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 ‘상봉 성사’ 기다리는 이산가족

입력 2014.01.27 (15:17) 수정 2014.01.2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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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산가족 상봉 논의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앞서 들으신 것처럼 오늘 오전에 우리 정부가 2월 17일부터 상봉행사를 갖자 북측에 제안했습니다.

이 상봉. 가장 기다리는 분이시죠.

이번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이신 이창주 할머니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어서 오십시오, 할머니.

오늘 그래도 반가운 소식이 있었는데요.

기분이 어떠세요?

이창주 : "너무 반갑죠.많이 기다렸거든요.그런데 이거 신청한 지는 한 10년이 넘었어요.그런데도 제가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차례가 돌아오지를 않았는데 먼저 추석 때 기별이 와서 너무 정말로 반가웠는데 그런데 갑자기 또 중지되는 바람에."

앵커 : "그때는 취소됐죠. 그러니까 추석 대상자로 10년 동안 지원했다가 뽑혔다가, 그때 상봉 나흘 앞두고 북측이 갑자기 연기하면서."

이창주 : "그래서 가서 만나려고 언니 두 분하고 오빠 두 분이 계신데 다 죽었대요."

앵커 : "돌아가셨고요."

이창주 : "그리고 언니의 아들 둘이 생존해 있다고 적십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앵커 : "조카가."

이창주 : "네, 조카가.그래서 조카들 입히려고 다 준비했어요.내복도 준비하고.또 거기는 생활필수품이 좀 부족하다고 해서 치약이니 칫솔이니 해서 다 준비해서 가방을 다 챙겨놨어요.그런데 느닷없이 못 간다고 해서 그 가방 보기도 싫어서 아직도 그냥 집에 있어요"

앵커 : "취소통보 받았을 때 어떠셨어요?"

이창주 : "너무 가슴 아팠어요."

앵커 : "적십자사로부터 전화를 받으신 거네요, 그럼?"

이창주 : "네."

앵커 : "연기됐다고 전화 받으셨어요?"

이창주 : "네. 물론 뉴스에도 나와서 알지만 적십자에서 좀 기다려보라, 다음 기회가 있을 거라고."

앵커 : "지금 다시 북측이 우리 제안을 받아들여서 빠르면 2월 중순쯤에는 뵐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창주 :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요."

앵커 : "그 선물 싸신 거 아직 그대로 갖고 계신 거죠?"

이창주 : "네, 그냥 있어요."

앵커 : "그대로 갖고 가시면 되겠네요."

이창주 : "네."

앵커 : "올해 우리 나이로 여든이십니다."

이창주 : "네.여든."

앵커 : "그러면 전쟁나서 피란 오실 때가 몇 살쯤."

이창주 : "열여섯이요, 우리 나이로."

앵커 : "부모님이나 위의 오빠분들 또 언니랑 어떻게 헤어지신 겁니까?"

이창주 : "오빠 두 분인데 한 분은 따로 평양 시내에서 살아서 모르고 같이 살던 오빠는 먼저 어렵다고 피란을 해야 된다고 그래서 오빠가 먼저 피란을 하고 우리는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위험하다가 한 닷새만 피해 있다 오라고 하는 바람에 우리는 나중에 나왔어요."

앵커 :" 혼자 나오신 건 아니고 가족들 누구랑 나오셨어요?"

이창주 : "그러니까 오빠.그러니까 올케하고 오빠네 아이들 두 형제와 같이 왔는데 올케가 여기 오랑포라는 데 와서 폭격에..."

앵커 : "피란 도중에..."

이창주 : "오다가 그랬어요."

앵커 : "세상을 떠났고요."

이창주 : "그래서 조카 둘을 내가 하나 놓고 데려오고 그러고 나왔어요."

앵커 : "그럼 조카들은 그 다음에 어떻게 됐습니까?"

이창주 : "고아원에 가서 있다가 이번에 여기 팔십 몇 년도인가 KBS에서 이산가족 찾을 때 만났어요, 다행히.내가 그래서 항상 KBS 방송국에 고맙게 생각하는데 지금 잘 살고 있어요.내가 업고 나온 조카는 지금 천호동에서 두 아들 다 며느리 보고 잘 살고 있고 큰조카는 우리 만난 다음에 교통사고로 죽었지만 그 아래대들이 여러 남매, 6남매나 지금 광주에서 살고 있습니다."

앵커 : "전쟁 나서 열여섯 나이에 올케하고 오빠 조카 둘 데리고 걸어서 내려오신 거예요?"

이창주 : "그렇죠.한 닷새만 피했다가 가면 된다고 해서 닷새 동안 먹을 것만 가지고 그냥 이불만 가지고 왔는데 이렇게 나라가...팔십이 됐습니다."

앵커 : "닷새만 잠깐 다녀오기로 했는데.60년이 흘렀습니다.헤어질 때 부모님 모습 기억나십니까?"

이창주 : "어머니가 나이가 많으시니까 또 집에 계시고 집본다고 그래서 못 나오고.또 큰오빠네는 따로 살아서 왔는지 모르고요.언니 두 분도 다 출가했으니까 모르고.그래서 우리 올케와 오빠.먼저 온 오빠를 찾아서 온다는 게 그만 이렇게 됐어요."

앵커 : "기억이 가물가물하시겠지만 마지막으로 뵀던 부모님 모습."

이창주 : "부모님은 이제 내가 얼굴조차도 모를 것 같아요, 어머니 얼굴을."

앵커 : "안타깝습니다."

앵커 : "앞서 해마다 가서 만나봬야겠다 신청을 하신 거예요?"

이창주 : "그렇죠."

앵커 : "그런데 부모님 돌아가셨다는 건 어떻게 들었습니까?"

이창주 : "적십자사에서 이번에 다 조사를 해서 다들 죽고 조카들 둘만 있다고 그렇게 연락이 왔어요.그래서 처음에는 안 만나려고 했는데 그래도 혹시 그 아이들을 만나면 어떻게 살다 갔는지나마 좀 알까 하고 가려고 했어요."

앵커 : "돌아가셨다는 것 외에는 가족들의 다른 소식은 못 들으신 건가요?"

이창주 : "그게 이상해요.식구가 그러니까 언니도 두 분에다 오빠 두 분인데 작은 오빠네 아이들은 여기 나왔지만 큰오빠네도 그렇고 어떻게 다 그렇게 소식이 없고 죽었다고만 그래요."

앵커 : "이제 잘하면 다음 달에 조카들을 만나실 수도 있습니다."

앵커 : "60년 만에."

이창주 :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요."

앵커 : "만약 조카들이 지금 눈 앞에 있다면 가장 먼저 뭐부터 물어보고 싶으세요?"

이창주 : "엄마가 어떻게 살다 죽었는지 그게 궁금하고요."

앵커 : "알겠습니다.이번에 이산가족 상봉행사 잘 이루어져서 금강산 꼭 가시고 다음에 또 남북관계 더 좋아져서 고향에도 가실 수 있을 것 같아요.평안남도라고 하셨죠?"

이창주 :" 네."

앵커 : "그때까지 건강하셔서 꼭 고향까지 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이창주 : "고맙습니다."

앵커 : "할머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창주 : "고맙습니다."

앵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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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이슈] ‘상봉 성사’ 기다리는 이산가족
    • 입력 2014-01-27 15:20:50
    • 수정2014-01-27 17: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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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산가족 상봉 논의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앞서 들으신 것처럼 오늘 오전에 우리 정부가 2월 17일부터 상봉행사를 갖자 북측에 제안했습니다.

이 상봉. 가장 기다리는 분이시죠.

이번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이신 이창주 할머니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어서 오십시오, 할머니.

오늘 그래도 반가운 소식이 있었는데요.

기분이 어떠세요?

이창주 : "너무 반갑죠.많이 기다렸거든요.그런데 이거 신청한 지는 한 10년이 넘었어요.그런데도 제가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차례가 돌아오지를 않았는데 먼저 추석 때 기별이 와서 너무 정말로 반가웠는데 그런데 갑자기 또 중지되는 바람에."

앵커 : "그때는 취소됐죠. 그러니까 추석 대상자로 10년 동안 지원했다가 뽑혔다가, 그때 상봉 나흘 앞두고 북측이 갑자기 연기하면서."

이창주 : "그래서 가서 만나려고 언니 두 분하고 오빠 두 분이 계신데 다 죽었대요."

앵커 : "돌아가셨고요."

이창주 : "그리고 언니의 아들 둘이 생존해 있다고 적십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앵커 : "조카가."

이창주 : "네, 조카가.그래서 조카들 입히려고 다 준비했어요.내복도 준비하고.또 거기는 생활필수품이 좀 부족하다고 해서 치약이니 칫솔이니 해서 다 준비해서 가방을 다 챙겨놨어요.그런데 느닷없이 못 간다고 해서 그 가방 보기도 싫어서 아직도 그냥 집에 있어요"

앵커 : "취소통보 받았을 때 어떠셨어요?"

이창주 : "너무 가슴 아팠어요."

앵커 : "적십자사로부터 전화를 받으신 거네요, 그럼?"

이창주 : "네."

앵커 : "연기됐다고 전화 받으셨어요?"

이창주 : "네. 물론 뉴스에도 나와서 알지만 적십자에서 좀 기다려보라, 다음 기회가 있을 거라고."

앵커 : "지금 다시 북측이 우리 제안을 받아들여서 빠르면 2월 중순쯤에는 뵐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창주 :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요."

앵커 : "그 선물 싸신 거 아직 그대로 갖고 계신 거죠?"

이창주 : "네, 그냥 있어요."

앵커 : "그대로 갖고 가시면 되겠네요."

이창주 : "네."

앵커 : "올해 우리 나이로 여든이십니다."

이창주 : "네.여든."

앵커 : "그러면 전쟁나서 피란 오실 때가 몇 살쯤."

이창주 : "열여섯이요, 우리 나이로."

앵커 : "부모님이나 위의 오빠분들 또 언니랑 어떻게 헤어지신 겁니까?"

이창주 : "오빠 두 분인데 한 분은 따로 평양 시내에서 살아서 모르고 같이 살던 오빠는 먼저 어렵다고 피란을 해야 된다고 그래서 오빠가 먼저 피란을 하고 우리는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위험하다가 한 닷새만 피해 있다 오라고 하는 바람에 우리는 나중에 나왔어요."

앵커 :" 혼자 나오신 건 아니고 가족들 누구랑 나오셨어요?"

이창주 : "그러니까 오빠.그러니까 올케하고 오빠네 아이들 두 형제와 같이 왔는데 올케가 여기 오랑포라는 데 와서 폭격에..."

앵커 : "피란 도중에..."

이창주 : "오다가 그랬어요."

앵커 : "세상을 떠났고요."

이창주 : "그래서 조카 둘을 내가 하나 놓고 데려오고 그러고 나왔어요."

앵커 : "그럼 조카들은 그 다음에 어떻게 됐습니까?"

이창주 : "고아원에 가서 있다가 이번에 여기 팔십 몇 년도인가 KBS에서 이산가족 찾을 때 만났어요, 다행히.내가 그래서 항상 KBS 방송국에 고맙게 생각하는데 지금 잘 살고 있어요.내가 업고 나온 조카는 지금 천호동에서 두 아들 다 며느리 보고 잘 살고 있고 큰조카는 우리 만난 다음에 교통사고로 죽었지만 그 아래대들이 여러 남매, 6남매나 지금 광주에서 살고 있습니다."

앵커 : "전쟁 나서 열여섯 나이에 올케하고 오빠 조카 둘 데리고 걸어서 내려오신 거예요?"

이창주 : "그렇죠.한 닷새만 피했다가 가면 된다고 해서 닷새 동안 먹을 것만 가지고 그냥 이불만 가지고 왔는데 이렇게 나라가...팔십이 됐습니다."

앵커 : "닷새만 잠깐 다녀오기로 했는데.60년이 흘렀습니다.헤어질 때 부모님 모습 기억나십니까?"

이창주 : "어머니가 나이가 많으시니까 또 집에 계시고 집본다고 그래서 못 나오고.또 큰오빠네는 따로 살아서 왔는지 모르고요.언니 두 분도 다 출가했으니까 모르고.그래서 우리 올케와 오빠.먼저 온 오빠를 찾아서 온다는 게 그만 이렇게 됐어요."

앵커 : "기억이 가물가물하시겠지만 마지막으로 뵀던 부모님 모습."

이창주 : "부모님은 이제 내가 얼굴조차도 모를 것 같아요, 어머니 얼굴을."

앵커 : "안타깝습니다."

앵커 : "앞서 해마다 가서 만나봬야겠다 신청을 하신 거예요?"

이창주 : "그렇죠."

앵커 : "그런데 부모님 돌아가셨다는 건 어떻게 들었습니까?"

이창주 : "적십자사에서 이번에 다 조사를 해서 다들 죽고 조카들 둘만 있다고 그렇게 연락이 왔어요.그래서 처음에는 안 만나려고 했는데 그래도 혹시 그 아이들을 만나면 어떻게 살다 갔는지나마 좀 알까 하고 가려고 했어요."

앵커 : "돌아가셨다는 것 외에는 가족들의 다른 소식은 못 들으신 건가요?"

이창주 : "그게 이상해요.식구가 그러니까 언니도 두 분에다 오빠 두 분인데 작은 오빠네 아이들은 여기 나왔지만 큰오빠네도 그렇고 어떻게 다 그렇게 소식이 없고 죽었다고만 그래요."

앵커 : "이제 잘하면 다음 달에 조카들을 만나실 수도 있습니다."

앵커 : "60년 만에."

이창주 :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요."

앵커 : "만약 조카들이 지금 눈 앞에 있다면 가장 먼저 뭐부터 물어보고 싶으세요?"

이창주 : "엄마가 어떻게 살다 죽었는지 그게 궁금하고요."

앵커 : "알겠습니다.이번에 이산가족 상봉행사 잘 이루어져서 금강산 꼭 가시고 다음에 또 남북관계 더 좋아져서 고향에도 가실 수 있을 것 같아요.평안남도라고 하셨죠?"

이창주 :" 네."

앵커 : "그때까지 건강하셔서 꼭 고향까지 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이창주 : "고맙습니다."

앵커 : "할머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창주 : "고맙습니다."

앵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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