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확대경] 소니, 최고 기업에서 ‘투자 부적격’ 추락

입력 2014.01.28 (21:17) 수정 2014.01.2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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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 도쿄에 있는 소니 본사 건물, 보셨는데요.

한때 세계 최대 전자업체였던 소니가 최근 추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결국 국제신용 평가기관 무디스가 소니의 신용을 투기 등급까지 강등했는데요.

소니의 영광부터 몰락까지 박진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Make Believe.'

'신뢰를 만든다.'라는 소니의 기업로곱니다.

이 한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 소니는 '믿고 사는 일본 제품'을 상징하는 대표 기업이었습니다.

실제로 8,90년대 소니는 독보적이었습니다.

최고의 혁신제품으로 꼽혔던 워크맨은 기존 오디오 시장을 파괴하며 수많은 모방제품을 탄생시켰습니다.

브라운관 TV 크기를 40인치까지 키워 부동의 세계 1위를 질주했고, 카메라와 비디오게임기도 소니가 자랑하는 명품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습니다.

워크맨은 MP3 등 디지털 음악기기에 밀려 추억의 제품으로 남았고, LCD TV도 경쟁에서 뒤처져 삼성전자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카메라와 비디오게임기는 최신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소니라는 브랜드 파워에만 의존하는 평범한 물건으로 변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소니의 신용등급은 2004년부터 급격히 떨어졌고, 결국, 투자를 하면 안 된다는 정크본드 수준까지 하락했습니다.

2006년 이후 신뢰도 상위인 A1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는 대조적입니다.

이런 소니의 몰락,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고 있을까요?

임승창 기자입니다.

<리포트>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보다는 소비자가 원할 수밖에 없는 제품을 만들겠다, 기술력에 대한 이런 자부심은 영광과 함께 시련을 가져왔습니다.

소니는 VCR 표준경쟁에서 고화질 베타방식을 고집하다, 마쓰시다의 값싼 VHS 방식에 밀려났습니다.

2002년에는 VCR사업을 접어야 했고 이때부터 기업가치도 삼성전자에 추월당했습니다.

<인터뷰> 소현철(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부장) : "워크맨의 성공에 취해서 소비자들을 자기들이 스스로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자만심 때문에 오늘날 소니의 위기가 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본 장기불황 속에 LCD TV와 휴대전화 등 현재의 주력제품에 대한 투자 기회도 놓쳤습니다.

소니가 LCD TV 패널에 투자한 건 지난 2004년, 그것도 삼성과의 합작을 통해서였습니다.

이러다 보니 2006년 삼성에 TV시장 1위를 내준 이후 지금은 3위까지 밀려났습니다.

휴대전화 시장에도 2001년 스웨덴 에릭슨사와 합작 투자를 통해 뒤늦게 뛰어들었습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율율은 삼성이 35%인 반면 소니는 4%에 불과합니다.

혁신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던 소니가 이제 따라가는 입장으로 바뀐 겁니다.

<인터뷰> 감덕식(LG경제연구원) : "소위 소니정신이 사라지면서 소니가 굉장히 위대했던 기업에서 평범한 기업으로 전락하고 최근에 와서 어려움을 겪는 그런 요인이 된 것 같습니다."

선제적인 투자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 개발 없이는 세계 1위 기업도 언제든 추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지금의 소니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승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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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 확대경] 소니, 최고 기업에서 ‘투자 부적격’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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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4-01-28 22:01:19
    뉴스 9
<앵커 멘트>

일본 도쿄에 있는 소니 본사 건물, 보셨는데요.

한때 세계 최대 전자업체였던 소니가 최근 추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결국 국제신용 평가기관 무디스가 소니의 신용을 투기 등급까지 강등했는데요.

소니의 영광부터 몰락까지 박진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Make Believe.'

'신뢰를 만든다.'라는 소니의 기업로곱니다.

이 한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 소니는 '믿고 사는 일본 제품'을 상징하는 대표 기업이었습니다.

실제로 8,90년대 소니는 독보적이었습니다.

최고의 혁신제품으로 꼽혔던 워크맨은 기존 오디오 시장을 파괴하며 수많은 모방제품을 탄생시켰습니다.

브라운관 TV 크기를 40인치까지 키워 부동의 세계 1위를 질주했고, 카메라와 비디오게임기도 소니가 자랑하는 명품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습니다.

워크맨은 MP3 등 디지털 음악기기에 밀려 추억의 제품으로 남았고, LCD TV도 경쟁에서 뒤처져 삼성전자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카메라와 비디오게임기는 최신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소니라는 브랜드 파워에만 의존하는 평범한 물건으로 변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소니의 신용등급은 2004년부터 급격히 떨어졌고, 결국, 투자를 하면 안 된다는 정크본드 수준까지 하락했습니다.

2006년 이후 신뢰도 상위인 A1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는 대조적입니다.

이런 소니의 몰락,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고 있을까요?

임승창 기자입니다.

<리포트>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보다는 소비자가 원할 수밖에 없는 제품을 만들겠다, 기술력에 대한 이런 자부심은 영광과 함께 시련을 가져왔습니다.

소니는 VCR 표준경쟁에서 고화질 베타방식을 고집하다, 마쓰시다의 값싼 VHS 방식에 밀려났습니다.

2002년에는 VCR사업을 접어야 했고 이때부터 기업가치도 삼성전자에 추월당했습니다.

<인터뷰> 소현철(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부장) : "워크맨의 성공에 취해서 소비자들을 자기들이 스스로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자만심 때문에 오늘날 소니의 위기가 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본 장기불황 속에 LCD TV와 휴대전화 등 현재의 주력제품에 대한 투자 기회도 놓쳤습니다.

소니가 LCD TV 패널에 투자한 건 지난 2004년, 그것도 삼성과의 합작을 통해서였습니다.

이러다 보니 2006년 삼성에 TV시장 1위를 내준 이후 지금은 3위까지 밀려났습니다.

휴대전화 시장에도 2001년 스웨덴 에릭슨사와 합작 투자를 통해 뒤늦게 뛰어들었습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율율은 삼성이 35%인 반면 소니는 4%에 불과합니다.

혁신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던 소니가 이제 따라가는 입장으로 바뀐 겁니다.

<인터뷰> 감덕식(LG경제연구원) : "소위 소니정신이 사라지면서 소니가 굉장히 위대했던 기업에서 평범한 기업으로 전락하고 최근에 와서 어려움을 겪는 그런 요인이 된 것 같습니다."

선제적인 투자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 개발 없이는 세계 1위 기업도 언제든 추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지금의 소니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승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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