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범 부부에 할머니부터 검사까지 ‘온정’

입력 2013.12.17 (13:04) 수정 2013.12.1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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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도한 부부 돕기 위해 전국각지 온 기부품

17일 오전 광주 동부 경찰서에서 지난 9일 세 살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 마트에서 절도행각을 벌인 부부에게 기부물품이 전달되고 있다. 세 살 아이를 위해 절도한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진 이후 검사, 할머니, 경찰, 롯데백화점 등 각계각층에서 보내온 기부금과 기부물품이 광주 동부경찰서에 잇따라 전달됐다. [사진 = 연합뉴스]

실직 후 신용불량자 상태에 시달린 끝에 세 살 아이 양육을 위해 마트에서 물건을 훔친 부부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전국각지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절박한 상황에 내몰려 절도범이 된 부모는 제주도 할머니부터 현직 부장검사까지 전국 각계각층이 보낸 온정에 정성스레 쓴 편지로 화답했다.

A(33)씨 부부는 지난 9일 광주의 모 대형마트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350만원의 물품을 훔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세 살 남자아이의 부모인 이들은 최근 직장을 잃고 신용불량자까지 돼 생계가 막막해지자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 물품을 훔친 것.

훔친 물건 대부분은 달걀, 과자, 참치통조림, 만두 등 음식물이거나 아이신발, 옷가지, 샴푸 등 생활용품이었다.

사연이 알려지자 광주 동부경찰서에는 이들을 돕고싶다는 전화가 빗발쳤고 전국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경찰서로 금품과 생활용품을 보내왔다.

쌀, 과자, 라면, 화장지에서부터 아이 학용품, 내복, 신발까지 수많은 정성이 답지했다.

제주도에 사는 한 할머니는 손자 생일 선물로 받은 신발, 과자 등 생필품 등을 차곡차곡 담은 선물 상자를 소포로 보내왔다.

이 할머니는 "부부의 기사를 보고 내 손자가 생각나서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손주의 생일 축하금을 보내드리니 힘내라"고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광주 롯데백화점도 아이의 겨울의류와 생활용품 등 100여만원의 물품을 지원했고 광주광역시 등 지자체도 긴급 생활복지 지원을 하기로 했다.

동부경찰서 직원들도 십시일반 돈을 모아 아이의 부모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서울 중앙지검에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도 온정 대열에 합류했다.

광주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이 검사는 "범죄자를 잡아 가두는 일을 하지만 부부의 사연을 듣고 너무 안타까웠다"며 경찰서에 20만원을 보내왔다.

이렇게 모인 정성은 성금 170만원, 물품 400만원에 이르렀다.

17일 광주 동부경찰서에서 열린 성금 전달식에서 아이 어머니(26)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정성스레 꾹꾹 눌러쓴 편지를 경찰 측에게 전했다.

편지에는 "열심히 살아서 여러분들께 받은 따뜻한 마음과 정을 저희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며 잘살겠다"며 수차례 '죄송하다', '고맙다', '아이를 잘 키우겠다'를 반복해 적었다.

아버지 A씨는 절도범으로 붙잡힌 이후 풀려나자마자 간염을 앓고있어 힘든 몸이지만 건축자재 제조 공장에 취업, 일을 시작했다.

광주 롯데백화점 측이 취업을 제안했지만 완곡히 거절한 그는 물건을 훔친 마트 측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열심히 일해 훔친 물건 값을 갚아나가겠다"고 직접 찾아가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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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도범 부부에 할머니부터 검사까지 ‘온정’
    • 입력 2013-12-17 13:04:52
    • 수정2013-12-17 13:43:01
    연합뉴스
▲ 절도한 부부 돕기 위해 전국각지 온 기부품

17일 오전 광주 동부 경찰서에서 지난 9일 세 살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 마트에서 절도행각을 벌인 부부에게 기부물품이 전달되고 있다. 세 살 아이를 위해 절도한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진 이후 검사, 할머니, 경찰, 롯데백화점 등 각계각층에서 보내온 기부금과 기부물품이 광주 동부경찰서에 잇따라 전달됐다. [사진 = 연합뉴스]

실직 후 신용불량자 상태에 시달린 끝에 세 살 아이 양육을 위해 마트에서 물건을 훔친 부부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전국각지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절박한 상황에 내몰려 절도범이 된 부모는 제주도 할머니부터 현직 부장검사까지 전국 각계각층이 보낸 온정에 정성스레 쓴 편지로 화답했다.

A(33)씨 부부는 지난 9일 광주의 모 대형마트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350만원의 물품을 훔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세 살 남자아이의 부모인 이들은 최근 직장을 잃고 신용불량자까지 돼 생계가 막막해지자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 물품을 훔친 것.

훔친 물건 대부분은 달걀, 과자, 참치통조림, 만두 등 음식물이거나 아이신발, 옷가지, 샴푸 등 생활용품이었다.

사연이 알려지자 광주 동부경찰서에는 이들을 돕고싶다는 전화가 빗발쳤고 전국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경찰서로 금품과 생활용품을 보내왔다.

쌀, 과자, 라면, 화장지에서부터 아이 학용품, 내복, 신발까지 수많은 정성이 답지했다.

제주도에 사는 한 할머니는 손자 생일 선물로 받은 신발, 과자 등 생필품 등을 차곡차곡 담은 선물 상자를 소포로 보내왔다.

이 할머니는 "부부의 기사를 보고 내 손자가 생각나서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손주의 생일 축하금을 보내드리니 힘내라"고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광주 롯데백화점도 아이의 겨울의류와 생활용품 등 100여만원의 물품을 지원했고 광주광역시 등 지자체도 긴급 생활복지 지원을 하기로 했다.

동부경찰서 직원들도 십시일반 돈을 모아 아이의 부모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서울 중앙지검에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도 온정 대열에 합류했다.

광주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이 검사는 "범죄자를 잡아 가두는 일을 하지만 부부의 사연을 듣고 너무 안타까웠다"며 경찰서에 20만원을 보내왔다.

이렇게 모인 정성은 성금 170만원, 물품 400만원에 이르렀다.

17일 광주 동부경찰서에서 열린 성금 전달식에서 아이 어머니(26)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정성스레 꾹꾹 눌러쓴 편지를 경찰 측에게 전했다.

편지에는 "열심히 살아서 여러분들께 받은 따뜻한 마음과 정을 저희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며 잘살겠다"며 수차례 '죄송하다', '고맙다', '아이를 잘 키우겠다'를 반복해 적었다.

아버지 A씨는 절도범으로 붙잡힌 이후 풀려나자마자 간염을 앓고있어 힘든 몸이지만 건축자재 제조 공장에 취업, 일을 시작했다.

광주 롯데백화점 측이 취업을 제안했지만 완곡히 거절한 그는 물건을 훔친 마트 측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열심히 일해 훔친 물건 값을 갚아나가겠다"고 직접 찾아가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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