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독·불, 민간교류·공동교과서 화해 물꼬

입력 2013.12.12 (21:29) 수정 2013.12.1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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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일관계 진단과 해법을 모색해보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120년 역사 한 해 7백만명이 찾는 에펠탑은 프랑스의 상징이자 국가적 자존심이죠.

1940년 파리를 점령한 히틀러는 이 에펠탑에서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프랑스인들에게는 이보다 더한 치욕이 없었습니다.

이 장면이 상징하듯 프랑스와 독일은 서로 민족적 원수였습니다.

지난 200년 동안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네 차례나 치렀으니까요.

한국-일본보다 더 반목하고 불신했던 두 나라 어떻게 화해와 협력을 이뤄냈을까요?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 궁입니다.

50년 전 바로 이곳에서 두 나라는 동서냉전과 유럽통합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극적으로 화해를 했습니다.

바로 '엘리제 조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엘리제 조약으로 두 나라는 민간차원에서부터 교류와 협력의 물꼬를 트며 정치적인 화해로 나아갔습니다.

조약 체결 50주년을 기념해 공동으로 발간한 우표에 두 나라는 이제 서로를 연인으로 그릴만큼 각별해졌습니다.

민간과 청소년 교류에서부터 시작한 두 나라의 화해!

한일 관계 미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데요.

도쿄 홍수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한.일 갈등이 최고조였던 지난 8월, 경남 남해와 아와지섬, 양국의 섬마을 학생들이 친선 축구경기를 가졌습니다.

<인터뷰> 日 아와지섬 대표 : "양국의 대표라는 자부심을 갖고 매 게임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올해로 5년째. 함께 땀흘리고, 두 지역의 특산물과 음식을 나누며 우정도 깊어집니다.

유도 강국 청소년들간의 대결.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시간입니다.

한.일 청소년 40명이 참가하는 유도교류는 26년째로, 숱한 외교적 갈등에도 한 번도 거른 적이 없습니다.

<인터뷰> 아오키(日도치기현 한일친선협회장) :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건 스포츠.문화입니다. 민간외교의 큰 기둥이라고 생각합니다."

얼어붙은 정치와 별개로 지방자치단체간 교류는 180여건이 이어지고 있고, 지난해에만 550만 명이 양국을 오갔습니다.

저변에서 양국간 다리역할을 하는 민간교류는 한일 월드컵과 한류 붐을 계기로 급증했습니다.

<인터뷰> 심동섭(주일 한국문화원장) : "정치는 어려워도 문화.청소년 등 각종 교류는 계속되야 한다는게 한.일양국정부의 생각이고요."

정치와 역사 갈등이 커질수록 더 깊고 다양한 민간교류를 지속시킬 정부간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해보입니다.

<리포트>

지난 2006년, 독일과 프랑스 교육부 장관이 손을 맞잡았습니다.

두 나라 공동 역사교과서가 3년여의 진통 끝에 나온 것인데요

공동교과서는 '역사'라는 제목부터 두 나라 언어로 병기됐습니다.

330여 쪽 분량에, 1945년 이후 양국의 현대사를 다루고 있는데요,

민감한 정치적 사안 등 전체 내용의 20%는 끝내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합의하지 못한 사안은 두 나라의 입장을 함께 제시해 놓았습니다.

한국과 일본도 지난 2001년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공동 역사연구위원회를 발족해 2005년 보고서를 낸 바 있습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달 한일 공동 역사 교과서 발간을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도 공식적으로 환영의 뜻을 밝혀 단초는 이미 마련돼 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의 경험이 보여주듯 한일 양국은 민간교류를 넘어 정부간 역사대화의 접점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일만 남았습니다.

KBS 뉴스 이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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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독·불, 민간교류·공동교과서 화해 물꼬
    • 입력 2013-12-12 21:29:35
    • 수정2013-12-12 22: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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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진단과 해법을 모색해보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120년 역사 한 해 7백만명이 찾는 에펠탑은 프랑스의 상징이자 국가적 자존심이죠.

1940년 파리를 점령한 히틀러는 이 에펠탑에서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프랑스인들에게는 이보다 더한 치욕이 없었습니다.

이 장면이 상징하듯 프랑스와 독일은 서로 민족적 원수였습니다.

지난 200년 동안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네 차례나 치렀으니까요.

한국-일본보다 더 반목하고 불신했던 두 나라 어떻게 화해와 협력을 이뤄냈을까요?

프랑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 궁입니다.

50년 전 바로 이곳에서 두 나라는 동서냉전과 유럽통합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극적으로 화해를 했습니다.

바로 '엘리제 조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엘리제 조약으로 두 나라는 민간차원에서부터 교류와 협력의 물꼬를 트며 정치적인 화해로 나아갔습니다.

조약 체결 50주년을 기념해 공동으로 발간한 우표에 두 나라는 이제 서로를 연인으로 그릴만큼 각별해졌습니다.

민간과 청소년 교류에서부터 시작한 두 나라의 화해!

한일 관계 미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데요.

도쿄 홍수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한.일 갈등이 최고조였던 지난 8월, 경남 남해와 아와지섬, 양국의 섬마을 학생들이 친선 축구경기를 가졌습니다.

<인터뷰> 日 아와지섬 대표 : "양국의 대표라는 자부심을 갖고 매 게임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올해로 5년째. 함께 땀흘리고, 두 지역의 특산물과 음식을 나누며 우정도 깊어집니다.

유도 강국 청소년들간의 대결.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시간입니다.

한.일 청소년 40명이 참가하는 유도교류는 26년째로, 숱한 외교적 갈등에도 한 번도 거른 적이 없습니다.

<인터뷰> 아오키(日도치기현 한일친선협회장) :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건 스포츠.문화입니다. 민간외교의 큰 기둥이라고 생각합니다."

얼어붙은 정치와 별개로 지방자치단체간 교류는 180여건이 이어지고 있고, 지난해에만 550만 명이 양국을 오갔습니다.

저변에서 양국간 다리역할을 하는 민간교류는 한일 월드컵과 한류 붐을 계기로 급증했습니다.

<인터뷰> 심동섭(주일 한국문화원장) : "정치는 어려워도 문화.청소년 등 각종 교류는 계속되야 한다는게 한.일양국정부의 생각이고요."

정치와 역사 갈등이 커질수록 더 깊고 다양한 민간교류를 지속시킬 정부간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해보입니다.

<리포트>

지난 2006년, 독일과 프랑스 교육부 장관이 손을 맞잡았습니다.

두 나라 공동 역사교과서가 3년여의 진통 끝에 나온 것인데요

공동교과서는 '역사'라는 제목부터 두 나라 언어로 병기됐습니다.

330여 쪽 분량에, 1945년 이후 양국의 현대사를 다루고 있는데요,

민감한 정치적 사안 등 전체 내용의 20%는 끝내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합의하지 못한 사안은 두 나라의 입장을 함께 제시해 놓았습니다.

한국과 일본도 지난 2001년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공동 역사연구위원회를 발족해 2005년 보고서를 낸 바 있습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달 한일 공동 역사 교과서 발간을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도 공식적으로 환영의 뜻을 밝혀 단초는 이미 마련돼 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의 경험이 보여주듯 한일 양국은 민간교류를 넘어 정부간 역사대화의 접점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일만 남았습니다.

KBS 뉴스 이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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