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고가 수입 완구’ 인기…국산 완구 활로는?

입력 2013.12.24 (21:17) 수정 2013.12.2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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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장난감 '또봇'입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온라인에서 웃돈까지 얹어서 거래될 정도로 인깁니다.

수입완구로는 덴마크 레고사가 만든 이 장난감이 인기인데요.

올해 한 대형 마트 장난감 매출 순위를 보면 1위부터 10위까지 또봇과 레고 완구의 맞대결 양상인데, 레고 완구가 훨씬 더 많죠.

실제로 국내 완구시장의 2/3를 수입완구가 점령했는데, 가격이 최고 수십만 원에 달해 부모들 어깨를 무겁게 만들고 있습니다.

실제 장난감 가게로 가보실까요?

성탄절을 앞둔 대형마트의 장난감 매장, 어린이들의 눈과 손이 장난감 앞에서 떠날 줄 모릅니다.

<녹취> 엄마/어린이 : "이게 고르다의 고릴라 스트라이커야? 얼마야? (몰라)"

특히 장난감 로봇과 블럭 완구 코너가 인기입니다.

대부분 수입품이지만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친숙한 캐릭터들입니다.

단순한 장난감에서 한발 더 나가 악당을 물리치고 모험을 즐기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찬영(초등학교 3학년) : "여기 친구들하고 제가요, 좋아하는 동물도 많고, 또 이게 갑옷과 무기하고 머신이 멋있어서…"

요즘 가장 인기있는 국산 또봇 장난감 가격은 7~8만 원 수준, 레고가 만든 경쟁제품 가격은 두 배 정도인 15만 원입니다.

더 비싼 장난감은 최고 50만 원에 육박해 부모들이 장난감 매장 앞을 지나기가 겁날 정도입니다.

<인터뷰> 송순옥(서울시 응암동) : "마트에 오면 좀 피해다녀야 되요. 너무 이렇게 가격대가 있다 보니까…"

값이 비싼데도 인기가 많다 보니, 이 대형마트는 올해 수입 완구 매장을 30% 더 늘렸습니다.

<인터뷰> 김형기(00마트 완구판매팀장) : "레고가 닌자고 시리즈, 키마 시리즈, 그리고 여아들을 위한 프랜즈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매출이 좋아졌구요. 더군다나 애니메이션도 방영을 하면서 더 많이 매출이 급증했습니다."

외국완구업체는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만큼 비싼 가격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30년 전 전 세계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양배추인형과 심장이 뛰는 곰인형, 모두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완구였습니다.

1980년대까지 우리나라는 전 세계 장난감의 60%를 생산하는 장난감 왕국이었는데요.

그런데 2002년에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은 역전현상이 생기더니, 이제는 수입이 5억 8천만 달러로 수출보다 8배 이상 많아졌습니다.

한때 잘 나가던 장난감 왕국이 왜 이렇게 된 걸까요?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선진국에서 만든 캐릭터 완구와 교육용 블럭 완구가 인기를 끌었는데, 이런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한 게 큰 원인입니다.

완구회사가 자사 제품을 알리기 위해 만화영화까지 제작하는 등 장난감과 콘텐츠 산업이 융합하는 흐름에서도 뒤지게 된 겁니다.

고가 완구는 선진국에 뒤지고, 중저가 제품은 중국산에 밀리면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게 지금 우리 완구업계의 현실인데요.

잃어버린 장난감 왕국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취재했습니다.

비슷한 듯하면서도 각양각색인 로봇들, 1980년부터 일본에서 출시돼 30년 넘게 생산되고 있는 건담 시리즈인데, 종류만도 만 개가 넘습니다.

이 같은 인기로 아이들의 장난감을 넘어 성인들의 취미, 더 나아가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비결은 바로 애니메이션, 기획 단계부터 애니메이션과 완구에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변신이나 합체가 가능한 제품 디자인을 만든 겁니다.

<인터뷰> 나병윤(서울시 중계본동) : "애니메이션에서 로봇이 날아다니고 변신 하고, 그때 느끼는 경이감을 직접 프라모델을 만들면서 또 느끼는 거죠."

국산 완구인 또봇의 성공도 이런 노력 때문입니다.

문제는 국내 완구 업체는 대부분 규모가 영세해 디자인 역량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인터뷰> 어충경(완구공업 협동조합 전무) : "디자인 개발을 했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고 지금 그 시장의 흐름이 어떤 캐릭터를 접목하느냐에 따라서 그 시장성이 높고 낮음이 결정되고…"

우리 IT 기술도 완구 산업에 접목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미 국내 통신사들은 스마트폰과 결합하거나 각종 IT기기와 연동하는 아동용 로봇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캐릭터와 디자인에 IT기술까지 3박자를 갖춘다면 전 세계 어린이들이 기다리는 성탄절 선물에 한국산 장난감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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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고가 수입 완구’ 인기…국산 완구 활로는?
    • 입력 2013-12-24 21:18:03
    • 수정2013-12-24 22: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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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장난감 '또봇'입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온라인에서 웃돈까지 얹어서 거래될 정도로 인깁니다.

수입완구로는 덴마크 레고사가 만든 이 장난감이 인기인데요.

올해 한 대형 마트 장난감 매출 순위를 보면 1위부터 10위까지 또봇과 레고 완구의 맞대결 양상인데, 레고 완구가 훨씬 더 많죠.

실제로 국내 완구시장의 2/3를 수입완구가 점령했는데, 가격이 최고 수십만 원에 달해 부모들 어깨를 무겁게 만들고 있습니다.

실제 장난감 가게로 가보실까요?

성탄절을 앞둔 대형마트의 장난감 매장, 어린이들의 눈과 손이 장난감 앞에서 떠날 줄 모릅니다.

<녹취> 엄마/어린이 : "이게 고르다의 고릴라 스트라이커야? 얼마야? (몰라)"

특히 장난감 로봇과 블럭 완구 코너가 인기입니다.

대부분 수입품이지만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친숙한 캐릭터들입니다.

단순한 장난감에서 한발 더 나가 악당을 물리치고 모험을 즐기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찬영(초등학교 3학년) : "여기 친구들하고 제가요, 좋아하는 동물도 많고, 또 이게 갑옷과 무기하고 머신이 멋있어서…"

요즘 가장 인기있는 국산 또봇 장난감 가격은 7~8만 원 수준, 레고가 만든 경쟁제품 가격은 두 배 정도인 15만 원입니다.

더 비싼 장난감은 최고 50만 원에 육박해 부모들이 장난감 매장 앞을 지나기가 겁날 정도입니다.

<인터뷰> 송순옥(서울시 응암동) : "마트에 오면 좀 피해다녀야 되요. 너무 이렇게 가격대가 있다 보니까…"

값이 비싼데도 인기가 많다 보니, 이 대형마트는 올해 수입 완구 매장을 30% 더 늘렸습니다.

<인터뷰> 김형기(00마트 완구판매팀장) : "레고가 닌자고 시리즈, 키마 시리즈, 그리고 여아들을 위한 프랜즈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매출이 좋아졌구요. 더군다나 애니메이션도 방영을 하면서 더 많이 매출이 급증했습니다."

외국완구업체는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만큼 비싼 가격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30년 전 전 세계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양배추인형과 심장이 뛰는 곰인형, 모두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완구였습니다.

1980년대까지 우리나라는 전 세계 장난감의 60%를 생산하는 장난감 왕국이었는데요.

그런데 2002년에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은 역전현상이 생기더니, 이제는 수입이 5억 8천만 달러로 수출보다 8배 이상 많아졌습니다.

한때 잘 나가던 장난감 왕국이 왜 이렇게 된 걸까요?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선진국에서 만든 캐릭터 완구와 교육용 블럭 완구가 인기를 끌었는데, 이런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한 게 큰 원인입니다.

완구회사가 자사 제품을 알리기 위해 만화영화까지 제작하는 등 장난감과 콘텐츠 산업이 융합하는 흐름에서도 뒤지게 된 겁니다.

고가 완구는 선진국에 뒤지고, 중저가 제품은 중국산에 밀리면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게 지금 우리 완구업계의 현실인데요.

잃어버린 장난감 왕국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취재했습니다.

비슷한 듯하면서도 각양각색인 로봇들, 1980년부터 일본에서 출시돼 30년 넘게 생산되고 있는 건담 시리즈인데, 종류만도 만 개가 넘습니다.

이 같은 인기로 아이들의 장난감을 넘어 성인들의 취미, 더 나아가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비결은 바로 애니메이션, 기획 단계부터 애니메이션과 완구에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변신이나 합체가 가능한 제품 디자인을 만든 겁니다.

<인터뷰> 나병윤(서울시 중계본동) : "애니메이션에서 로봇이 날아다니고 변신 하고, 그때 느끼는 경이감을 직접 프라모델을 만들면서 또 느끼는 거죠."

국산 완구인 또봇의 성공도 이런 노력 때문입니다.

문제는 국내 완구 업체는 대부분 규모가 영세해 디자인 역량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인터뷰> 어충경(완구공업 협동조합 전무) : "디자인 개발을 했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고 지금 그 시장의 흐름이 어떤 캐릭터를 접목하느냐에 따라서 그 시장성이 높고 낮음이 결정되고…"

우리 IT 기술도 완구 산업에 접목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미 국내 통신사들은 스마트폰과 결합하거나 각종 IT기기와 연동하는 아동용 로봇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캐릭터와 디자인에 IT기술까지 3박자를 갖춘다면 전 세계 어린이들이 기다리는 성탄절 선물에 한국산 장난감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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