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김정은 ‘바닥 군심’ 잡기 총력

입력 2013.11.09 (08:07) 수정 2013.11.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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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훈련 중 사망한 해군 장병들의 묘지를 직접 참배하는 사진이 공개됐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2일) :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전투임무 수행 중에 희생된 조선인민군 해군 제790부대 용사들의 묘를 찾으셨습니다."

해군이 숨진 사건을 외부에 알린 것도 이례적이지만, 북한 최고 권력자가 훈련 중 사망한 일반 병사 묘지를 참배한 건 더 파격적인 행보였다.

김정은은 병사들의 묘비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2일) :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는 용사들의 묘를 이토록 바라보시다가 “묘비에는 묘주의 이름이 있어야지, 이 동무들의 묘주는 내가 되겠소. 묘비에 나의 이름을 써 넣으시오. 묘주의 이름까지 써 놓아야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릴 것 같소” 라고 절절이 말씀하시었습니다."

북한 해군 790부대는 지난 해 2월, 김정은이 한 차례 시찰했던 곳이기도 하다.

조선중앙통신은 790 부대의 작전 수행 군함이 지난달 중순 쯤 침몰했다고 보도했는데, 묘비사진을 미뤄볼 때, 약 20명 내외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숨진 병사들의 묘를 찾은 의도는 뭘까?

<인터뷰> 박병광(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이 그렇게 예외적으로 전사자의 묘를 직접 참배했다고 하는 것은 아마도 이제 군의 바닥 민심을 다지기 위한, 즉 군의 어떤 충성심을 견인하고 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그런 의도에서 시도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흔들리고 있는 군심을 잡기 위한 김정은 정권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0월 22일부터 이틀간 평양에서 열린 ‘제 4회 중대장, 중대정치지도원 대회’만 봐도 북한 지도부가 얼마나 군 단속에 나서고 있는지 알 수 있다.

13년 만에 열린 중대장대회에서 김정은은 개회사와 폐회사까지 도맡아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녹취> 중앙조선TV(10월 25일) :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전체 대회 참가자들이 당의 믿음과 기대에 맞게 인민군대의 세포이며 기본전투단위인 중대를 강화해 나갈 때 백두산 혁명 강군의 위용이 더욱 높이 떨쳐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시고 이번 대회가 중대강화에 전군을 불러일으키는 역사적 이정표가 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하시면서 대회 개회를 선언하시었습니다."

북한 군 내에서 중대장은 병사들에 대한 지휘권을 가진 최하위 간부이며, 정치지도원은 군대내의 사상 사업을 맡고 있다.

<녹취> 중앙조선TV(10월 25일) : "중대장, 중대정치지도원들이 병사들의 맏형, 맏누이가 되어 중대를 군인들의 정든 고향집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에서 많은 개선을 가져옴으로써 전군이 진정한 동지부대, 전우부대로 굳건히 다져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렇듯 군의 ‘초급 간부’들을 통해 밑바닥 군심을 잡아 군 전체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녹취> 중앙조선TV(10월 25일) : '이들의 얼굴마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원수님의 주위에 굳게 뭉쳐 주체혁명 위업 선군혁명위업에 최후 승리를 이룩해나가는 백두산 혁명당군의 불패전투적 위력을 만천하에 과시하게 될 영광의 대회에 참가하는 영예와 긍지가 한껏 어려 있었습니다."

<인터뷰> 강철환(북한전략센터 대표) : "바닥 단위의 최고 책임자인 중대 정치지도원과 정치 중대장을 함께 불러서 중대 하부 단위, 이 하부 단위의 어떤 군심을 다독이면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그런 뜻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군심을 단속할 정도로 북한 군 내부의 기강해이가 심각한 걸까?

국내 한 연구기관이 최근 발표한 ‘북한군의 기강 해이 실태’만 보더라도 그 실상을 짐작할 수 있다.

북한과 중국 국경지역의 군인들은 돈을 받고 주민들의 탈북을 도와주거나, 마약거래와 밀수를 눈감아준다.

그리고 군 부대배치와 승진, 휴가에도 돈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뤄진다고 한다.

심지어 군사 기밀 자료들은 고액으로 거래될 정도다.

군대의 식량이 충분하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당에 대한 충성심보다 돈벌이에 혈안이 돼있는 게 요즘 북한군의 현실이다.

<인터뷰> 박병광(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 "북한군에서 나타나는 기강 해이라는 것은 대체로 보면 그 형태가 다양한데 간부들의 직권 남용, 그리고 군수 물자의 착복과 유용, 그리고 또 부대 내에서의 탈영이나 구타, 음주, 대민 접촉 시에 손해를 끼치는 일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들어 탈북자들 가운데 북한군 내부사정을 담은 문서를 가지고 오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한다.

북한 지도부에서도 이런 심각성을 깨닫고 대대적인 군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북한군의 기강이 이처럼 흔들리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사실, 북한군의 부정부패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김정일 정권에서 막대한 권력을 지닌 군부의 비리관행은 뿌리 깊게 만연돼왔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경제난이 극심해진 이후로 군 배급이 원활하지 못하자 기강 해이문제가 더 드러나게 됐다.

북한 경제난 악화, 군에도 직접 영향 최근에는 굶주림으로 인한 탈영병 수가 많아 통제가 어려울 지경이라고 한다.

북한의 고질적인 경제난이 전 방위적으로 확대되면서 군도 예외가 될 순 없었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전반적으로 북한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북한군 내의 식량난이 상당히 심각합니다. 어느 정도냐면 거의 강냉이밥에 소금국 정도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군에 들어가면 영양실조 환자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러니까 부모들이 자식이 군대 가면 이제 영양실조를 가장 우려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고요. "

김정은 정권 이후, 군이 아닌 당으로의 권력이동도 주목할 수 있다.

‘선군정치’를 표방한 김정일 시대에 막대한 권력을 쥐고 있던 군부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터뷰> 강철환(북한전략센터 대표) : "김정일 시대에도 그랬었는데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는 과거 절대 파워가 무너지면서 그 가운데 생기는 기강 해이들이 많죠. 자의적인 어떤 행위라든지..."

군부의 핵심권력이었던 리영호 전 총참모장이 해임되고, 비 군부인사인 최룡해가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임명되면서 상대적으로 군의 영향력이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인민군 핵심 4개 보직인 총참모장과 인민무력부장, 작전국장은 수시로 교체돼 김정은 집권 2년 만에 모두 바뀌었다.

또한 김정은은 군부 인사들의 계급승진을 이용해 군 길들이기를 해왔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군 내부의 상태가 김정일 체제만큼 안정적이지 않다. 그러니까 새로운 인물들의 충성도나 결속력은 아직 미약하고, 또 엘리트 교체 과정에서 군부의 불만이 상당히 심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

군의 권력을 축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김정은 정권에서 군은 대단히 중요한 세력 기반이다.

북한 민심은 김정은 체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정은은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켜 ‘민심’ 공략에 나섰다.

군뿐만이 아니라,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하는 기층조직대회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5년 만에 열린 ‘당세포 비서대회’

<녹취>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제 4회 당세포 비서대회) : "주체혁명의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우리 당을 더욱 강화하고 강성국가 건설을 힘있게 다그치는데서 당세포의 위치와 역할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당세포는 당원들의 당 생활 거점이고, 군중 속에 뻗어있는 당의 말단신경이며 당 정책 관철의 척후대입니다. 당세포만 강하면 그 어떤 역경 속에서도 당이 흔들리지 않으며, 이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고 못해낼 일이 없습니다. "

노동당 최 말단 간부들이 대규모로 참석한 당 세포 비서대회를 통해, 당의 기층조직을 강화하려 했다.

또 지난 2월에는 ‘전국 3대혁명소조원 열성자회의’를 7월에는 전승절을 맞아 한국전에 참전한 노병들을 초청했고, 지난해에는 청년과 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를 열기도 했다

김정은은 이러한 기층조직대회를 통해 북한 사회 밑바닥부터 1인체제의 권력 안정화를 시도하고 있다.

군을 장악하려는 김정은의 보여주기 식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인 경제난을 해결하지 않고 정서적으로 민심을 쓰다듬는 김정은 식 군심 잡기가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들이 많다.

<인터뷰> 강철환(북한전략센터 대표) : "지금 파격적인 어떤 스킨십을 김정은이 하고 있지만 이건 단기 효과에요. 결과적으로 인민들이 생활할 수 있는 기본적인 생활 경제를 받쳐주지 않으면 이런 쇼는 한계가 있다.그래서 이 개혁개방을 흉내만 낼 것이 아니라 정말 중국식으로 완전한 변화를 해서 개인들의 어떤 소득을 인정해주고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완벽하게 도입이 되면 불만이 해결될 수가 있죠."

김정은 집권 2년차, 아직 김정은의 리더십을 평가하기엔 이르다.

김정은의 ‘바닥 군심’ 잡기 전략이 군부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북한 전 사회로 확산돼 정권의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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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김정은 ‘바닥 군심’ 잡기 총력
    • 입력 2013-11-09 08:11:27
    • 수정2013-11-09 09: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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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훈련 중 사망한 해군 장병들의 묘지를 직접 참배하는 사진이 공개됐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2일) :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전투임무 수행 중에 희생된 조선인민군 해군 제790부대 용사들의 묘를 찾으셨습니다."

해군이 숨진 사건을 외부에 알린 것도 이례적이지만, 북한 최고 권력자가 훈련 중 사망한 일반 병사 묘지를 참배한 건 더 파격적인 행보였다.

김정은은 병사들의 묘비에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2일) :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는 용사들의 묘를 이토록 바라보시다가 “묘비에는 묘주의 이름이 있어야지, 이 동무들의 묘주는 내가 되겠소. 묘비에 나의 이름을 써 넣으시오. 묘주의 이름까지 써 놓아야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릴 것 같소” 라고 절절이 말씀하시었습니다."

북한 해군 790부대는 지난 해 2월, 김정은이 한 차례 시찰했던 곳이기도 하다.

조선중앙통신은 790 부대의 작전 수행 군함이 지난달 중순 쯤 침몰했다고 보도했는데, 묘비사진을 미뤄볼 때, 약 20명 내외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숨진 병사들의 묘를 찾은 의도는 뭘까?

<인터뷰> 박병광(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이 그렇게 예외적으로 전사자의 묘를 직접 참배했다고 하는 것은 아마도 이제 군의 바닥 민심을 다지기 위한, 즉 군의 어떤 충성심을 견인하고 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그런 의도에서 시도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흔들리고 있는 군심을 잡기 위한 김정은 정권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0월 22일부터 이틀간 평양에서 열린 ‘제 4회 중대장, 중대정치지도원 대회’만 봐도 북한 지도부가 얼마나 군 단속에 나서고 있는지 알 수 있다.

13년 만에 열린 중대장대회에서 김정은은 개회사와 폐회사까지 도맡아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녹취> 중앙조선TV(10월 25일) :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전체 대회 참가자들이 당의 믿음과 기대에 맞게 인민군대의 세포이며 기본전투단위인 중대를 강화해 나갈 때 백두산 혁명 강군의 위용이 더욱 높이 떨쳐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시고 이번 대회가 중대강화에 전군을 불러일으키는 역사적 이정표가 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하시면서 대회 개회를 선언하시었습니다."

북한 군 내에서 중대장은 병사들에 대한 지휘권을 가진 최하위 간부이며, 정치지도원은 군대내의 사상 사업을 맡고 있다.

<녹취> 중앙조선TV(10월 25일) : "중대장, 중대정치지도원들이 병사들의 맏형, 맏누이가 되어 중대를 군인들의 정든 고향집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에서 많은 개선을 가져옴으로써 전군이 진정한 동지부대, 전우부대로 굳건히 다져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렇듯 군의 ‘초급 간부’들을 통해 밑바닥 군심을 잡아 군 전체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녹취> 중앙조선TV(10월 25일) : '이들의 얼굴마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원수님의 주위에 굳게 뭉쳐 주체혁명 위업 선군혁명위업에 최후 승리를 이룩해나가는 백두산 혁명당군의 불패전투적 위력을 만천하에 과시하게 될 영광의 대회에 참가하는 영예와 긍지가 한껏 어려 있었습니다."

<인터뷰> 강철환(북한전략센터 대표) : "바닥 단위의 최고 책임자인 중대 정치지도원과 정치 중대장을 함께 불러서 중대 하부 단위, 이 하부 단위의 어떤 군심을 다독이면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그런 뜻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군심을 단속할 정도로 북한 군 내부의 기강해이가 심각한 걸까?

국내 한 연구기관이 최근 발표한 ‘북한군의 기강 해이 실태’만 보더라도 그 실상을 짐작할 수 있다.

북한과 중국 국경지역의 군인들은 돈을 받고 주민들의 탈북을 도와주거나, 마약거래와 밀수를 눈감아준다.

그리고 군 부대배치와 승진, 휴가에도 돈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뤄진다고 한다.

심지어 군사 기밀 자료들은 고액으로 거래될 정도다.

군대의 식량이 충분하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당에 대한 충성심보다 돈벌이에 혈안이 돼있는 게 요즘 북한군의 현실이다.

<인터뷰> 박병광(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 "북한군에서 나타나는 기강 해이라는 것은 대체로 보면 그 형태가 다양한데 간부들의 직권 남용, 그리고 군수 물자의 착복과 유용, 그리고 또 부대 내에서의 탈영이나 구타, 음주, 대민 접촉 시에 손해를 끼치는 일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들어 탈북자들 가운데 북한군 내부사정을 담은 문서를 가지고 오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한다.

북한 지도부에서도 이런 심각성을 깨닫고 대대적인 군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북한군의 기강이 이처럼 흔들리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사실, 북한군의 부정부패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김정일 정권에서 막대한 권력을 지닌 군부의 비리관행은 뿌리 깊게 만연돼왔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경제난이 극심해진 이후로 군 배급이 원활하지 못하자 기강 해이문제가 더 드러나게 됐다.

북한 경제난 악화, 군에도 직접 영향 최근에는 굶주림으로 인한 탈영병 수가 많아 통제가 어려울 지경이라고 한다.

북한의 고질적인 경제난이 전 방위적으로 확대되면서 군도 예외가 될 순 없었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전반적으로 북한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북한군 내의 식량난이 상당히 심각합니다. 어느 정도냐면 거의 강냉이밥에 소금국 정도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군에 들어가면 영양실조 환자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러니까 부모들이 자식이 군대 가면 이제 영양실조를 가장 우려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고요. "

김정은 정권 이후, 군이 아닌 당으로의 권력이동도 주목할 수 있다.

‘선군정치’를 표방한 김정일 시대에 막대한 권력을 쥐고 있던 군부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터뷰> 강철환(북한전략센터 대표) : "김정일 시대에도 그랬었는데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는 과거 절대 파워가 무너지면서 그 가운데 생기는 기강 해이들이 많죠. 자의적인 어떤 행위라든지..."

군부의 핵심권력이었던 리영호 전 총참모장이 해임되고, 비 군부인사인 최룡해가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임명되면서 상대적으로 군의 영향력이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인민군 핵심 4개 보직인 총참모장과 인민무력부장, 작전국장은 수시로 교체돼 김정은 집권 2년 만에 모두 바뀌었다.

또한 김정은은 군부 인사들의 계급승진을 이용해 군 길들이기를 해왔다.

<인터뷰>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군 내부의 상태가 김정일 체제만큼 안정적이지 않다. 그러니까 새로운 인물들의 충성도나 결속력은 아직 미약하고, 또 엘리트 교체 과정에서 군부의 불만이 상당히 심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

군의 권력을 축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김정은 정권에서 군은 대단히 중요한 세력 기반이다.

북한 민심은 김정은 체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정은은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켜 ‘민심’ 공략에 나섰다.

군뿐만이 아니라,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하는 기층조직대회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5년 만에 열린 ‘당세포 비서대회’

<녹취>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제 4회 당세포 비서대회) : "주체혁명의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우리 당을 더욱 강화하고 강성국가 건설을 힘있게 다그치는데서 당세포의 위치와 역할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당세포는 당원들의 당 생활 거점이고, 군중 속에 뻗어있는 당의 말단신경이며 당 정책 관철의 척후대입니다. 당세포만 강하면 그 어떤 역경 속에서도 당이 흔들리지 않으며, 이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고 못해낼 일이 없습니다. "

노동당 최 말단 간부들이 대규모로 참석한 당 세포 비서대회를 통해, 당의 기층조직을 강화하려 했다.

또 지난 2월에는 ‘전국 3대혁명소조원 열성자회의’를 7월에는 전승절을 맞아 한국전에 참전한 노병들을 초청했고, 지난해에는 청년과 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를 열기도 했다

김정은은 이러한 기층조직대회를 통해 북한 사회 밑바닥부터 1인체제의 권력 안정화를 시도하고 있다.

군을 장악하려는 김정은의 보여주기 식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인 경제난을 해결하지 않고 정서적으로 민심을 쓰다듬는 김정은 식 군심 잡기가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들이 많다.

<인터뷰> 강철환(북한전략센터 대표) : "지금 파격적인 어떤 스킨십을 김정은이 하고 있지만 이건 단기 효과에요. 결과적으로 인민들이 생활할 수 있는 기본적인 생활 경제를 받쳐주지 않으면 이런 쇼는 한계가 있다.그래서 이 개혁개방을 흉내만 낼 것이 아니라 정말 중국식으로 완전한 변화를 해서 개인들의 어떤 소득을 인정해주고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완벽하게 도입이 되면 불만이 해결될 수가 있죠."

김정은 집권 2년차, 아직 김정은의 리더십을 평가하기엔 이르다.

김정은의 ‘바닥 군심’ 잡기 전략이 군부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북한 전 사회로 확산돼 정권의 안정화를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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