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10억 유로 나치 약탈 그림…그림은 누구에게로?

입력 2013.12.02 (18:11) 수정 2013.12.0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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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러시아 화가 샤갈의 '우화적 풍경'.

마티스의 '안락의자에 앉은 여인'.

낭만주의의 거장, 들라크루아의 연필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정권에 몰수당한 뒤 사라졌던 그림들인데요 .

최근 이 작품들을 포함한 1200점이 넘는 명화들이 무더기로 세상에 나왔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실제 소유주를 찾아주는 일이 간단치 않다고 합니다. 고민하는 독일 정부의 속내를 알아봅니다.

박수현 기자

<질문> 이 대단한 작품들이 독일의 한 허름한 아파트에서 무더기로 나왔었지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16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많은 거장들의 그림이 80세 노인의 집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사실이 최근 드러났습니다.

지난달 4일이죠 독일 시사주간지 포쿠스는 뮌헨의 한 허름한 아파트에서 10억 유로, 우리 돈 무려 1조 4300억 원에 달하는 나치 약탈 미술품 1500점이 발견된 사실을 특종 보도했습니다.

독일 사법당국의 추후 집계 결과 1280점으로 알려졌는데요 마티스, 피카소, 샤갈의 작품들을 포함해 70년 넘게 존재를 감췄던 걸작들의 생환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녹취> 메이크 호프만(베를린자유대 예술역사학자)

<질문> 어떤 작품들이 숨겨져 있었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답변> 121점의 표구된 그림과 1285점의 표구 안 된 그림이 발견됐는데요..

유화와 잉크화, 연필화, 수채화, 판화 등 종류도 다양하구요 저명한 작가의 미공개작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삭줍기’로 유명한 프랑스 화가 장-프랑수아 밀레의 ‘수확하는 농부들’입니다.

우리에겐 ‘절규’로 유명한 노르웨이 화가 뭉크의 판화도 발견됐고요.

오토 그리벨의 유화 식탁 앞의 아이’도 보입니다.

독일 정부는 작품의 목록과 사진을 인터넷 사이트에 점차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 어마어마한 양의 작품들이 어떻게 한 노인의 집에서 잠자고 있었던 것이죠?

<답변> 예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예술 파괴 운동에 앞장섰던 한 미술 거래상이 수집해 아들에게 물려줬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나치는 인종 이론을 근거로 나치의 이상과 합치하지 않는 예술을 ‘퇴폐예술’로 낙인찍어 압수하고 파괴했습니다.

여기에 앞장섰던 힐데브란드 구를리트란 인물이 이중 일부를 빼돌려 외아들인 코넬리우스에게 물려준 것이지요

지난해 2월, 코넬리우스가 우연히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발견된 것입니다.

<질문> 그런데 독일 정부는 지난해 이 그림들을 압수하고도 왜 최근까지 숨겨온 것이죠?

<답변> '포쿠스'에 따르면 그림들에 대한 엄청난 소유권 분쟁이 예상돼 섣불리 공개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작품을 즉각 공개하라는 유대인 단체의 요구와 언론 여론이 높아지자 그제서야 조사의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녹취> 독일 정부 대변인 : "퇴폐 예술품, 나치 약탈 예술품 전문가들을 파견해 조사를 돕고 있습니다."

<질문> 나치가 약탈한 예술품이라면 그전 소유자를 찾아서 돌려주면 될텐데..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닌가봐요.. 이번 그림들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답변> 상당수 작품은 원주인을 찾지 못할 수도 있는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점치고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1998년 맺은 워싱턴 협약에 따라, 나치가 약탈한 문화재를 원 소유 국가나 기관에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19039년대 '퇴폐 예술 압류법'으로 압수해 공공 미술관 소유로 해버렸던 작품들은 그 이전 주인들이 소유권을 행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또 이번에 발견된 미술품의 경우, 현행법상으로는 ‘개인 재산’이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녹취> 뤼디거 마흘로

‘과거사 청산의 모범국가’로 알려진 독일이지만, 유독 나치 약탈 예술품의 반환 문제에 있어서는 소극적인 자세를 많이 드러내는데요.

이번 사건이 어떻게 해결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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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2-02 18:15:49
    • 수정2013-12-02 18:34:44
    글로벌24
<앵커 멘트>

러시아 화가 샤갈의 '우화적 풍경'.

마티스의 '안락의자에 앉은 여인'.

낭만주의의 거장, 들라크루아의 연필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정권에 몰수당한 뒤 사라졌던 그림들인데요 .

최근 이 작품들을 포함한 1200점이 넘는 명화들이 무더기로 세상에 나왔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실제 소유주를 찾아주는 일이 간단치 않다고 합니다. 고민하는 독일 정부의 속내를 알아봅니다.

박수현 기자

<질문> 이 대단한 작품들이 독일의 한 허름한 아파트에서 무더기로 나왔었지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16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많은 거장들의 그림이 80세 노인의 집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사실이 최근 드러났습니다.

지난달 4일이죠 독일 시사주간지 포쿠스는 뮌헨의 한 허름한 아파트에서 10억 유로, 우리 돈 무려 1조 4300억 원에 달하는 나치 약탈 미술품 1500점이 발견된 사실을 특종 보도했습니다.

독일 사법당국의 추후 집계 결과 1280점으로 알려졌는데요 마티스, 피카소, 샤갈의 작품들을 포함해 70년 넘게 존재를 감췄던 걸작들의 생환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녹취> 메이크 호프만(베를린자유대 예술역사학자)

<질문> 어떤 작품들이 숨겨져 있었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답변> 121점의 표구된 그림과 1285점의 표구 안 된 그림이 발견됐는데요..

유화와 잉크화, 연필화, 수채화, 판화 등 종류도 다양하구요 저명한 작가의 미공개작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삭줍기’로 유명한 프랑스 화가 장-프랑수아 밀레의 ‘수확하는 농부들’입니다.

우리에겐 ‘절규’로 유명한 노르웨이 화가 뭉크의 판화도 발견됐고요.

오토 그리벨의 유화 식탁 앞의 아이’도 보입니다.

독일 정부는 작품의 목록과 사진을 인터넷 사이트에 점차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질문> 이 어마어마한 양의 작품들이 어떻게 한 노인의 집에서 잠자고 있었던 것이죠?

<답변> 예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예술 파괴 운동에 앞장섰던 한 미술 거래상이 수집해 아들에게 물려줬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나치는 인종 이론을 근거로 나치의 이상과 합치하지 않는 예술을 ‘퇴폐예술’로 낙인찍어 압수하고 파괴했습니다.

여기에 앞장섰던 힐데브란드 구를리트란 인물이 이중 일부를 빼돌려 외아들인 코넬리우스에게 물려준 것이지요

지난해 2월, 코넬리우스가 우연히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발견된 것입니다.

<질문> 그런데 독일 정부는 지난해 이 그림들을 압수하고도 왜 최근까지 숨겨온 것이죠?

<답변> '포쿠스'에 따르면 그림들에 대한 엄청난 소유권 분쟁이 예상돼 섣불리 공개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작품을 즉각 공개하라는 유대인 단체의 요구와 언론 여론이 높아지자 그제서야 조사의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녹취> 독일 정부 대변인 : "퇴폐 예술품, 나치 약탈 예술품 전문가들을 파견해 조사를 돕고 있습니다."

<질문> 나치가 약탈한 예술품이라면 그전 소유자를 찾아서 돌려주면 될텐데..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닌가봐요.. 이번 그림들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답변> 상당수 작품은 원주인을 찾지 못할 수도 있는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점치고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1998년 맺은 워싱턴 협약에 따라, 나치가 약탈한 문화재를 원 소유 국가나 기관에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19039년대 '퇴폐 예술 압류법'으로 압수해 공공 미술관 소유로 해버렸던 작품들은 그 이전 주인들이 소유권을 행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또 이번에 발견된 미술품의 경우, 현행법상으로는 ‘개인 재산’이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녹취> 뤼디거 마흘로

‘과거사 청산의 모범국가’로 알려진 독일이지만, 유독 나치 약탈 예술품의 반환 문제에 있어서는 소극적인 자세를 많이 드러내는데요.

이번 사건이 어떻게 해결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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