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중국 공세적 외교전략, ‘도광양회’에서 ‘주동작위’로?

입력 2013.12.02 (18:00) 수정 2013.12.0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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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일방적으로 선포한 지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폭격기와 항모를 차례로 띄우며 긴장 수위를 높이던 관련국들도 미국 바이든 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중국의 이번 선포가 본격적인 시진핑 중국의 공격적인 외교 정책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으로 가보겠습니다.

김주영 특파원!

<질문> 지난 한 주 중국의 일방적인 선언을 두고 동아시아가 떠들썩했는데.. 우리 정부도 이르면 이번 주 이어도와 홍도, 마라도 등을 포함한 한국방공식별구역 확대안에 대해 관련국들과 협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죠?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군요.

<답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미 지난 달 28일 열린 국방전략대화에서 한국의 구역 조정 요구를 전면 거부한 바 있는 중국이 우리 정부의 새 확장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먼저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의 오늘 발언 들어보시죠.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 "우리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방향에 맞춰서 방공식별구역 문제 정부(개편)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중국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것은 수십년 간 아태지역에서 유지돼 온 미국 중심의 질서를 인정하지 않고 동아시아의 역학관계를 재편하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실리를 따지는 중국이 한국의 요구를 들어주다 보면 주변국들의 빗발치는 요구를 무시할 수 없으리란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질문> 내일 모레로 예정된 시진핑 주석과 미 바이든 부통령과의 회담에선 어떤 얘기가 나올까요?

<답변> 모레 도쿄에서 베이징으로 이동하는 바이든 미국 부통령, 시진핑 국가주석, 리위안차오 부주석 등과 '연쇄 회담'을 통해 중국 측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만,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언은 시진핑 주석이 직접 결정한 사안인 만큼 두 나라가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구요.

다만 지난 주말 미 국무부, 성명을 통해 국제선 항공기들이 외국의 통보 요구에 응할 것을 권고했는데 이는 사실상 중국 정부의 방침을 따르겠다는 것인 만큼 한동안 고조됐던 충돌 분위기를 잠시 가라앉히고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게 아니냐는 게 중론입니다.

<질문> 이번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국제관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외교의 기본 틀이 주동작위, 즉 "해야할 일은 주도적으로 한다"는 방침으로 본격 전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김주영 특파원, 1980년대 숨어서 몰래 힘을 기른다는 뜻의 소극적 외교노선 '도광양회'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볼 수 있을까요?

<답변> 그렇습니다.

1978년 개혁 개방 이후 경제 발전에 주력하기 위해 대외 마찰을 피하려던 중국 외교의 목표가 서서히 초강대국으로서의 위상에 맞추어 변화하는 모양샙니다.

작년 12월 시진핑 주석의 중국 외교가 세계 규칙의 '추종자'에서 '제정자'로 변하고 있다는 발언 역시 같은 맥락인데요.

홍콩 주간지 '아주주간'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은 후진타오 지도부 시절부터 논의가 있었던 문제였지만 결단을 내린 것은 결국 시진핑 주석이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이 본격적인 대외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질문> 최근 중국에서는 이런 흐름에 맞춰 국방 정책의 노선도 바꾸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지요?

<답변> 그렇습니다.

삼중전회 이후 본격적인 '칼대기'에 나선 시진핑 주석, 공산혁명 이후 처음으로 군대를 개혁해 효율적으로 군을 장악하는 동시에 미일 두 나라와 동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구요.

중국의 쉬치량 부주석은 지난 달 말 군 개혁에 관해 작성한 자료에서 향후 해군과 공군, 제2포병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질문> 주동작위, 대국굴기를 외치고 있는 중국.

본격적으로 외부를 향해 나갈 채비를 마친 것 같네요. 한편 오늘 새벽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달 착륙에 도전했습니다.

중국의 달 탐사위성 창어, 오늘 새벽 쓰촨성에서 발사에 성공했는데요. 그 소식도 좀 전해주시죠.

<답변> 네. 오늘 새벽 쓰촨성의 시창 위성발사센터는 창어 3호를 쏘아올린 지 50분만에 발사 성공을 선언했습니다.

12월 중순 창어 3호가 달에 착륙하면 창어가 싣고 간 달 표면 탐사차량 '옥토끼호'는 달 표면과 지질구조를 관측해 관련 자료를 지구로 전송하게 됩니다.

지난 2007년 창어 1호를 시작으로 3호까지 발사에 성공한 중국, 비록 우주개발에 있어 후발주자였지만 최근엔 유럽과 일본을 제치고 미러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G2의 경제력을 기본으로 한 우주산업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경우 머지않아 미국을 앞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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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2-02 18:13:43
    • 수정2013-12-02 18:34:43
    글로벌24
<앵커 멘트>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일방적으로 선포한 지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폭격기와 항모를 차례로 띄우며 긴장 수위를 높이던 관련국들도 미국 바이든 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중국의 이번 선포가 본격적인 시진핑 중국의 공격적인 외교 정책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으로 가보겠습니다.

김주영 특파원!

<질문> 지난 한 주 중국의 일방적인 선언을 두고 동아시아가 떠들썩했는데.. 우리 정부도 이르면 이번 주 이어도와 홍도, 마라도 등을 포함한 한국방공식별구역 확대안에 대해 관련국들과 협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죠?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군요.

<답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미 지난 달 28일 열린 국방전략대화에서 한국의 구역 조정 요구를 전면 거부한 바 있는 중국이 우리 정부의 새 확장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먼저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의 오늘 발언 들어보시죠.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 "우리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방향에 맞춰서 방공식별구역 문제 정부(개편)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중국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것은 수십년 간 아태지역에서 유지돼 온 미국 중심의 질서를 인정하지 않고 동아시아의 역학관계를 재편하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실리를 따지는 중국이 한국의 요구를 들어주다 보면 주변국들의 빗발치는 요구를 무시할 수 없으리란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질문> 내일 모레로 예정된 시진핑 주석과 미 바이든 부통령과의 회담에선 어떤 얘기가 나올까요?

<답변> 모레 도쿄에서 베이징으로 이동하는 바이든 미국 부통령, 시진핑 국가주석, 리위안차오 부주석 등과 '연쇄 회담'을 통해 중국 측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만,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언은 시진핑 주석이 직접 결정한 사안인 만큼 두 나라가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구요.

다만 지난 주말 미 국무부, 성명을 통해 국제선 항공기들이 외국의 통보 요구에 응할 것을 권고했는데 이는 사실상 중국 정부의 방침을 따르겠다는 것인 만큼 한동안 고조됐던 충돌 분위기를 잠시 가라앉히고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게 아니냐는 게 중론입니다.

<질문> 이번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국제관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외교의 기본 틀이 주동작위, 즉 "해야할 일은 주도적으로 한다"는 방침으로 본격 전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김주영 특파원, 1980년대 숨어서 몰래 힘을 기른다는 뜻의 소극적 외교노선 '도광양회'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고 볼 수 있을까요?

<답변> 그렇습니다.

1978년 개혁 개방 이후 경제 발전에 주력하기 위해 대외 마찰을 피하려던 중국 외교의 목표가 서서히 초강대국으로서의 위상에 맞추어 변화하는 모양샙니다.

작년 12월 시진핑 주석의 중국 외교가 세계 규칙의 '추종자'에서 '제정자'로 변하고 있다는 발언 역시 같은 맥락인데요.

홍콩 주간지 '아주주간'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은 후진타오 지도부 시절부터 논의가 있었던 문제였지만 결단을 내린 것은 결국 시진핑 주석이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이 본격적인 대외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질문> 최근 중국에서는 이런 흐름에 맞춰 국방 정책의 노선도 바꾸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지요?

<답변> 그렇습니다.

삼중전회 이후 본격적인 '칼대기'에 나선 시진핑 주석, 공산혁명 이후 처음으로 군대를 개혁해 효율적으로 군을 장악하는 동시에 미일 두 나라와 동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구요.

중국의 쉬치량 부주석은 지난 달 말 군 개혁에 관해 작성한 자료에서 향후 해군과 공군, 제2포병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질문> 주동작위, 대국굴기를 외치고 있는 중국.

본격적으로 외부를 향해 나갈 채비를 마친 것 같네요. 한편 오늘 새벽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달 착륙에 도전했습니다.

중국의 달 탐사위성 창어, 오늘 새벽 쓰촨성에서 발사에 성공했는데요. 그 소식도 좀 전해주시죠.

<답변> 네. 오늘 새벽 쓰촨성의 시창 위성발사센터는 창어 3호를 쏘아올린 지 50분만에 발사 성공을 선언했습니다.

12월 중순 창어 3호가 달에 착륙하면 창어가 싣고 간 달 표면 탐사차량 '옥토끼호'는 달 표면과 지질구조를 관측해 관련 자료를 지구로 전송하게 됩니다.

지난 2007년 창어 1호를 시작으로 3호까지 발사에 성공한 중국, 비록 우주개발에 있어 후발주자였지만 최근엔 유럽과 일본을 제치고 미러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G2의 경제력을 기본으로 한 우주산업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경우 머지않아 미국을 앞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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