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숭례문 ‘오락가락’ 기준에 부실 복원

입력 2013.11.26 (07:41) 수정 2013.11.2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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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문화재청이 숭례문 복원 과정에서 복원 기준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이하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문화재청이 까다로운 고증을 거쳤다며 지난 2009년 공개한 현판과 지금 걸린 현판을 비교해봤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청입니다.

2009년 현판의 단청이 분홍색과 푸른색 위주로 칠해진 데 비해 지금 단청은 녹색이 많아 뚜렷이 차이가 납니다.

2009년 현판에 있던 단청 안 꽃 무늬도 지금 현판에서는 사라졌습니다.

취재결과 지난 2009년 현판 단청은 화학 안료로 칠했다가 그 후 천연 안료로 칠을 다시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복원 기준도 마련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판을 복원했다며 국민들에게 공개한 겁니다.

<인터뷰> 최명윤(숭례문종합점검단) : "2009년에 (공개한) 현판은 온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인지, 모든 것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1년 봄, 기와 제작 석 달 만에 돌연 제작 중단을 지시했습니다.

지난 62년 숭례문 보수 공사 때 올렸던 기와를 그대로 생산해달라고 주문했는데 이 기와가 일본식이라는 것을 뒤늦게 안 겁니다.

그런데도 문화재청은 생산했던 기와 3천5백 장 가운데 절반만 폐기하고 나머지는 용마루에 사용했습니다.

결국, 지붕은 전통기와, 용마루는 일본 기와로 복원된 겁니다.

문화재청은 감사원 감사가 진행중이어서 공식입장을 내놓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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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청, 숭례문 ‘오락가락’ 기준에 부실 복원
    • 입력 2013-11-26 07:42:11
    • 수정2013-11-26 08: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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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문화재청이 숭례문 복원 과정에서 복원 기준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이하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문화재청이 까다로운 고증을 거쳤다며 지난 2009년 공개한 현판과 지금 걸린 현판을 비교해봤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청입니다.

2009년 현판의 단청이 분홍색과 푸른색 위주로 칠해진 데 비해 지금 단청은 녹색이 많아 뚜렷이 차이가 납니다.

2009년 현판에 있던 단청 안 꽃 무늬도 지금 현판에서는 사라졌습니다.

취재결과 지난 2009년 현판 단청은 화학 안료로 칠했다가 그 후 천연 안료로 칠을 다시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복원 기준도 마련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판을 복원했다며 국민들에게 공개한 겁니다.

<인터뷰> 최명윤(숭례문종합점검단) : "2009년에 (공개한) 현판은 온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인지, 모든 것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1년 봄, 기와 제작 석 달 만에 돌연 제작 중단을 지시했습니다.

지난 62년 숭례문 보수 공사 때 올렸던 기와를 그대로 생산해달라고 주문했는데 이 기와가 일본식이라는 것을 뒤늦게 안 겁니다.

그런데도 문화재청은 생산했던 기와 3천5백 장 가운데 절반만 폐기하고 나머지는 용마루에 사용했습니다.

결국, 지붕은 전통기와, 용마루는 일본 기와로 복원된 겁니다.

문화재청은 감사원 감사가 진행중이어서 공식입장을 내놓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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