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이산 상봉’ 신뢰 첫 걸음

입력 2014.01.27 (07:35) 수정 2014.01.27 (10:2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김정훈 해설위원]

다음달 중순쯤 이산가족상봉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평화공세에 우리 정부가 행동으로 보이라고 요구한데 대해 북측이 호응한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오늘 준비회담 일정 등을 북한에 알리기로 했습니다. 이상상봉은 남북한이 신뢰를 쌓고, 대화국면에 들어서는 첫 걸음입니다.

이산가족상봉의 여정은 그렇게 순탄하질 못했습니다. 고비마다 북한이 이런 저런 정치적 이유를 들어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더 이상 그렇게 갈수 없는 데까지 왔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남쪽의 상봉신청자는 12만 9천여 명,절반에 가까운 5만 7천여 명은 이미 고인이 됐고, 생존자는 7만 천여 명입니다. 그나마 대부분이 80살 이상의 고령자입니다. 횟수와 규모를 더욱 늘려 잡지 않으면 이산의 아픔을 달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모자랍니다. 그래서 이산가족 상시 면회소 설치가 우선돼야 합니다.

이번 이산상봉이 추진되기까지 북한은 유화적 제스처를 쏟아냈습니다.
유엔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어 단순한 평화공세가 아니라는 해명도 내놨습니다.몇 가지 의도는 분명해 보입니다. 장성택 처형 이후 더욱 냉담해진 국제사회의 시선을 돌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법합니다. 무엇보다 사방으로 틀어 막힌 경제난에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 졌습니다. 이산상봉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을 열자고 나올거라는 관측이 그런 배경입니다. 남북상황을 둘러싼 남쪽의 갈라진 여론을 키워보려는 계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북한이 대화공세를 펴면서도 비핵화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있습니다. 서로 신뢰를 확인해 진정한 대화국면이 이어지려면 비핵화 대화 없는 남북관계 개선에는 한계가 있음을 북측은 알아야 합니다. 이산상봉이후 후속대화가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지가 화해무드의 가늠자가 될것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이산 상봉’ 신뢰 첫 걸음
    • 입력 2014-01-27 08:18:51
    • 수정2014-01-27 10:20:37
    뉴스광장
[김정훈 해설위원]

다음달 중순쯤 이산가족상봉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평화공세에 우리 정부가 행동으로 보이라고 요구한데 대해 북측이 호응한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오늘 준비회담 일정 등을 북한에 알리기로 했습니다. 이상상봉은 남북한이 신뢰를 쌓고, 대화국면에 들어서는 첫 걸음입니다.

이산가족상봉의 여정은 그렇게 순탄하질 못했습니다. 고비마다 북한이 이런 저런 정치적 이유를 들어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더 이상 그렇게 갈수 없는 데까지 왔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남쪽의 상봉신청자는 12만 9천여 명,절반에 가까운 5만 7천여 명은 이미 고인이 됐고, 생존자는 7만 천여 명입니다. 그나마 대부분이 80살 이상의 고령자입니다. 횟수와 규모를 더욱 늘려 잡지 않으면 이산의 아픔을 달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모자랍니다. 그래서 이산가족 상시 면회소 설치가 우선돼야 합니다.

이번 이산상봉이 추진되기까지 북한은 유화적 제스처를 쏟아냈습니다.
유엔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어 단순한 평화공세가 아니라는 해명도 내놨습니다.몇 가지 의도는 분명해 보입니다. 장성택 처형 이후 더욱 냉담해진 국제사회의 시선을 돌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법합니다. 무엇보다 사방으로 틀어 막힌 경제난에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 졌습니다. 이산상봉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을 열자고 나올거라는 관측이 그런 배경입니다. 남북상황을 둘러싼 남쪽의 갈라진 여론을 키워보려는 계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북한이 대화공세를 펴면서도 비핵화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있습니다. 서로 신뢰를 확인해 진정한 대화국면이 이어지려면 비핵화 대화 없는 남북관계 개선에는 한계가 있음을 북측은 알아야 합니다. 이산상봉이후 후속대화가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지가 화해무드의 가늠자가 될것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