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더 이상 논란 없게

입력 2013.12.17 (07:34) 수정 2013.12.1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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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관 객원 해설위원]

“올해 실시된 내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3점짜리 문제는 오류”라는 수험생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사법당국이 ‘이유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문제가 된 문항에 대해 수험생들이 교과서의 범위를 벗어나 신문 등을 통해 알게 된 통계자료로 문제를 풀었다고 볼 증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교육당국은 이틀 뒤로 다가온 정시원서 접수를 비롯한 올해 대입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당국은 한숨 돌렸지만 문제가 이대로 끝난 것은 아닙니다. 문제를 제기한 수험생들의 항소가 이뤄질 경우, 논란은 계속 이어집니다. 항소심에서 승소할 경우, 수험생들은 자신이 지원해 불합격한 대학을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이번 사태는 개운찮은 후유증을 적잖이 남겼습니다. 당국의 대처방식이 관료적이었다는 비판이 먼저 제기됩니다. 문제된 문항이 “최근의 시사적 흐름과 통계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견해가 제기됐을 때, 전문가들의 자문을 충분히 받고 문제해결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법정으로 가져갔다는 비판입니다. “정답을 맞춘 응시생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예정대로 채점결과를 발표한 당국의 조처가, 신중한 문제 해결이라기보다는 사태가 초래할 혼란이 두려워 내린 결정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교육과정평가원이 소송을 진행하면서 정부 공인 법무공단을 두고 민간 대형 로펌의 변호사들을 대거 선임한 사실도 논란거리였습니다. 출제 오류 여부를 다투는 수험생을 상대로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면서 과잉 대응한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이번 판결로 큰 혼란은 피하게 됐지만, 출제 오류가 수년마다 되풀이 되는 수능관리의 문제점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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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2-17 07:36:12
    • 수정2013-12-17 07: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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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관 객원 해설위원]

“올해 실시된 내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 3점짜리 문제는 오류”라는 수험생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사법당국이 ‘이유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문제가 된 문항에 대해 수험생들이 교과서의 범위를 벗어나 신문 등을 통해 알게 된 통계자료로 문제를 풀었다고 볼 증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교육당국은 이틀 뒤로 다가온 정시원서 접수를 비롯한 올해 대입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당국은 한숨 돌렸지만 문제가 이대로 끝난 것은 아닙니다. 문제를 제기한 수험생들의 항소가 이뤄질 경우, 논란은 계속 이어집니다. 항소심에서 승소할 경우, 수험생들은 자신이 지원해 불합격한 대학을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이번 사태는 개운찮은 후유증을 적잖이 남겼습니다. 당국의 대처방식이 관료적이었다는 비판이 먼저 제기됩니다. 문제된 문항이 “최근의 시사적 흐름과 통계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견해가 제기됐을 때, 전문가들의 자문을 충분히 받고 문제해결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법정으로 가져갔다는 비판입니다. “정답을 맞춘 응시생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예정대로 채점결과를 발표한 당국의 조처가, 신중한 문제 해결이라기보다는 사태가 초래할 혼란이 두려워 내린 결정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교육과정평가원이 소송을 진행하면서 정부 공인 법무공단을 두고 민간 대형 로펌의 변호사들을 대거 선임한 사실도 논란거리였습니다. 출제 오류 여부를 다투는 수험생을 상대로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면서 과잉 대응한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이번 판결로 큰 혼란은 피하게 됐지만, 출제 오류가 수년마다 되풀이 되는 수능관리의 문제점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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