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 “작은 핵전쟁에도 20억 명 굶어”

특정 지역에서만 소규모로 진행되는 제한적인 핵전쟁으로도 전세계에서 20억명 이상을 기아 상태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는 보고서 '핵 기근: 20억명이 위기에' 등을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 소규모 핵전쟁이 일어날 경우의 기후변화 등 영향을 예측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의사회는 보고서에서 히로시마급 핵무기 100개 안팎이 사용되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핵 전쟁이 인도와 파키스탄 간에 발생했다고 가정했습니다

이 경우 핵무기 양은 전 세계 핵무기 2만개 가운데 0.5%에 불과하지만 핵전쟁 발발 일주일 만에 폭발과 대규모 화재, 방사선 노출 등에 따른 사망자만 2천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또 핵무기 폭발 여파로 공기 중에 퍼져 나가는 낙진 등 방사성 입자가 500만t에 달하는데, 이 입자가 대기 중에서 태양광을 차단해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핵전쟁 이후 수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이 떨어지고 주요 곡창지대의 곡물 생산량이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된다는 결괍니다.

이런 대규모 식량 감소로 13억 중국인들을 비롯해 개도국 국민 8억7천만명,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에서 3억명 등이 위기에 놓이게 되며 굶주림을 겪는 사람은 20억 명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습니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이끈 이라 헬판드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 공동대표는 "전세계 지도자들은 핵무기를 사용하면 어떤 상황에 이르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본부를 둔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는 전세계 62개국의 의사 등 의료계 종사자들이 모여 핵무기 반대 운동을 펼치는 비영리 단체로 핵무기 위험을 널리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1985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