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충전] 언제나 착한 내 아이, 속앓이 중?…착한 아이 증후군

입력 2013.11.06 (08:44) 수정 2013.11.0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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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착한 아이 증후군'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른바 '엄친아', '엄친딸'을 우대하는 요즘 특히 주의해야 한다는데요.

'착해야 된다'는 일종의 강박 때문에 자녀들의 마음이 병들어가는 '착한 아이 증후군' 오늘 취재했습니다.

모은희 기자 나왔는데요.

이게 아이들이 아직 다 자라지 않아서 그럴 것 같은데, 그럼 어떻게 해야 되나요?

<기자 멘트>

아이들이 정말 싫거나 나쁜 상황에 닥쳤을 때 감정을 심하게 표현할 수 있죠.

이럴 때 부모들이 '그런 말 하는 게 아니야' 나무라는 건 좋지 않습니다.

아이가 자칫 마음의 문을 닫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아이한테 그랬구나, 왜 그런 각이 들었어? 하고 기분을 풀도록 해야 자존감 높은 아이로 자란다고 합니다.

부모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는 아이, 실은 속내를 표현 못하는 착한 아이 증후군일지도 모릅니다.

내 아이의 진짜 마음, 들여다보세요.

<리포트>

각박한 경쟁 사회, 우리 아이들 역시 바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데요.

학원 가라, 숙제 하라, 이런저런 요구에도 부모의 뜻대로 잘 따라와 주는 아이들, 정말 괜찮은 걸까요?

평소 얌전하고 착해서 부모님 속을 한 번도 썩인 적 없다는 7살 지민이.

정리정돈도 척척, 뭐든 알아서 잘하는 아이라서 지민이에게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밖에서 놀다 들어온 지민이 얼굴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엄마는 무척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친구가 때리는데도 그냥 맞고만 있었다는데요.

진단 결과, 지민이는 착한 아이 증후군으로, 개선이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손석한(정신과 전문의) : "자기의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는다, 뭔가 싫은 얘기를 하지 않는다는 증상을 주된 호소로 방문을 하는데요. 사실 아이와 얘기를 하다 보면 착한 아이로 보이기 위해서, 좋은 아이로 보이기 위해서 자신의 진짜 감정을 참는 경우가 확인이 됩니다."

착한 아이 증후군의 경우, 주변의 칭찬과 인정을 받기 위해 솔직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의 가면을 쓰게 됩니다.

<인터뷰> 권수영(상담코치학 교수) : "착한 아이 증후군을 가진 아이들은 대부분 착하고자 하는 욕구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내면의 욕구를 상대방에게 못 드러내는 거죠. 내가 이걸 드러내면 다른 사람이 분명히 싫어할 거야, 나는 인정받지 못하고 칭찬받지 못할 거야 하는 강박관념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두려움을 가지게 되는 거죠."

문제는 겉으로 드러나는 게 아니라, 아이의 감춰진 속마음인데요.

9살 아들의 마음이 궁금한 주부가 자녀와 함께 병원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김경희(가명) : "약간 소극적인 것 같기도 하고 학교에서도 친구들에게 자기 의견을 잘 말할 수 있는지 걱정이 돼서......."

착하고 순종적인 아이지만, 늘 주눅 들어 있는 모습에 걱정이 앞서는 엄마.

몇 가지 검사를 통해서 아들의 상태를 알아보기로 했는데요.

<인터뷰> "부정적인 대답이 기대되는 건 전부 다 없다고. (네, 거의 표현을 안 해요.) 불안하다, 슬프다 이런 표현을 전혀 안 해요. 착한 아이 증후군에 상당히 해당되는..."

병원을 찾지 않았더라면 아이의 상태를 알 수 없었겠죠.

자녀가 평소 소심하고 얌전하다면 착한 아이 증후군, 점검해 보는 게 좋은데요.

다음의 자가진단표를 확인해 보고 몇가지나 해당되나 세어보세요.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지 못한다.

이유 없이 신체적 증상이 생긴다.

부모의 눈치를 살핀다.

자기주장 능력이 부족하다.

자신감이 없다.

이 중 4개 이상 해당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습니다.

<인터뷰> 손석한(정신과 전문의) : "부정적 감정을 언어로 잘 표현하게끔 지지해주고 받아주고 격려해주는 어디서 싫다고 말해, 왜 짜증이야 가 아니라 싫은 이유, 짜증 난 이유를 충분히 듣는 부모의 대응이 착한 아이 증후군을 막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착한 아이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요령!

가정에서 함께 하기 좋은 놀이법을 소개해 드립니다.

대화 상자를 만드는 건데요.

<인터뷰> 김재훈(미술 심리치료사) : "감정 표현하는 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상자라는 공간을 이용해서 얘기할 거고요."

대화 상자에 감정을 표현하는 말들을 써서 담고요.

내 기분이 어땠는지, 솔직한 대화를 나누면 자연스럽게 정서적 교감이 이루어집니다.

<녹취> " 그건 누구 거지? (엄마 것. 엄마 왜 이렇게 썼어요?) 할아버지께 인사를 잘 안 해서 화가 났어."

<인터뷰> 김재훈(미술 심리치료사) : "어떻게 보면 아이에게 부정적인 감정이라 느낄 수 있는데요, 그 감정을 엄마가 가졌었고 그게 나쁜 게 아니라는 걸 아이가 느낄 수 있게 어떤 상황이었는지, 그래서 엄마가 그 슬픈 마음을 어떻게 회복했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부모님이 자녀를 대하는 평소 태도가 가장 중요한데요.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거나 명령하지 않도록 하고요.

야단을 치거나 칭찬을 할 때에는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 줘야 합니다.

착한 아이 증후군이 계속되면 어른이 돼서도 거절 못하는 사람, 싫은 소리 못하는 사람, 소극적인 사람이 될 수 있어 어린 시절의 감정 공유가 꼭 필요합니다.

<인터뷰> 권수영(상담코치학 교수) :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욕구나 느낌을 헤아리려는 부모님의 태도인데, 내가 꾸미지않더라도, 착한 척하지 않더라도 엄마 아빠가 내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주는 경험을 많이 축적한 아이들이 세상에 나가서도 자존감이 높은 아이, 사회생활도 잘할 수 있고 누가 뭐라고 해도 당당하게 자신을 내세울 수 있는 아이, 그런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 할 수 있다는 거죠."

부모님의 뜻에 순종하는 착한 아이, 실상은 마음을 숨기고 외로움과 두려움에 떨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의 마음을 잘 읽어주고 소통하는 부모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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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충전] 언제나 착한 내 아이, 속앓이 중?…착한 아이 증후군
    • 입력 2013-11-06 08:47:36
    • 수정2013-11-06 10:07:49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착한 아이 증후군'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른바 '엄친아', '엄친딸'을 우대하는 요즘 특히 주의해야 한다는데요.

'착해야 된다'는 일종의 강박 때문에 자녀들의 마음이 병들어가는 '착한 아이 증후군' 오늘 취재했습니다.

모은희 기자 나왔는데요.

이게 아이들이 아직 다 자라지 않아서 그럴 것 같은데, 그럼 어떻게 해야 되나요?

<기자 멘트>

아이들이 정말 싫거나 나쁜 상황에 닥쳤을 때 감정을 심하게 표현할 수 있죠.

이럴 때 부모들이 '그런 말 하는 게 아니야' 나무라는 건 좋지 않습니다.

아이가 자칫 마음의 문을 닫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아이한테 그랬구나, 왜 그런 각이 들었어? 하고 기분을 풀도록 해야 자존감 높은 아이로 자란다고 합니다.

부모에게 좋은 모습만 보이는 아이, 실은 속내를 표현 못하는 착한 아이 증후군일지도 모릅니다.

내 아이의 진짜 마음, 들여다보세요.

<리포트>

각박한 경쟁 사회, 우리 아이들 역시 바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데요.

학원 가라, 숙제 하라, 이런저런 요구에도 부모의 뜻대로 잘 따라와 주는 아이들, 정말 괜찮은 걸까요?

평소 얌전하고 착해서 부모님 속을 한 번도 썩인 적 없다는 7살 지민이.

정리정돈도 척척, 뭐든 알아서 잘하는 아이라서 지민이에게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밖에서 놀다 들어온 지민이 얼굴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엄마는 무척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친구가 때리는데도 그냥 맞고만 있었다는데요.

진단 결과, 지민이는 착한 아이 증후군으로, 개선이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손석한(정신과 전문의) : "자기의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는다, 뭔가 싫은 얘기를 하지 않는다는 증상을 주된 호소로 방문을 하는데요. 사실 아이와 얘기를 하다 보면 착한 아이로 보이기 위해서, 좋은 아이로 보이기 위해서 자신의 진짜 감정을 참는 경우가 확인이 됩니다."

착한 아이 증후군의 경우, 주변의 칭찬과 인정을 받기 위해 솔직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의 가면을 쓰게 됩니다.

<인터뷰> 권수영(상담코치학 교수) : "착한 아이 증후군을 가진 아이들은 대부분 착하고자 하는 욕구가 너무 강하기 때문에 내면의 욕구를 상대방에게 못 드러내는 거죠. 내가 이걸 드러내면 다른 사람이 분명히 싫어할 거야, 나는 인정받지 못하고 칭찬받지 못할 거야 하는 강박관념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두려움을 가지게 되는 거죠."

문제는 겉으로 드러나는 게 아니라, 아이의 감춰진 속마음인데요.

9살 아들의 마음이 궁금한 주부가 자녀와 함께 병원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김경희(가명) : "약간 소극적인 것 같기도 하고 학교에서도 친구들에게 자기 의견을 잘 말할 수 있는지 걱정이 돼서......."

착하고 순종적인 아이지만, 늘 주눅 들어 있는 모습에 걱정이 앞서는 엄마.

몇 가지 검사를 통해서 아들의 상태를 알아보기로 했는데요.

<인터뷰> "부정적인 대답이 기대되는 건 전부 다 없다고. (네, 거의 표현을 안 해요.) 불안하다, 슬프다 이런 표현을 전혀 안 해요. 착한 아이 증후군에 상당히 해당되는..."

병원을 찾지 않았더라면 아이의 상태를 알 수 없었겠죠.

자녀가 평소 소심하고 얌전하다면 착한 아이 증후군, 점검해 보는 게 좋은데요.

다음의 자가진단표를 확인해 보고 몇가지나 해당되나 세어보세요.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지 못한다.

이유 없이 신체적 증상이 생긴다.

부모의 눈치를 살핀다.

자기주장 능력이 부족하다.

자신감이 없다.

이 중 4개 이상 해당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습니다.

<인터뷰> 손석한(정신과 전문의) : "부정적 감정을 언어로 잘 표현하게끔 지지해주고 받아주고 격려해주는 어디서 싫다고 말해, 왜 짜증이야 가 아니라 싫은 이유, 짜증 난 이유를 충분히 듣는 부모의 대응이 착한 아이 증후군을 막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착한 아이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요령!

가정에서 함께 하기 좋은 놀이법을 소개해 드립니다.

대화 상자를 만드는 건데요.

<인터뷰> 김재훈(미술 심리치료사) : "감정 표현하는 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상자라는 공간을 이용해서 얘기할 거고요."

대화 상자에 감정을 표현하는 말들을 써서 담고요.

내 기분이 어땠는지, 솔직한 대화를 나누면 자연스럽게 정서적 교감이 이루어집니다.

<녹취> " 그건 누구 거지? (엄마 것. 엄마 왜 이렇게 썼어요?) 할아버지께 인사를 잘 안 해서 화가 났어."

<인터뷰> 김재훈(미술 심리치료사) : "어떻게 보면 아이에게 부정적인 감정이라 느낄 수 있는데요, 그 감정을 엄마가 가졌었고 그게 나쁜 게 아니라는 걸 아이가 느낄 수 있게 어떤 상황이었는지, 그래서 엄마가 그 슬픈 마음을 어떻게 회복했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부모님이 자녀를 대하는 평소 태도가 가장 중요한데요.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거나 명령하지 않도록 하고요.

야단을 치거나 칭찬을 할 때에는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 줘야 합니다.

착한 아이 증후군이 계속되면 어른이 돼서도 거절 못하는 사람, 싫은 소리 못하는 사람, 소극적인 사람이 될 수 있어 어린 시절의 감정 공유가 꼭 필요합니다.

<인터뷰> 권수영(상담코치학 교수) :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욕구나 느낌을 헤아리려는 부모님의 태도인데, 내가 꾸미지않더라도, 착한 척하지 않더라도 엄마 아빠가 내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주는 경험을 많이 축적한 아이들이 세상에 나가서도 자존감이 높은 아이, 사회생활도 잘할 수 있고 누가 뭐라고 해도 당당하게 자신을 내세울 수 있는 아이, 그런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 할 수 있다는 거죠."

부모님의 뜻에 순종하는 착한 아이, 실상은 마음을 숨기고 외로움과 두려움에 떨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의 마음을 잘 읽어주고 소통하는 부모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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