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마지 못해 ‘건성 박수’” 죄목 총동원

입력 2013.12.13 (21:06) 수정 2013.12.13 (21:3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밖에 장성택이 처형된 죄목 가운데 하나는 화폐개혁 실패를 배후 조종 했다는 겁니다.

북한은 지난 2009년 구권 백 원을 1원으로 교환하는 화폐개혁을 단행했다가 실패했는데요.

물가 폭등으로 민심 이반이 심각해지면서 책임자였던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을 처형했고 이번엔 장성택의 죄목으로도 규정했습니다.

또, 나선경제무역지대 사업에서는 장성택이 50년 기한으로 외국에 땅을 파는 매국 행위를 저질렀다고 명시했습니다.

외국 도박장을 출입하고 자신의 비밀 금고에서 460여 만 유로, 우리 돈 67억여 원을 꺼내 탕진했다는 죄목도 덧씌워졌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는 추잡한 사진을 유포하고 자본문의 문화를 확산시켰다는 점도 명시했습니다.

북한의 경제정책 실패와 문란해진 사회 질서의 모든 책임을 장성택에게 전가한 셈입니다.

북한은 또 장성택이 김일성과 김정일 우상화 작업에 소극적이었다는 죄목도 추가했습니다.

더 나아가 김정은 앞에서 박수를 건성건성쳤다는 것도 죄목에 추가했는데요.

이중근 기자가 자세히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2월 김정일 생일 70년을 맞아 열린 중앙보고대회.

김정은을 비롯해 노동당과 북한군의 주요인사들이 모두 참석했고, 두달 전 사망한 김정일의 업적을 추켜세우는 연설이 잇따릅니다.

<녹취> 김영남 :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일 동지의 혁명사상은 그 독창성과 과학성으로 하여..."

연설이 멈출 때마다 참석자들은 온 힘을 다해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칩니다.

하지만 주석단에 앉은 장성택은 다소 귀찮은 듯한 표정으로 성의없이 박수를 칩니다.

힘있게 박수를 치는 사람들 속에서 박수를 치며 딴 곳을 쳐다보는 장성택의 모습이 노출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이 가운데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오른 제3차 당대표자회 장면을 들어, 장성택 사형 판결의 죄목으로 명시했습니다.

<녹취> "열광적인 환호로 끓어번질 때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서서 건성건성 박수를 치면서 오만불손하게 행동하여 우리 군대와 인민의 치솟는 분노를 자아냈다.

북한은 장성택이 김정은 체제가 공고해질수록 권력을 탈취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했음을 스스로 인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이중근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앵커&리포트] “마지 못해 ‘건성 박수’” 죄목 총동원
    • 입력 2013-12-13 21:07:50
    • 수정2013-12-13 21:38:26
    뉴스 9
<앵커 멘트>

이밖에 장성택이 처형된 죄목 가운데 하나는 화폐개혁 실패를 배후 조종 했다는 겁니다.

북한은 지난 2009년 구권 백 원을 1원으로 교환하는 화폐개혁을 단행했다가 실패했는데요.

물가 폭등으로 민심 이반이 심각해지면서 책임자였던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을 처형했고 이번엔 장성택의 죄목으로도 규정했습니다.

또, 나선경제무역지대 사업에서는 장성택이 50년 기한으로 외국에 땅을 파는 매국 행위를 저질렀다고 명시했습니다.

외국 도박장을 출입하고 자신의 비밀 금고에서 460여 만 유로, 우리 돈 67억여 원을 꺼내 탕진했다는 죄목도 덧씌워졌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는 추잡한 사진을 유포하고 자본문의 문화를 확산시켰다는 점도 명시했습니다.

북한의 경제정책 실패와 문란해진 사회 질서의 모든 책임을 장성택에게 전가한 셈입니다.

북한은 또 장성택이 김일성과 김정일 우상화 작업에 소극적이었다는 죄목도 추가했습니다.

더 나아가 김정은 앞에서 박수를 건성건성쳤다는 것도 죄목에 추가했는데요.

이중근 기자가 자세히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2월 김정일 생일 70년을 맞아 열린 중앙보고대회.

김정은을 비롯해 노동당과 북한군의 주요인사들이 모두 참석했고, 두달 전 사망한 김정일의 업적을 추켜세우는 연설이 잇따릅니다.

<녹취> 김영남 :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일 동지의 혁명사상은 그 독창성과 과학성으로 하여..."

연설이 멈출 때마다 참석자들은 온 힘을 다해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칩니다.

하지만 주석단에 앉은 장성택은 다소 귀찮은 듯한 표정으로 성의없이 박수를 칩니다.

힘있게 박수를 치는 사람들 속에서 박수를 치며 딴 곳을 쳐다보는 장성택의 모습이 노출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이 가운데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오른 제3차 당대표자회 장면을 들어, 장성택 사형 판결의 죄목으로 명시했습니다.

<녹취> "열광적인 환호로 끓어번질 때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서서 건성건성 박수를 치면서 오만불손하게 행동하여 우리 군대와 인민의 치솟는 분노를 자아냈다.

북한은 장성택이 김정은 체제가 공고해질수록 권력을 탈취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했음을 스스로 인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이중근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