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초동 대처 못해 피해 키워

입력 2014.02.05 (07:35) 수정 2014.02.0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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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섭 해설위원]

여수 앞바다를 덮은 기름이 남해군 해역까지 퍼졌습니다. 부두에 접안하던 유조선이 송유관을 파손시켜 원유와 나프타 등 16만 리터 이상이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청정해역이 다시 죽음의 바다가 된 것입니다. 초동 대처를 제대로 못해 피해가 커졌습니다.

먼저 유조선은 정상속도보다 두세 배 빠르게 부두에 접근하다 송유관을 들이받았다고 합니다. 배가 평소보다 빠르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도선사는 후진하면 배를 멈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23년 경력인 도선사의 안이했던 생각이 사고를 일으킨 인재의 시작입니다.
GS칼텍스는 사고 발생 40분이 지나서야 기름 유출을 신고했다고 합니다. 오염물질이 유출된 즉시 지자체와 해경에 신고하도록 한 규정을 어겼습니다. 송유관 밸브를 수동으로 잠그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습니다. GS칼텍스는 유출된 양도 800리터쯤이라고 축소 신고했습니다. 그래서 해경은 방제정과 경비정 등 15척만 투입했습니다. 그러나 기름띠가 계속 확산되자 해경은 하루 뒤에 방제용 선박을 200척으로 늘렸습니다. 그래도 기름띠는 남해군 해역까지 퍼졌습니다.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결괍니다.
이렇게 기름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는 국무총리의 전화를 받고도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하루가 지난 뒤에야 현장을 찾았습니다.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받아 심각하지 않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유출된 기름은 GS칼텍스의 신고보다 200배나 많은 16만 리터 이상이라고 해경은 사흘 뒤에 밝혔습니다.

우리는 지난 1995년 여수 시프린스호나 2007년의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해액도 크지만 해양 생태계는 사고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데 적어도 2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방제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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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앞바다를 덮은 기름이 남해군 해역까지 퍼졌습니다. 부두에 접안하던 유조선이 송유관을 파손시켜 원유와 나프타 등 16만 리터 이상이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청정해역이 다시 죽음의 바다가 된 것입니다. 초동 대처를 제대로 못해 피해가 커졌습니다.

먼저 유조선은 정상속도보다 두세 배 빠르게 부두에 접근하다 송유관을 들이받았다고 합니다. 배가 평소보다 빠르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도선사는 후진하면 배를 멈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23년 경력인 도선사의 안이했던 생각이 사고를 일으킨 인재의 시작입니다.
GS칼텍스는 사고 발생 40분이 지나서야 기름 유출을 신고했다고 합니다. 오염물질이 유출된 즉시 지자체와 해경에 신고하도록 한 규정을 어겼습니다. 송유관 밸브를 수동으로 잠그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습니다. GS칼텍스는 유출된 양도 800리터쯤이라고 축소 신고했습니다. 그래서 해경은 방제정과 경비정 등 15척만 투입했습니다. 그러나 기름띠가 계속 확산되자 해경은 하루 뒤에 방제용 선박을 200척으로 늘렸습니다. 그래도 기름띠는 남해군 해역까지 퍼졌습니다.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결괍니다.
이렇게 기름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는 국무총리의 전화를 받고도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하루가 지난 뒤에야 현장을 찾았습니다.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받아 심각하지 않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유출된 기름은 GS칼텍스의 신고보다 200배나 많은 16만 리터 이상이라고 해경은 사흘 뒤에 밝혔습니다.

우리는 지난 1995년 여수 시프린스호나 2007년의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해액도 크지만 해양 생태계는 사고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데 적어도 2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방제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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