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영암 F1대회 중단 위기

입력 2013.12.07 (07:45) 수정 2013.12.0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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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진 해설위원]

세계적인 자동차 스포츠 성지가 되겠다던 전라남도의 꿈이 위기를 맞았습니다. 영암 F1, 국제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 코리아 그랑프리가 내년 대회를 열수 없게 된 것입니다.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개최권료를 깎아달라고 했다가 내년 일정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2천15년 내후년 개최 여지는 남아있다지만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F1 한국대회는 처음부터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전라남도는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지난 2천6년에 F1을 유치했습니다. 국비를 제대로 지원받지 못한 채 경주장 건설과 운영비 등으로 7천 4백억 원이 투입됐고, 그 가운데 도비만 5천 6백억원을 썼습니다. 그런데다 2천10년 첫 대회 이후 4년 동안 천 9백억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개최권료 였습니다. F1 운용사에 대회 때마다 내야하는 개최권료는 지난해만해도 5백억원을 넘었습니다. 반면에 입장권 수입은 절반에도 못 미쳐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입니다.

무리한 국제대회 유치로 후유증이 심각한 지방자치단체는 전남뿐만이 아닙니다. 내년 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르는 인천시는 주경기장 건설 등에 1조7천억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국비지원은 30%에도 못미쳐 재정이 파탄 위기로 몰리고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조성한 알펜시아리조트는 무려 9천억 원이 넘는 부채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는 단체장의 치적쌓기용으로 일단 유치하고 보자며 밀어붙인 결괍니다. 지방의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행사 유치는 정치적 결정에서 벗어나 파급효과와 재정 등을 면밀히 고려해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국비 지원도 더 이상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화려한 행사 뒤에 따르게 될 어두운 부채의 그림자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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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자동차 스포츠 성지가 되겠다던 전라남도의 꿈이 위기를 맞았습니다. 영암 F1, 국제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 코리아 그랑프리가 내년 대회를 열수 없게 된 것입니다.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개최권료를 깎아달라고 했다가 내년 일정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2천15년 내후년 개최 여지는 남아있다지만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F1 한국대회는 처음부터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전라남도는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지난 2천6년에 F1을 유치했습니다. 국비를 제대로 지원받지 못한 채 경주장 건설과 운영비 등으로 7천 4백억 원이 투입됐고, 그 가운데 도비만 5천 6백억원을 썼습니다. 그런데다 2천10년 첫 대회 이후 4년 동안 천 9백억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개최권료 였습니다. F1 운용사에 대회 때마다 내야하는 개최권료는 지난해만해도 5백억원을 넘었습니다. 반면에 입장권 수입은 절반에도 못 미쳐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입니다.

무리한 국제대회 유치로 후유증이 심각한 지방자치단체는 전남뿐만이 아닙니다. 내년 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르는 인천시는 주경기장 건설 등에 1조7천억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국비지원은 30%에도 못미쳐 재정이 파탄 위기로 몰리고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조성한 알펜시아리조트는 무려 9천억 원이 넘는 부채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는 단체장의 치적쌓기용으로 일단 유치하고 보자며 밀어붙인 결괍니다. 지방의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행사 유치는 정치적 결정에서 벗어나 파급효과와 재정 등을 면밀히 고려해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국비 지원도 더 이상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화려한 행사 뒤에 따르게 될 어두운 부채의 그림자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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