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호주·인도네시아 갈등 고조

입력 2014.01.17 (18:08) 수정 2014.01.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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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글로벌24에선 그동안 '국제 난민' 문제를 여러번 다뤄왔는데요.

남반구에선 호주가 대표적으로 난민들이 많이 몰리는 곳입니다.

특히 강력한 반이민정책을 앞세운 토니 애벗 총리가 지난해 집권했지만, 호주로 향하는 보트피플의 출발지죠?

인도네시아 정부는 호주의 정책에 전혀 협조를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호주 정부가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도청했다는 의혹 때문인데요.

난민과 도청 문제가 얽혀 양국 외교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국제부 기자와 알아봅니다.

유원중 기자!

<질문>
최근 한국 유학생들이 잇따라 변을 당하면서 자주 거론된 곳이 호주인데요.

이 곳도 불법이민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고요?

<답변>
네, 과거 '백호주의'로 유명했던 호주는 90년대와 2천년대 많은 이민과 워킹 홀리데이 유학생을 받아들였죠.

이와 함께 불법이민자도 크게 늘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들어 호주 국민과 이민자들 간의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경제 위기 이후 묻지마 폭행의 피해자로 외국인들이 자주 등장하는가 하면 사회 전반적으로 이민정책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호주 북서부의 보트피플, 즉 해상 난민 문제가 정치 이슈로 떠올랐는데요.

호주 보수파인 자유.국민당 연합의 토니 애벗 대표가 강력한 난민 근절을 주장하며 지난해 9월 새 총리에 당선됐습니다.

<인터뷰> 토니 애벗 총리 : "이민자를 재우고 입히고 먹이고 의료지원도 해줬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그들이 자신들 나라로 돌아가길 원합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강력한 불법난민 근절 정책이 여기저기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구요?

<답변>
토니 애벗 정부는 호주로 향하는 모든 난민선을 철통 같이 막겠다며 해군력까지 동원해 이른바 '자주국경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24시간 해안 경비를 강화하고 난민선이 발견되면 곧바로 출발지인 인도네시아로 돌려보내겠다는 건데요.

또 어렵게 호주 입국에 성공을 해도 이들의 정착을 금지하고 모두 태평양의 가난한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와 나우루 섬에 수용하는 정책을 이미 펴고 있습니다.

이 수용소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지난해 나우루 섬에서는 분노한 난민들이 폭동을 일으켜 여러 명이 부상을 입는 등 국제인권 문제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질문>
호주의 봉쇄작전이 잘 먹히지 않는 것이 인도네시아의 비협조 때문이라는 왜 인도네시아는 비협조적인가요?

<답변>
강력한 난민 봉쇄 작전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구멍이 뚫리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말씀하신대로, 난민들의 출발지인 인도네시아의 협조가 절대적인데,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근 불법 이민을 방조할 정도로 비협조적이기 때문입니다.

<녹취> 뿌르노모 유지안토르(인니 국방장관) : "진전된 것이 없는 만큼, 우린 (호주와의) 합동 군사훈련과 불법 난민선 단속을 중지할 것입니다."

인도네시아가 이렇게 나오는 이유는 지난해 11월 불거진 도청 파문 때문입니다.

호주 언론은 지난 2009년 호주 정부가 인도네시아 유도요노 대통령의 휴대전화 사용 내역과 대통령의 부인을 포함한 측근 인사 9명을 감시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는 즉각 사과를 요구했지만, 애벗 총리는 자국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버티고 있어 시위가 발생하는 등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질문>
양국 관계가 이 정도라면 불법 난민 대책의 실효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은데요.

특히 난민들의 안전문제가 심각할 것 같군요?

<답변>
한쪽에선 난민들이 쉽게 바다로 나갈 수 있는데, 또 다른 한쪽에선 한 명도 발을 못들이게 하겠다고 하니 문제가 안 일어날 수 없을 텐데요.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인근 해상에서 난민들이 탄 배가 침몰해어린이를 포함해 70명 가까운 사람들이사망하거나 실종하는 등 난민선이 침몰에 따른 사망 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있습니다.

또 호주정부가 난민선을 돌려보내기 위해 발포를 하는 등 물리력까지 동원했다는 증언도 나오면서 유엔이 국제난민협약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고 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녹취> 바바 발로치(유엔난민기구 대변인) :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망명자들까지 적절한 대책없이 바다로 돌려 보냈다면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 인근에서 아프리카 난민 300여 명이 숨진 참사, 잘 기억하실 겁니다.

불법 난민들도 인권이 있고 생명은 존중되어야 하는데요,

두 나라의 외교적 갈등이 자칫 벼랑 끝에 몰린 난민들을 다시 사지로 내모는 꼴이 되어선 안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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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호주·인도네시아 갈등 고조
    • 입력 2014-01-17 17:29:53
    • 수정2014-01-17 18:30:26
    글로벌24
<앵커 멘트>

글로벌24에선 그동안 '국제 난민' 문제를 여러번 다뤄왔는데요.

남반구에선 호주가 대표적으로 난민들이 많이 몰리는 곳입니다.

특히 강력한 반이민정책을 앞세운 토니 애벗 총리가 지난해 집권했지만, 호주로 향하는 보트피플의 출발지죠?

인도네시아 정부는 호주의 정책에 전혀 협조를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호주 정부가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도청했다는 의혹 때문인데요.

난민과 도청 문제가 얽혀 양국 외교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국제부 기자와 알아봅니다.

유원중 기자!

<질문>
최근 한국 유학생들이 잇따라 변을 당하면서 자주 거론된 곳이 호주인데요.

이 곳도 불법이민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고요?

<답변>
네, 과거 '백호주의'로 유명했던 호주는 90년대와 2천년대 많은 이민과 워킹 홀리데이 유학생을 받아들였죠.

이와 함께 불법이민자도 크게 늘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들어 호주 국민과 이민자들 간의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경제 위기 이후 묻지마 폭행의 피해자로 외국인들이 자주 등장하는가 하면 사회 전반적으로 이민정책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호주 북서부의 보트피플, 즉 해상 난민 문제가 정치 이슈로 떠올랐는데요.

호주 보수파인 자유.국민당 연합의 토니 애벗 대표가 강력한 난민 근절을 주장하며 지난해 9월 새 총리에 당선됐습니다.

<인터뷰> 토니 애벗 총리 : "이민자를 재우고 입히고 먹이고 의료지원도 해줬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그들이 자신들 나라로 돌아가길 원합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강력한 불법난민 근절 정책이 여기저기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구요?

<답변>
토니 애벗 정부는 호주로 향하는 모든 난민선을 철통 같이 막겠다며 해군력까지 동원해 이른바 '자주국경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24시간 해안 경비를 강화하고 난민선이 발견되면 곧바로 출발지인 인도네시아로 돌려보내겠다는 건데요.

또 어렵게 호주 입국에 성공을 해도 이들의 정착을 금지하고 모두 태평양의 가난한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와 나우루 섬에 수용하는 정책을 이미 펴고 있습니다.

이 수용소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지난해 나우루 섬에서는 분노한 난민들이 폭동을 일으켜 여러 명이 부상을 입는 등 국제인권 문제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질문>
호주의 봉쇄작전이 잘 먹히지 않는 것이 인도네시아의 비협조 때문이라는 왜 인도네시아는 비협조적인가요?

<답변>
강력한 난민 봉쇄 작전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구멍이 뚫리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말씀하신대로, 난민들의 출발지인 인도네시아의 협조가 절대적인데,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근 불법 이민을 방조할 정도로 비협조적이기 때문입니다.

<녹취> 뿌르노모 유지안토르(인니 국방장관) : "진전된 것이 없는 만큼, 우린 (호주와의) 합동 군사훈련과 불법 난민선 단속을 중지할 것입니다."

인도네시아가 이렇게 나오는 이유는 지난해 11월 불거진 도청 파문 때문입니다.

호주 언론은 지난 2009년 호주 정부가 인도네시아 유도요노 대통령의 휴대전화 사용 내역과 대통령의 부인을 포함한 측근 인사 9명을 감시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는 즉각 사과를 요구했지만, 애벗 총리는 자국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버티고 있어 시위가 발생하는 등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질문>
양국 관계가 이 정도라면 불법 난민 대책의 실효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은데요.

특히 난민들의 안전문제가 심각할 것 같군요?

<답변>
한쪽에선 난민들이 쉽게 바다로 나갈 수 있는데, 또 다른 한쪽에선 한 명도 발을 못들이게 하겠다고 하니 문제가 안 일어날 수 없을 텐데요.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인근 해상에서 난민들이 탄 배가 침몰해어린이를 포함해 70명 가까운 사람들이사망하거나 실종하는 등 난민선이 침몰에 따른 사망 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있습니다.

또 호주정부가 난민선을 돌려보내기 위해 발포를 하는 등 물리력까지 동원했다는 증언도 나오면서 유엔이 국제난민협약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고 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녹취> 바바 발로치(유엔난민기구 대변인) : "국제적 보호가 필요한 망명자들까지 적절한 대책없이 바다로 돌려 보냈다면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 인근에서 아프리카 난민 300여 명이 숨진 참사, 잘 기억하실 겁니다.

불법 난민들도 인권이 있고 생명은 존중되어야 하는데요,

두 나라의 외교적 갈등이 자칫 벼랑 끝에 몰린 난민들을 다시 사지로 내모는 꼴이 되어선 안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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