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된 뉴타운…‘마을 재생’이 대안?

입력 2013.10.31 (00:00) 수정 2013.10.3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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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때 우리 사회에 부동산 광풍을 낳았던 정책이 바로 뉴타운이죠.

그러나 지금은 사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어서 일부 지역은 폐허나 다름없이 방치되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시가 오늘 대책을 내놨습니다.

김태욱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서울시에 뉴타운이 꽤 많이 지정돼 있죠? 몇 군데나 됩니까?

<답변>

현재 서울에만 뉴타운 지구는 모두 34곳입니다.

지구는 좀 큰 지역 개념이고요, 지구 내에 어떤 지구는 7개, 어떤 지구는 10개.

이런 식으로 구역이 나눠지는데 뉴타운 구역은 무려 257개나 됩니다.

<질문> 뉴타운이 돼서 아파트가 들어선 곳들도 적지 않던데, 사업 추진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에 처음 뉴타운 시작해서, 오세훈 전 시장 때도 사업이 여기저기서 추진됐기 때문에 뉴타운이 많이 들어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구 개념으로 봤을 때, 뉴타운 사업이 완공된 지구는 은평뉴타운 단 한 곳입니다.

지구를 쪼개서 구역으로 따져봐도 257개 구역 가운데 완공된 곳은 28개에 불과합니다.

반면에 2년 이상 사업이 지연된 곳이 180개에 이릅니다.

<질문> 낙후된 지역을 정비해서 동네를 깨끗하게 만들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사업 추진이 안되는 거죠?

<답변>

역시 문제는 돈입니다.

예전에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돈 한 푼 안내는 재개발이 가능했었죠?

그래서 뉴타운 광풍을 불러온 건데,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재개발을 하려면 거액의 개인분담금을 내야 아파트를 한 채 받을 수 있습니다.

주민들 사이에 찬반 갈등이 격해지면서 사업이 계속 지연돼 왔던 거고요, 또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건설사들도 하나둘 사업을 포기하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보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곳이 태반인 상황이 된 겁니다.

<질문> 폐허처럼 방치되고 있는 뉴타운 구역도 있다고 하던데, 어떤 상황입니까?

<답변>

보통 관리처분인가가 나면 주민들이 이주하고 철거가 진행되는데요.

보상 문제 등으로 일부 주민은 떠나고 일부는 또 남아있고, 이런 지역이 지금 거의 유령도시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현장을 한번 보실까요?

서울 돈의문 뉴타운인데요, 저렇게 동네 전체가 거의 폐가 수준입니다.

언제 사람이 살았을까 싶을 정돕니다.

주민들은 떠났는데 사업이 계속 지연되면서 저렇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곳도 한번 보시죠.

서대문구 북아현 뉴타운인데요, 여기도 거의 비슷한 상황입니다.

동네가 이 지경이다보니 밤에 외부인이 몰래 쓰레기를 차에 싣고 와서 버리고 가기도 하고요, 아예 노숙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주민들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돈암동 뉴타운구역 주민 : "도저히 무서워서 못살아서 여름에 이사갔어. 큰길에서 이리로 딱 들어서면 쓰레기 냄새가 확 나요. 썩는 냄새가.."

<녹취> 북아현 뉴타운구역 주민 : "전기는 들어와도 보일러가 고장나서.. 화장실도 안에 없고." (이 분들은 왜 못나가는거예요?) "세입자 그것(보상)이 안된다고.."

<질문> 그래서 서울시가 대책을 발표했다면서요?

<답변>

한마디로 말하면, 뉴타운 사업, 갈 곳과 멈출 곳을 구분해서 공공지원을 하겠다, 하는 겁니다.

중요한 건 어디가 사업추진을 계속 할 곳이고, 어디가 멈출 곳이냐를 빨리 구분해주는 거겠죠?

그래서 지금 서울시가 지금 실태조사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구체적으로 뉴타운 대책,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까?

<답변>

서울시는 '6대 현장 공공 지원 강화책'이라고 이름을 붙였던데요, 우선 현재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고 있는 구역에 대해서는 모범조합 대출 금리를 적용해 최저 1%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사업속도를 더 빨리하겠다는 뜻이죠.

사업이 지연되는 구역에는 전문가를 파견해서 사업을 정상화시키거나 사업계속 여부에 대한 진로 선택을 도와줄 계획입니다.

사업이 해제된 구역에는 대안사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질문> 그래서 요즘 뉴타운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게 마을재생사업이라고 하던데, 어떤 겁니까?

<답변>

저층 주거지를 보존하면서 마을을 정비하고 공동체를 살리겠다, 하는 게 핵심입니다.

전면철거 방식인 뉴타운과는 정반댑니다.

지난 9월에 정비가 완료된 마포구 연남동이 마을재생사업 1혼데요, 저 곳도 저렇게 낙후된 지역이었는데, 지금은 마을의 모습이 싹 바뀌었습니다.

서울시가 전선들을 전부 지하에 매설하고 도로를 포장하는 등 기반시설 정비를 맡았고요, 개인은 담장을 허무는 등 자기 집을 개량하는 방식으로 마을을 재생했습니다.

지금은 마을 분위기가 산뜻해져서 소규모 상권도 형성됐습니다.

서울시는 올해 연말까지 6곳, 내년부터는 매년 15곳 이상의 지역을 저렇게 지역색을 살리는 마을재생사업으로 정비할 계획입니다.

<질문> 소규모 정비사업이군요?

<답변>

작은 규모의 정비사업이죠.

지자체의 예산도 별도로 투입해야 하는 사업이고요, 그래서 뉴타운의 대안이 되기에는 역부족이지 않느냐, 하는 말도 있습니다.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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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0-31 07:17:51
    • 수정2013-10-31 07: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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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 사회에 부동산 광풍을 낳았던 정책이 바로 뉴타운이죠.

그러나 지금은 사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어서 일부 지역은 폐허나 다름없이 방치되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시가 오늘 대책을 내놨습니다.

김태욱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서울시에 뉴타운이 꽤 많이 지정돼 있죠? 몇 군데나 됩니까?

<답변>

현재 서울에만 뉴타운 지구는 모두 34곳입니다.

지구는 좀 큰 지역 개념이고요, 지구 내에 어떤 지구는 7개, 어떤 지구는 10개.

이런 식으로 구역이 나눠지는데 뉴타운 구역은 무려 257개나 됩니다.

<질문> 뉴타운이 돼서 아파트가 들어선 곳들도 적지 않던데, 사업 추진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에 처음 뉴타운 시작해서, 오세훈 전 시장 때도 사업이 여기저기서 추진됐기 때문에 뉴타운이 많이 들어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구 개념으로 봤을 때, 뉴타운 사업이 완공된 지구는 은평뉴타운 단 한 곳입니다.

지구를 쪼개서 구역으로 따져봐도 257개 구역 가운데 완공된 곳은 28개에 불과합니다.

반면에 2년 이상 사업이 지연된 곳이 180개에 이릅니다.

<질문> 낙후된 지역을 정비해서 동네를 깨끗하게 만들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사업 추진이 안되는 거죠?

<답변>

역시 문제는 돈입니다.

예전에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돈 한 푼 안내는 재개발이 가능했었죠?

그래서 뉴타운 광풍을 불러온 건데,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재개발을 하려면 거액의 개인분담금을 내야 아파트를 한 채 받을 수 있습니다.

주민들 사이에 찬반 갈등이 격해지면서 사업이 계속 지연돼 왔던 거고요, 또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건설사들도 하나둘 사업을 포기하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보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곳이 태반인 상황이 된 겁니다.

<질문> 폐허처럼 방치되고 있는 뉴타운 구역도 있다고 하던데, 어떤 상황입니까?

<답변>

보통 관리처분인가가 나면 주민들이 이주하고 철거가 진행되는데요.

보상 문제 등으로 일부 주민은 떠나고 일부는 또 남아있고, 이런 지역이 지금 거의 유령도시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현장을 한번 보실까요?

서울 돈의문 뉴타운인데요, 저렇게 동네 전체가 거의 폐가 수준입니다.

언제 사람이 살았을까 싶을 정돕니다.

주민들은 떠났는데 사업이 계속 지연되면서 저렇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곳도 한번 보시죠.

서대문구 북아현 뉴타운인데요, 여기도 거의 비슷한 상황입니다.

동네가 이 지경이다보니 밤에 외부인이 몰래 쓰레기를 차에 싣고 와서 버리고 가기도 하고요, 아예 노숙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주민들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돈암동 뉴타운구역 주민 : "도저히 무서워서 못살아서 여름에 이사갔어. 큰길에서 이리로 딱 들어서면 쓰레기 냄새가 확 나요. 썩는 냄새가.."

<녹취> 북아현 뉴타운구역 주민 : "전기는 들어와도 보일러가 고장나서.. 화장실도 안에 없고." (이 분들은 왜 못나가는거예요?) "세입자 그것(보상)이 안된다고.."

<질문> 그래서 서울시가 대책을 발표했다면서요?

<답변>

한마디로 말하면, 뉴타운 사업, 갈 곳과 멈출 곳을 구분해서 공공지원을 하겠다, 하는 겁니다.

중요한 건 어디가 사업추진을 계속 할 곳이고, 어디가 멈출 곳이냐를 빨리 구분해주는 거겠죠?

그래서 지금 서울시가 지금 실태조사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구체적으로 뉴타운 대책,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까?

<답변>

서울시는 '6대 현장 공공 지원 강화책'이라고 이름을 붙였던데요, 우선 현재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고 있는 구역에 대해서는 모범조합 대출 금리를 적용해 최저 1%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사업속도를 더 빨리하겠다는 뜻이죠.

사업이 지연되는 구역에는 전문가를 파견해서 사업을 정상화시키거나 사업계속 여부에 대한 진로 선택을 도와줄 계획입니다.

사업이 해제된 구역에는 대안사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질문> 그래서 요즘 뉴타운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게 마을재생사업이라고 하던데, 어떤 겁니까?

<답변>

저층 주거지를 보존하면서 마을을 정비하고 공동체를 살리겠다, 하는 게 핵심입니다.

전면철거 방식인 뉴타운과는 정반댑니다.

지난 9월에 정비가 완료된 마포구 연남동이 마을재생사업 1혼데요, 저 곳도 저렇게 낙후된 지역이었는데, 지금은 마을의 모습이 싹 바뀌었습니다.

서울시가 전선들을 전부 지하에 매설하고 도로를 포장하는 등 기반시설 정비를 맡았고요, 개인은 담장을 허무는 등 자기 집을 개량하는 방식으로 마을을 재생했습니다.

지금은 마을 분위기가 산뜻해져서 소규모 상권도 형성됐습니다.

서울시는 올해 연말까지 6곳, 내년부터는 매년 15곳 이상의 지역을 저렇게 지역색을 살리는 마을재생사업으로 정비할 계획입니다.

<질문> 소규모 정비사업이군요?

<답변>

작은 규모의 정비사업이죠.

지자체의 예산도 별도로 투입해야 하는 사업이고요, 그래서 뉴타운의 대안이 되기에는 역부족이지 않느냐, 하는 말도 있습니다.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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