가 고장나서. (이 분들은 왜 못나가는거예요?) 세입자 그것(보상 기준)이 안된다고..."

서울시는 이런 뉴타운을 2002년 처음으로 지정했습니다.

이명박, 오세훈 두 시장을 거치면서 뉴타운 지구의 수는 30여 곳으로 늘어났습니다.

30여 지구, 257개 구역 중 지난달 말까지 개발이 마무리 된 곳은 28개 구역에 불과합니다.

보상 문제 등으로 2년 이상 사업이 지지부진 한 곳만 180개 구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도심의 흉물이 돼 버렸습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앵커 멘트>

그래서 서울시는 오늘 뉴타운 후속 대책을 내놨습니다.

원활히 추진되는 곳은 더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안되는 곳은 대안을 찾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건데요.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게 철거가 아니라 재생에 촛점을 맞춘 마을 재생사업입니다.

김태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길 한복판을 막아선 전봇대와 거미줄처럼 늘어진 전선줄.

이 거리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담장이 하나둘 사라지면서 공간도 넓어지고 분위기도 밝아졌습니다.

<인터뷰> 강금옥(주민) : "포장도 싹 해주고 전기선 다 안으로 넣고 전봇대도 다 없애버리고 깔끔하고 좋죠."

한때는 이 곳도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의 광풍에 휩쓸렸지만 지금은 '마을재생사업' 1번집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전면 철거 방식 대신 전선과 도로를 정비해 주고, 개인은 자기 집을 개량해 마을을 리모델링했습니다.

골목풍경이 바뀌자 작은 찻집과 공방들이 찾아들면서 마을 상권도 형성됐습니다.

<인터뷰> 허현 : "젊음과 힐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어 간다는 걸 많이 느끼고 계시는 것 같아요. '나도 한번 이런 데 와서 살고 싶다' 이런 분들이 많아지신 거 같아요."

서울시가 이런 마을재생사업을 뉴타운에 대한 대안으로 내놨습니다.

올해 연말까지 6곳, 내년부터는 매년 15곳 이상을 정비한다는 방침입니다.

<인터뷰> 이건기(서울시 주택정책실장) : "공동체 활성화, 거기에 동네에서 마을 만들기도 지속적으로 지원해서.."

서울시는 뉴타운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는 곳은 자금 대출 금리를 낮춰주고 공공건축가를 참여시켜 사업 속도를 더욱 높이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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