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포청천’ 프로배구 김건태 심판 은퇴

입력 2013.12.29 (16:54) 수정 2013.12.29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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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김건태(61) 심판이 왼손으로 코트 바닥을 가리켰다.

우리카드의 승리를 알리는 동작이자, 김건태 심판이 내리는 마지막 판정이었다.

김건태 심판은 29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경기를 끝으로 심판복을 벗었다.

김건태 심판의 423번째 프로배구 경기 출장이었다.

김건태 심판은 경기 전까지 무척 긴장한 표정이었다.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홀가분하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한다"며 "1985년 배구 심판으로 데뷔했을 때의 기분이다"라고 떨리는 가슴을 억눌렀다.

김건태 심판은 배구 선수(포지션 센터)로 활약하다 은퇴하고 일반 회사에 다니다 1985년 배구 심판에 입문했다.

1987년 국내 A급 심판이 된 그는 1998년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로 국제배구연맹(FIVB) 심판 자격을 얻었다.

20년 동안 국가 간 성인대표팀 경기에서 총 350여 회에서 심판을 맡았고, 주요 국제대회 결승전에서 12회 주심을 봤다.

김건태 심판은 "2003년 브라질과 유고의 월드리그 결승전 경기 주심을 봤는데, 그 경기에서 브라질이 5세트 접전 끝에 31-29로 이겼다"고 떠올리며 "1만명 넘는 관중이 들어서고 세계 47개국에 생중계된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세계클럽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심판을 본 뒤 국제심판 은퇴식을 치렀다.

29일 경기를 끝으로 국내 프로배구에서도 심판 자리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김건태 심판은 프로배구 출범 1년 전인 2004년 연맹 심판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트리플 크라운(서브·블로킹·백어택 각 3개 이상), 비디오판독, 백어택 2점제, 심판 알코올 테스트, 재심요청제도 등을 입안했다.

그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잠시 미소짓던 김건태 심판은 '심판의 애환'을 묻는 질문에 울컥했다.

그는 "모든 종목의 심판이 그러하듯이 심판으로 사는 건 정말 힘들었다. 누구도 심판의 삶을 이해할 수 없다"며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경기에 들어서자 김건태 심판은 평소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판정을 내렸다.

현재 아시아배구연맹(AVC) 심판위원으로 활동하는 김건태 심판은 은퇴 후 후진 양성에 전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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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트 포청천’ 프로배구 김건태 심판 은퇴
    • 입력 2013-12-29 16:54:24
    • 수정2013-12-29 22:29:52
    연합뉴스
프로배구 김건태(61) 심판이 왼손으로 코트 바닥을 가리켰다.

우리카드의 승리를 알리는 동작이자, 김건태 심판이 내리는 마지막 판정이었다.

김건태 심판은 29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경기를 끝으로 심판복을 벗었다.

김건태 심판의 423번째 프로배구 경기 출장이었다.

김건태 심판은 경기 전까지 무척 긴장한 표정이었다.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홀가분하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한다"며 "1985년 배구 심판으로 데뷔했을 때의 기분이다"라고 떨리는 가슴을 억눌렀다.

김건태 심판은 배구 선수(포지션 센터)로 활약하다 은퇴하고 일반 회사에 다니다 1985년 배구 심판에 입문했다.

1987년 국내 A급 심판이 된 그는 1998년 한국인으로는 세 번째로 국제배구연맹(FIVB) 심판 자격을 얻었다.

20년 동안 국가 간 성인대표팀 경기에서 총 350여 회에서 심판을 맡았고, 주요 국제대회 결승전에서 12회 주심을 봤다.

김건태 심판은 "2003년 브라질과 유고의 월드리그 결승전 경기 주심을 봤는데, 그 경기에서 브라질이 5세트 접전 끝에 31-29로 이겼다"고 떠올리며 "1만명 넘는 관중이 들어서고 세계 47개국에 생중계된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세계클럽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심판을 본 뒤 국제심판 은퇴식을 치렀다.

29일 경기를 끝으로 국내 프로배구에서도 심판 자리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김건태 심판은 프로배구 출범 1년 전인 2004년 연맹 심판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트리플 크라운(서브·블로킹·백어택 각 3개 이상), 비디오판독, 백어택 2점제, 심판 알코올 테스트, 재심요청제도 등을 입안했다.

그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잠시 미소짓던 김건태 심판은 '심판의 애환'을 묻는 질문에 울컥했다.

그는 "모든 종목의 심판이 그러하듯이 심판으로 사는 건 정말 힘들었다. 누구도 심판의 삶을 이해할 수 없다"며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경기에 들어서자 김건태 심판은 평소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판정을 내렸다.

현재 아시아배구연맹(AVC) 심판위원으로 활동하는 김건태 심판은 은퇴 후 후진 양성에 전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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