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충전] 선조들 따라가는 문경새재 시간 여행

입력 2014.01.24 (08:44) 수정 2014.01.2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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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겨울에 따뜻한 오미자 차 많이 드시죠?

그런데 오미자의 주산지가 어딘지 아세요?

저도 오늘 처음 알았는데 경북 문경이라고 합니다.

문경이라고 하면 문경새재가 또 유명하죠,

새들도 쉬어간다는 고개입니다.

요즘은 걷기 좋은 곳으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모은희 기자 나왔습니다.

가족 여행지로 추천하셨네요.

<기자 멘트>

걷기 좋아하는 분들 참 많지만, 겨울에는 길이 험해서 어디로 갈까 망설여지게 되는데요.

오늘 온 가족이 함께 걷기 좋은 문경새재 여행을 소개합니다.

1관문에서 3관문까지 거리가 총 6.5킬로미터입니다.

편도 2시간 정도 걸리는데, 길이 완만하고 중간중간 볼거리가 잘 마련돼 있어서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거든요.

그 옛날 장원급제의 꿈을 안고 한양으로 향하던 선비들처럼 우리도 장도에 올라볼까요?

지금 출발합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옛길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문경새재.

문경새재는 백두대간 마루에 걸친 고갯길을 말하는데요.

조선시대 청운의 꿈을 안고 과거 길을 오르던 유생들의 오래된 옛길이 이제는 한국인이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하는 최고의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재율(문경새재관리사무소장) : "2007년도에는 국가 지정 명승지로 지정되어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보고 싶은 곳 1위로 선정 되어 400여만 명이 문경새재를 방문했습니다."

굽이굽이 옛이야기가 살아있는 문경새재, 본격적인 탐방길에 올랐는데요.

여정은 옛길박물관부터 시작됩니다.

옛길박물관은 지난 2007년 우리나라 최초로 ‘길’을 주제로 개관한 박물관인데요.

문경새재를 오르며 들고 다닌 괴나리봇짐부터 문경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게 전시 돼 있습니다.

<인터뷰> 이승준(울산시 중구) : "문경새재 올라가기 전에 미리 보고 가니까 굉장히 좋고 문화적인 공간으로도 좋은 것 같습니다. 박물관을 나와 15분 정도 걸으면 문경새재 제1관 주홀관이 나옵니다."

주홀관은 북쪽에서 쳐들어오는 적을 막기 위해 지어졌는데요.

문경새재 3개의 관문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원형도 잘 보존돼 있는 편입니다.

나는 새도 쉬어 넘는 고개라는 뜻의 새재. 조선 태종 때 뚫린 길인데요.

경상도와 충청도가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 새재를 통과하면 충북 괴산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인터뷰> 안태현(학예연구사) : "영남지역에서 한양으로 올라가는 데는 여러 가지 갈림길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대 표적인 길이 죽령, 또 추풍령, 문경새재 이런 길이 있었는데 문경새재는 가장 빠르고 큰 길이었습니다."

죽령으로 가면 죽죽 미끄러진다던지 추풍령으로 가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는 말이 있었던 반면에, 문경이라는 용어가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는 지명이 있어서 이 길을 선호했다고 합니다.

제1관문을 지나니 화려한 궁궐에 기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 나타났는데요.

조선시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 마을의 정체는 뭘까요?

바로 문경시가 72억 원을 들여서 만든 드라마 촬영장인데요.

태조왕건, 대조영, 대왕세종 등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사극들이 모두 이곳에서 촬영 되었다고 하네요.

서울 광화문이 문경에도 그대로 옮겨졌죠?

요즘은 방학을 맞은 학생 단체관람객들이 특히 많다고 하는데요. 곤장 맞는 자세까지 제대로 한번 취해봅니다.

<인터뷰> 권수민(인천시 서구) : "옛날 선조들의 모습을 알 수 있어서 매우 신기하고 좋았어요."

<인터뷰> 이인호(인솔교사) : "실제로 경복궁도 가봤고 가서 건물들을 많이 구경했는데 실제하고 너무 흡사해서 많이 놀랐고요. 학생들한테 많은 경험이 됐으면 좋겠어요."

드라마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다시 발걸음을 재촉할게요.

겨울산의 풍경에 취해 걷다보니 이 고갯길을 지났던 옛사람들의 흔적과 마주쳤는데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숙식을 제공하던 국영여관 조령원은 이제 터만 남았습니다.

새재를 넘던 율곡 이이도 이곳에서 묵으면서 시를 남겼네요.

<인터뷰> 이만유(문화관광해설사) : "시인 묵객들이 이 고개를 넘으면서 많은 시를 읊었습니다. 2관문에서 백두대간을 지나가는 3관문 그 사이 옛길 오솔길에는 시비공원을 만들어서 거기에 집중적으로 옛 선비들의 시가 남겨져 있습니다. 옛날 관리들이나 시인 묵객들이 읊었던 시를 감상하면서 지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드디어 제 2관문 조곡관에 도착했습니다.

수백년의 역사가 담긴, 선조들이 수도 없이 밟았던 흙길을 밟으며 나도 선비가 된 듯 느긋하게 완주하다보면 몸도 마음도 홀가분해집니다.

<녹취> "여기보다 더 좋은 곳은 없는 것 같아요. 갈수록 새록새록 느끼는 거예요. 정말 좋아요. 한번 올라가 보세요. 진짜로요."

문경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순 없겠죠.

3관문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허전한 뱃속, 무엇으로 달랠까요?

새콤달콤한 오미자, 맛을 보았는데요.

<인터뷰> 최수영(경북 문경시) : "오미자가 문경에서 제일 많이 생산되잖아요. 맛이 참 오미(五味)하잖아요."

오미자는 겨울철 약해지기 쉬운 면역력을 높이는 데 좋은데요.

산길을 걷느라 언 몸을 녹이는 데 오미자차만한 게 없습니다.

<인터뷰> 도진호(경북 상주시) : "문경새재 관문을 몇 백번 왔다갔다 하지만 올라갈 때는 오미자차를 마시고 또 내려 올 때는 막걸리도 한 잔 하고 문경새재 참 좋은 곳입니다."

마지막 종착지 제3관문 조령관에 도착했습니다.

총 6.5km, 편도 2시간의 여정이 이렇게 마무리됐네요.

올 겨울, 옛 이야기와 추억이 가득 펼쳐지는 문경새재로 주말여행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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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력충전] 선조들 따라가는 문경새재 시간 여행
    • 입력 2014-01-24 08:51:38
    • 수정2014-01-24 09: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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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겨울에 따뜻한 오미자 차 많이 드시죠?

그런데 오미자의 주산지가 어딘지 아세요?

저도 오늘 처음 알았는데 경북 문경이라고 합니다.

문경이라고 하면 문경새재가 또 유명하죠,

새들도 쉬어간다는 고개입니다.

요즘은 걷기 좋은 곳으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모은희 기자 나왔습니다.

가족 여행지로 추천하셨네요.

<기자 멘트>

걷기 좋아하는 분들 참 많지만, 겨울에는 길이 험해서 어디로 갈까 망설여지게 되는데요.

오늘 온 가족이 함께 걷기 좋은 문경새재 여행을 소개합니다.

1관문에서 3관문까지 거리가 총 6.5킬로미터입니다.

편도 2시간 정도 걸리는데, 길이 완만하고 중간중간 볼거리가 잘 마련돼 있어서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거든요.

그 옛날 장원급제의 꿈을 안고 한양으로 향하던 선비들처럼 우리도 장도에 올라볼까요?

지금 출발합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옛길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문경새재.

문경새재는 백두대간 마루에 걸친 고갯길을 말하는데요.

조선시대 청운의 꿈을 안고 과거 길을 오르던 유생들의 오래된 옛길이 이제는 한국인이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하는 최고의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재율(문경새재관리사무소장) : "2007년도에는 국가 지정 명승지로 지정되어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보고 싶은 곳 1위로 선정 되어 400여만 명이 문경새재를 방문했습니다."

굽이굽이 옛이야기가 살아있는 문경새재, 본격적인 탐방길에 올랐는데요.

여정은 옛길박물관부터 시작됩니다.

옛길박물관은 지난 2007년 우리나라 최초로 ‘길’을 주제로 개관한 박물관인데요.

문경새재를 오르며 들고 다닌 괴나리봇짐부터 문경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게 전시 돼 있습니다.

<인터뷰> 이승준(울산시 중구) : "문경새재 올라가기 전에 미리 보고 가니까 굉장히 좋고 문화적인 공간으로도 좋은 것 같습니다. 박물관을 나와 15분 정도 걸으면 문경새재 제1관 주홀관이 나옵니다."

주홀관은 북쪽에서 쳐들어오는 적을 막기 위해 지어졌는데요.

문경새재 3개의 관문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원형도 잘 보존돼 있는 편입니다.

나는 새도 쉬어 넘는 고개라는 뜻의 새재. 조선 태종 때 뚫린 길인데요.

경상도와 충청도가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 새재를 통과하면 충북 괴산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인터뷰> 안태현(학예연구사) : "영남지역에서 한양으로 올라가는 데는 여러 가지 갈림길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대 표적인 길이 죽령, 또 추풍령, 문경새재 이런 길이 있었는데 문경새재는 가장 빠르고 큰 길이었습니다."

죽령으로 가면 죽죽 미끄러진다던지 추풍령으로 가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는 말이 있었던 반면에, 문경이라는 용어가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는 지명이 있어서 이 길을 선호했다고 합니다.

제1관문을 지나니 화려한 궁궐에 기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 나타났는데요.

조선시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 마을의 정체는 뭘까요?

바로 문경시가 72억 원을 들여서 만든 드라마 촬영장인데요.

태조왕건, 대조영, 대왕세종 등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사극들이 모두 이곳에서 촬영 되었다고 하네요.

서울 광화문이 문경에도 그대로 옮겨졌죠?

요즘은 방학을 맞은 학생 단체관람객들이 특히 많다고 하는데요. 곤장 맞는 자세까지 제대로 한번 취해봅니다.

<인터뷰> 권수민(인천시 서구) : "옛날 선조들의 모습을 알 수 있어서 매우 신기하고 좋았어요."

<인터뷰> 이인호(인솔교사) : "실제로 경복궁도 가봤고 가서 건물들을 많이 구경했는데 실제하고 너무 흡사해서 많이 놀랐고요. 학생들한테 많은 경험이 됐으면 좋겠어요."

드라마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다시 발걸음을 재촉할게요.

겨울산의 풍경에 취해 걷다보니 이 고갯길을 지났던 옛사람들의 흔적과 마주쳤는데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숙식을 제공하던 국영여관 조령원은 이제 터만 남았습니다.

새재를 넘던 율곡 이이도 이곳에서 묵으면서 시를 남겼네요.

<인터뷰> 이만유(문화관광해설사) : "시인 묵객들이 이 고개를 넘으면서 많은 시를 읊었습니다. 2관문에서 백두대간을 지나가는 3관문 그 사이 옛길 오솔길에는 시비공원을 만들어서 거기에 집중적으로 옛 선비들의 시가 남겨져 있습니다. 옛날 관리들이나 시인 묵객들이 읊었던 시를 감상하면서 지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드디어 제 2관문 조곡관에 도착했습니다.

수백년의 역사가 담긴, 선조들이 수도 없이 밟았던 흙길을 밟으며 나도 선비가 된 듯 느긋하게 완주하다보면 몸도 마음도 홀가분해집니다.

<녹취> "여기보다 더 좋은 곳은 없는 것 같아요. 갈수록 새록새록 느끼는 거예요. 정말 좋아요. 한번 올라가 보세요. 진짜로요."

문경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순 없겠죠.

3관문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허전한 뱃속, 무엇으로 달랠까요?

새콤달콤한 오미자, 맛을 보았는데요.

<인터뷰> 최수영(경북 문경시) : "오미자가 문경에서 제일 많이 생산되잖아요. 맛이 참 오미(五味)하잖아요."

오미자는 겨울철 약해지기 쉬운 면역력을 높이는 데 좋은데요.

산길을 걷느라 언 몸을 녹이는 데 오미자차만한 게 없습니다.

<인터뷰> 도진호(경북 상주시) : "문경새재 관문을 몇 백번 왔다갔다 하지만 올라갈 때는 오미자차를 마시고 또 내려 올 때는 막걸리도 한 잔 하고 문경새재 참 좋은 곳입니다."

마지막 종착지 제3관문 조령관에 도착했습니다.

총 6.5km, 편도 2시간의 여정이 이렇게 마무리됐네요.

올 겨울, 옛 이야기와 추억이 가득 펼쳐지는 문경새재로 주말여행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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