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사무장들, 허위 문서로 110억 건물 유치권 따내

입력 2013.12.1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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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사무장들이 서류를 조작해 유치권이라는 법적 권리를 악용, 110억원짜리 건물을 차지하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용역회사 직원들을 동원, 건물주와 유치권을 놓고 다투다가 폭력 사태에 대비해 출동한 경찰이 정당한 권리를 방해한다며 고소하는 배짱까지 과시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2009년 4월 한 재미교포는 시가 70억원짜리 의정부시내 자신의 땅에 A빌딩을 신축했다. 중국요리 전문점으로 의정부지역에서는 꽤 알려진 건물이다.

그러나 이듬해 9월 공사비 12억원과 대출금 50억원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경매에 넘어갔다.

당시 변호사 사무장이던 김모(43)씨 등 2명은 이 건물에 눈독을 들였다.

이들은 110억원짜리 건물을 50억원 이하에 낙찰받으려는 계획을 짰고 역시 변호사 사무장이던 또 다른 김모(47)씨 등 3명이 도왔다.

이들은 이 빌딩에 들어가 난동을 부리는 수법으로 경매를 6∼7차례 유찰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곤 마지막 경매 때 41억5천만원을 써내고 자신들의 것으로 만드는 것을 확신했다.

그러나 생각도 못했던 박모(50)씨가 나타나 이들의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다. 이 빌딩은 박씨가 51억원에 낙찰받았다.

막대한 이익을 눈앞에서 놓친 김씨는 법률 지식을 활용, 유치권이라는 법적 권리를 악용했다.

김씨 등은 지난 9월 A빌딩 내부에 12억원 상당의 공사를 했다는 내용의 8장짜리 가짜 계약서를 법원과 자산관리공사에 내고 유치권을 신청해 받아냈다.

이후 용역 직원 19명을 동원해 박씨를 쫓아내고 A빌딩을 점유, 내부 집기 등을 파손하면서 박씨에게 "10억원을 내놓으면 물러나겠다"고 협박했다.

박씨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용역을 동원해 빌딩 지키기에 나섰다.

충돌이 예상되자 경찰은 현장에 나가 양 측이 고용한 용역 직원들을 해산시켰다.

김씨 등은 이 과정에서 '경찰이 정당한 유치권 행사를 방해했다'며 경찰을 고소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황당했다. 김씨 등이 제출한 8장짜리 계약서가 모두 가짜였기 때문이다.

면허만 있고 실적이 거의 없는 건설업체를 찾아 대표 몰래 공사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법원과 자산관리공사도 깜빡 속아 유치권을 내준 것으로 밝혀졌다.

아무런 권리가 없는 김씨 등이 다년 간 변호사 사무장 일을 하며 알게 된 법적 지식을 악용, 2년 간 경매를 방해하고 고작 8장짜리 허위 계약서로 유치권까지 행사한 간 큰 사기가 배짱 고소로 결국 들통난 것이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서류를 위조해 유치권을 주장하고 건물주를 협박하거나 내부 집기를 파손한 혐의(사기미수 등)로 김씨와 경매 전문 브러커 김모(57·여)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다른 김씨와 용역회사 직원 19명 등 21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우모(54)씨를 쫓고 있다.

두 김씨는 경찰 수사 이후 변호사 사무장 직을 내놨다.

경찰은 김씨가 허위 서류로 유치권을 행사 중인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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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 사무장들, 허위 문서로 110억 건물 유치권 따내
    • 입력 2013-12-17 09:18:33
    연합뉴스
변호사 사무장들이 서류를 조작해 유치권이라는 법적 권리를 악용, 110억원짜리 건물을 차지하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용역회사 직원들을 동원, 건물주와 유치권을 놓고 다투다가 폭력 사태에 대비해 출동한 경찰이 정당한 권리를 방해한다며 고소하는 배짱까지 과시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2009년 4월 한 재미교포는 시가 70억원짜리 의정부시내 자신의 땅에 A빌딩을 신축했다. 중국요리 전문점으로 의정부지역에서는 꽤 알려진 건물이다. 그러나 이듬해 9월 공사비 12억원과 대출금 50억원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경매에 넘어갔다. 당시 변호사 사무장이던 김모(43)씨 등 2명은 이 건물에 눈독을 들였다. 이들은 110억원짜리 건물을 50억원 이하에 낙찰받으려는 계획을 짰고 역시 변호사 사무장이던 또 다른 김모(47)씨 등 3명이 도왔다. 이들은 이 빌딩에 들어가 난동을 부리는 수법으로 경매를 6∼7차례 유찰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곤 마지막 경매 때 41억5천만원을 써내고 자신들의 것으로 만드는 것을 확신했다. 그러나 생각도 못했던 박모(50)씨가 나타나 이들의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다. 이 빌딩은 박씨가 51억원에 낙찰받았다. 막대한 이익을 눈앞에서 놓친 김씨는 법률 지식을 활용, 유치권이라는 법적 권리를 악용했다. 김씨 등은 지난 9월 A빌딩 내부에 12억원 상당의 공사를 했다는 내용의 8장짜리 가짜 계약서를 법원과 자산관리공사에 내고 유치권을 신청해 받아냈다. 이후 용역 직원 19명을 동원해 박씨를 쫓아내고 A빌딩을 점유, 내부 집기 등을 파손하면서 박씨에게 "10억원을 내놓으면 물러나겠다"고 협박했다. 박씨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용역을 동원해 빌딩 지키기에 나섰다. 충돌이 예상되자 경찰은 현장에 나가 양 측이 고용한 용역 직원들을 해산시켰다. 김씨 등은 이 과정에서 '경찰이 정당한 유치권 행사를 방해했다'며 경찰을 고소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황당했다. 김씨 등이 제출한 8장짜리 계약서가 모두 가짜였기 때문이다. 면허만 있고 실적이 거의 없는 건설업체를 찾아 대표 몰래 공사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법원과 자산관리공사도 깜빡 속아 유치권을 내준 것으로 밝혀졌다. 아무런 권리가 없는 김씨 등이 다년 간 변호사 사무장 일을 하며 알게 된 법적 지식을 악용, 2년 간 경매를 방해하고 고작 8장짜리 허위 계약서로 유치권까지 행사한 간 큰 사기가 배짱 고소로 결국 들통난 것이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서류를 위조해 유치권을 주장하고 건물주를 협박하거나 내부 집기를 파손한 혐의(사기미수 등)로 김씨와 경매 전문 브러커 김모(57·여)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다른 김씨와 용역회사 직원 19명 등 21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우모(54)씨를 쫓고 있다. 두 김씨는 경찰 수사 이후 변호사 사무장 직을 내놨다. 경찰은 김씨가 허위 서류로 유치권을 행사 중인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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