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회원권·승용차 보유자, 기초연금 못 받는다

<앵커 멘트>

값비싼 회원권이나 차량을 갖고 고급 주택에 사는 노인들은 기초노령연금을 받는 반면, 아파트 경비원 같은 근로소득자는 못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요,

내년 7월부터는 이런 불합리한 일이 사라지게 됩니다.

정부가 소득 인정액 기준을 현실에 맞게 고치기로 했습니다.

남승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촌.

이곳에서 자녀 명의로 된 공시지가 34억 원의 집에 살면서 2천만 원짜리 골프 회원권을 소유한 67세 노인.

매달 9만 6천여 원씩 기초노령연금을 받습니다.

반면, 같은 나이의 아파트 경비원은 다른 재산 없이 매달 130만 원씩 월급을 받는데도 한 푼도 못 받습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 변조) : "야속한 생각이 들죠. 있는 사람이 받는다는 것은 진짜.. 없는 사람을 배려를 해서 양보를 해야죠."

소득 인정액을 일괄 산정하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사치성 재산의 평가액이 축소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가 개선책을 내놨습니다.

골프장이나 콘도 회원권, 고급 차를 가진 경우엔 그 값을 100% 월 소득으로 인정해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자녀 명의로 된 공시지가 14억 원 이상 주택에 사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제외됩니다.

<인터뷰> 유주헌(보건복지부 기초노령연금과장) : "아파트 경비원, 식당종업원, 청소 일 등등을 하시면서 어렵게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대상에 우선적으로 포함시켜서 갈 계획에 있고요."

새로운 소득인정액 산정 기준은 내년 7월 기초연금 지급 때부터 적용됩니다.

또 기초노령연금의 선정기준액은 다음달부터 단독가구 87만 원, 부부가구 139만2천 원으로 상향 조정됩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