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세계는 연말 특수…한국은 내수 침체, 왜?

입력 2013.12.27 (21:17) 수정 2013.12.2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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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미국의 경제 상황이 생각보다 좋아서 내년 성장률 전망을 높이겠다.

최근 IMF 총재가 한 말인 데요, 실제로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은 4.1%로 시장의 전망을 넘는 깜짝 실적이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건 미국 경제의 원동력인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겁니다.

개인소비는 다섯 달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고, 앞으로 경기 전망을 알 수 있는 소비자심리지수도 역시 다섯 달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연말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미국 시장을 뉴욕 박태서 특파원이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새벽 5시, 미국 유통업계의 올해 마지막 세일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연말 세일은 유통업계 한 해 매출의 30%를 차지합니다.

<녹취> 캐티 그래니스(미국 소매협회) : "마지막 떨이 상품들입니다. 70에서 75%까지 대폭 깎아드립니다."

특히 온라인 매출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지난달 추수감사절 연휴 때 백화점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온라인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나 늘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백화점 고객 : "아마존 같은 사이트에서 주로 온라인구매를 많이 하고 있어요."

자동차 업계는 연말특수 대신 연중특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뉴욕의 한 독일자동차 대리점.

요즘 계약하고 새 차 받으려면 석 달을 기다려야 합니다.

<인터뷰> 아우디 뉴욕 매장 관계자 : "경기가 좋아지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신차 판매가 25% 정도 늘었습니다."

미국의 연말 경기는 주식시장에서도 확인됩니다. 양적 완화 축소에도 미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오늘도 미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연말장세를 이어갔습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오른 주가가 다시 소비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좁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소비지출이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자 멘트>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 마트, 지난해보다 크리스마스 매출이 조금 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크리스마스 매출 신장률이 마이너스였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 늘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렇게 좀처럼 열리지 않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백화점과 대형 마트에서는 각종 이름을 건 이런 행사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 7분기 만에 3%대 성장 회복, 경제지표는 좋아지고 있다는데 소비는 왜 이렇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이틀 전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국민들이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소비자심리지수는 107. 기준치 100을 넘어 괜찮은 편인데, 현재 생활형편은 92로 여전히 기준 이하, 특히 앞으로 경기 전망과 소비지출 전망은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정리하면 나라 경제상황은 나아질 것 같은데 내 생활 형편은 나아지질 않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는 겁니다.

그 이유는 뭔지, 소비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장 볼 일이 부쩍 많아진 연말연시, 주부 안정훈씨도 요즘 마트 갈 일이 늘었지만 되도록 지출은 줄이기 위해 애를 씁니다.

이달엔 남편이 연말 상여금도 받아왔지만 통장에 모두 넣었습니다.

<인터뷰> 안정훈(서울 당산동/주부) : "나이를 한살 한살 먹을수록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지죠. 당연히 더 아끼게 되고...아이들한테도 불필요한 건 안 사주게 되고요."

실제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우리 국민의 실질 소득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실질소비는 5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민들이 소득이 늘어도 소비를 안 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노후와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꼽히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불안하다 보니 노후를 위해 저축은 늘리고 소비를 줄인다는 겁니다.

따라서 민간 소비의 침체를 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자리를 계속 늘려야 합니다.

<인터뷰> 이준협(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일-가정 양립을 통해 여성을 다시 일터로 끌어들이고, 일-학업 병행 통해 학생 고용률도 제고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합니다."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높아질 때 늘어나는 일자리는 7만 개가량, 성장이 일자리를 충분히 늘려 소득 증가와 소비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져야 소비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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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세계는 연말 특수…한국은 내수 침체, 왜?
    • 입력 2013-12-27 21:18:40
    • 수정2013-12-27 21: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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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미국의 경제 상황이 생각보다 좋아서 내년 성장률 전망을 높이겠다.

최근 IMF 총재가 한 말인 데요, 실제로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은 4.1%로 시장의 전망을 넘는 깜짝 실적이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건 미국 경제의 원동력인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겁니다.

개인소비는 다섯 달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고, 앞으로 경기 전망을 알 수 있는 소비자심리지수도 역시 다섯 달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연말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미국 시장을 뉴욕 박태서 특파원이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새벽 5시, 미국 유통업계의 올해 마지막 세일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연말 세일은 유통업계 한 해 매출의 30%를 차지합니다.

<녹취> 캐티 그래니스(미국 소매협회) : "마지막 떨이 상품들입니다. 70에서 75%까지 대폭 깎아드립니다."

특히 온라인 매출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지난달 추수감사절 연휴 때 백화점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온라인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나 늘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백화점 고객 : "아마존 같은 사이트에서 주로 온라인구매를 많이 하고 있어요."

자동차 업계는 연말특수 대신 연중특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뉴욕의 한 독일자동차 대리점.

요즘 계약하고 새 차 받으려면 석 달을 기다려야 합니다.

<인터뷰> 아우디 뉴욕 매장 관계자 : "경기가 좋아지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신차 판매가 25% 정도 늘었습니다."

미국의 연말 경기는 주식시장에서도 확인됩니다. 양적 완화 축소에도 미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오늘도 미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연말장세를 이어갔습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오른 주가가 다시 소비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좁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소비지출이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자 멘트>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 마트, 지난해보다 크리스마스 매출이 조금 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크리스마스 매출 신장률이 마이너스였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 늘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렇게 좀처럼 열리지 않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백화점과 대형 마트에서는 각종 이름을 건 이런 행사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 7분기 만에 3%대 성장 회복, 경제지표는 좋아지고 있다는데 소비는 왜 이렇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이틀 전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국민들이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소비자심리지수는 107. 기준치 100을 넘어 괜찮은 편인데, 현재 생활형편은 92로 여전히 기준 이하, 특히 앞으로 경기 전망과 소비지출 전망은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정리하면 나라 경제상황은 나아질 것 같은데 내 생활 형편은 나아지질 않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는 겁니다.

그 이유는 뭔지, 소비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장 볼 일이 부쩍 많아진 연말연시, 주부 안정훈씨도 요즘 마트 갈 일이 늘었지만 되도록 지출은 줄이기 위해 애를 씁니다.

이달엔 남편이 연말 상여금도 받아왔지만 통장에 모두 넣었습니다.

<인터뷰> 안정훈(서울 당산동/주부) : "나이를 한살 한살 먹을수록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지죠. 당연히 더 아끼게 되고...아이들한테도 불필요한 건 안 사주게 되고요."

실제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우리 국민의 실질 소득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실질소비는 5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민들이 소득이 늘어도 소비를 안 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노후와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꼽히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불안하다 보니 노후를 위해 저축은 늘리고 소비를 줄인다는 겁니다.

따라서 민간 소비의 침체를 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자리를 계속 늘려야 합니다.

<인터뷰> 이준협(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일-가정 양립을 통해 여성을 다시 일터로 끌어들이고, 일-학업 병행 통해 학생 고용률도 제고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합니다."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높아질 때 늘어나는 일자리는 7만 개가량, 성장이 일자리를 충분히 늘려 소득 증가와 소비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져야 소비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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