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스틸타카’로 K리그 정상 명장

입력 2013.12.01 (16:21) 수정 2013.12.01 (16: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형님이라고 하기엔 나이 차이가 좀 있지만, 저희들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아시죠."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한 선수에게 황선홍(45) 감독에 대해 평가해달라고 하자 이 같은 답변을 내놨다.

구단 관계자도 "황 감독님이 가끔 무섭고 선수들에게 커보이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친절하고 다정한 분"이라며 황 감독의 지도자상을 '삼촌 리더십'으로 칭한다.

지금도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첫 손에 꼽히는 황 감독은 2007년 부산 아이파크 지휘봉을 잡고 지도자로 첫발을 내디뎠다.

부산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그는 2011시즌부터 '친정팀' 포항에 부임하면서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포항은 황 감독이 1993년 프로에 데뷔해 1998년까지 몸담으며 전성기를 보낸 팀이다. 황선홍은 올해 포항이 창단 40주년을 맞아 선정한 '명예의 전당' 13인에 포함됐다.

축구에서 패스를 비롯한 기술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는 포항에 부임해서도 선수들에게 이 부분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선수들이 체계적인 연습으로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스틸타카'로 불리는 포항의 패스 축구는 이런 황 감독의 지론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정교한 패스 플레이가 지난 시즌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하면서 쉽게 지지 않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을 차지, 지도자 인생 첫 정상을 경험한 황선홍 감독은 올 시즌 구단 재정난으로 인한 '고육지책'으로 외국인 선수 없이 팀을 꾸려야 했다.

시즌을 앞두고 황 감독은 "상위 스플릿 생존이 목표"라는 소박한 목표를 내놨으나 겨우내 담금질해 온 '황선홍표 포항 축구'는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확실한 해결사가 없는 '토종 축구'의 한계가 나타나기도 했으나 황 감독은 선수의 '로테이션'이나 공격진의 위치 변경 등 전술 변화를 통해 위기를 헤쳐나갔다.

시즌 초반부터 어린 선수들을 주전으로 과감하게 기용한 그는 팀의 중원 사령관인 '에이스' 황진성이 무릎 수술을 받고 경기에 나오지 못하자 유소년팀 출신인 신예 김승대를 투입해 단숨에 팀의 주축으로 성장시키기도 했다.

이런 지략은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나온다.

감독으로서 얻고 싶은 수식어를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전략가"라는 답변을 내놓을 정도로 전략을 중시하는 그는 선수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학구파'다.

경기 중 벤치 앞에 서서 수첩을 들고 메모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여기에 스타 선수로서 단맛 쓴맛 다 본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선수를 잘 이해하고 성향을 파악해 팀을 이끌어 간다는 평가도 받는다.

감독 6년차에 정규리그와 FA컵 우승을 동시에 달성하는 '더블'을 지휘하면서 한국 축구의 '차세대 명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황 감독은 "여름을 거치고 상위 스플릿이 시작되면서 위기가 찾아왔는데 그 때를 잘 버텨 여기까지 왔다"면서 "FA컵에서 우승한 것이 고비를 넘기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한 해를 돌아봤다.

올 시즌이 끝나기 전에 일찌감치 구단이 황 감독을 2년 더 붙잡으면서 포항과 그가 앞으로 보여줄 축구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황선홍, ‘스틸타카’로 K리그 정상 명장
    • 입력 2013-12-01 16:21:15
    • 수정2013-12-01 16:46:23
    연합뉴스
"형님이라고 하기엔 나이 차이가 좀 있지만, 저희들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아시죠."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한 선수에게 황선홍(45) 감독에 대해 평가해달라고 하자 이 같은 답변을 내놨다.

구단 관계자도 "황 감독님이 가끔 무섭고 선수들에게 커보이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친절하고 다정한 분"이라며 황 감독의 지도자상을 '삼촌 리더십'으로 칭한다.

지금도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첫 손에 꼽히는 황 감독은 2007년 부산 아이파크 지휘봉을 잡고 지도자로 첫발을 내디뎠다.

부산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그는 2011시즌부터 '친정팀' 포항에 부임하면서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포항은 황 감독이 1993년 프로에 데뷔해 1998년까지 몸담으며 전성기를 보낸 팀이다. 황선홍은 올해 포항이 창단 40주년을 맞아 선정한 '명예의 전당' 13인에 포함됐다.

축구에서 패스를 비롯한 기술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는 포항에 부임해서도 선수들에게 이 부분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선수들이 체계적인 연습으로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스틸타카'로 불리는 포항의 패스 축구는 이런 황 감독의 지론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정교한 패스 플레이가 지난 시즌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하면서 쉽게 지지 않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을 차지, 지도자 인생 첫 정상을 경험한 황선홍 감독은 올 시즌 구단 재정난으로 인한 '고육지책'으로 외국인 선수 없이 팀을 꾸려야 했다.

시즌을 앞두고 황 감독은 "상위 스플릿 생존이 목표"라는 소박한 목표를 내놨으나 겨우내 담금질해 온 '황선홍표 포항 축구'는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확실한 해결사가 없는 '토종 축구'의 한계가 나타나기도 했으나 황 감독은 선수의 '로테이션'이나 공격진의 위치 변경 등 전술 변화를 통해 위기를 헤쳐나갔다.

시즌 초반부터 어린 선수들을 주전으로 과감하게 기용한 그는 팀의 중원 사령관인 '에이스' 황진성이 무릎 수술을 받고 경기에 나오지 못하자 유소년팀 출신인 신예 김승대를 투입해 단숨에 팀의 주축으로 성장시키기도 했다.

이런 지략은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나온다.

감독으로서 얻고 싶은 수식어를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전략가"라는 답변을 내놓을 정도로 전략을 중시하는 그는 선수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학구파'다.

경기 중 벤치 앞에 서서 수첩을 들고 메모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여기에 스타 선수로서 단맛 쓴맛 다 본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선수를 잘 이해하고 성향을 파악해 팀을 이끌어 간다는 평가도 받는다.

감독 6년차에 정규리그와 FA컵 우승을 동시에 달성하는 '더블'을 지휘하면서 한국 축구의 '차세대 명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황 감독은 "여름을 거치고 상위 스플릿이 시작되면서 위기가 찾아왔는데 그 때를 잘 버텨 여기까지 왔다"면서 "FA컵에서 우승한 것이 고비를 넘기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한 해를 돌아봤다.

올 시즌이 끝나기 전에 일찌감치 구단이 황 감독을 2년 더 붙잡으면서 포항과 그가 앞으로 보여줄 축구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