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 전세 대출 억제…“값싼 월세 늘린다”

입력 2014.02.05 (23:32) 수정 2014.02.0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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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부가 주택 매매를 활성화하는 데 중점을 둔 주택정책을 확 바꾸기로 했습니다.

전세를 매매로 유도하려고 했지만 전세값 오름세가 멈추질 않자 결국 값싼 월세 주택을 많이 공급하겠다는 겁니다.

경제부 임승창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주택시장 상황부터 알아볼까요?

<답변>
지난해 부동산 기조가 '매매 약세-전세 강세'였죠.

지난달 주택 거래 통계를 보니까 서울의 경우 4천7백여 건이었거든요,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수치만 보면 아 부동산 시장이 살아났구나라고 볼 수도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데요.

집값은 서울이 0.05%를 비롯해 거의 움직임이 없었거든요.

집값 상승이 없이는 추격 매수가 일어나기 힘들죠.

특히 전세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집값이 안 오르는데 굳이 집을 살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다고 보긴 어렵다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거래를 보면 저가 위주의 급매물, 아니면 전세값 상승을 감당하지 못해 집을 사는 이 두 가지 경우라고 합니다.

지난해 정부가 양도세 면제, 취득세 영구감면 생애최초 주택구입대출 조건 완화같은 매매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아직은 큰 효과가 없다는 얘깁니다.

<질문>
전세값은 날이 갈수록 뛰고 있죠?

상승폭이 어느 정도인가요?

<답변>
예를 좀 들어드릴께요.

서울에 있는 이 아파트 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59제곱미터의 매매가격이 2억 2천만 원인데,

전세값은 2억 천만원,

매매와 전세값의 차이가 천만 원에 불과한데도 전세 찾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고 합니다.

설명 들어보시죠.

<인터뷰> 유영순 (공인중개사) : "(전세값) 계산을 해보니까 4년이면 1억 정도가 올랐어요. 그것도 기다리고 있어요 나오기만을 "

이렇다보니까 전세값과 집값의 비율인 전세가율을 보면 전국 평균이 67%까지 높아졌거든요.

지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질문>
미친 전세값이라는 표현이 딱입니다. 왜 이렇게 오르는 건가요?

<답변>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자율이 낮다보니까 집 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인데요.

그래픽 보면서 자세히 볼까요?

1억원 짜리 아파트를 가진 사람이 7천만 원에 전세를 주고 이 돈을 정기예금에 넣어두면 한 달에 15만 원 정도 벌고,

아예 집을 팔아 은행에 맡기면 월 21만 원을 받습니다.

하지만 월세로 돌리면 연 6% 정도인 월세전환율에 맞춰볼 때 월 30만 원 정도 수익을 얻거든요

집값이 오르지 않는 한 집주인들은 전세금을 올리거나 월세로 바꾸는 게 훨씬 이익이라는 얘기죠.

현장의 얘기 들어보시죠.

<녹취>"(2억 3천에 월세를 내라고?) 2억 3천에, 30만 원. (전세가 20평대가 3억이구요. 여기?) 네"

그래서 전세는 귀한데 세입자들은 현금이 매달 나가는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니까 수요는 많아서 전세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질문>
정부의 전세자금지원 대책도 효과가 없었죠?

<답변>
전세자금지원이 효과가 있으려면 전세값이 안정돼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야 세입자들이 돈을 좀 덜 들이고도 싼 이자로 대출을 받아 전세를 구할 수 있는데

전세값이 계속 오르다보니까 돈은 돈대로 더 들고 그래도 부족하니까 대출을 받고 있습니다.

금융권 전세대출은 지난 2009년 33조 5천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60조 원을 넘었거든요.

80%나 늘어나면서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한 원인이 된 건데요.

일부에서는 전세 대출이 전세금 상승폭을 더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그래서 정부가 월세 주택 공급을 늘리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겠다는 건데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답변>
정부가 이달 말에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는데,

여기에 새로운 주택 정책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값싼 월세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LH중심의 주택 임대시장에 민간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법인이 주택을 지어서 월세로 임대할 경우에 각종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고,

또 자산규모가 12조 원을 넘긴 부동산간접투자회사 '리츠'를 임대시장에 끌어들일 계획인데요.

국민주택기금이 일부 출자를 해서 안전성과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6억 원 이상 전세대출의 경우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차단하기로 해 고액 전세에 대한 금융지원에는 제한을 둘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매매약세, 전세강세라는 부동산 기조를 바꿀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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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이슈] 전세 대출 억제…“값싼 월세 늘린다”
    • 입력 2014-02-06 07:49:46
    • 수정2014-02-06 09: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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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택 매매를 활성화하는 데 중점을 둔 주택정책을 확 바꾸기로 했습니다.

전세를 매매로 유도하려고 했지만 전세값 오름세가 멈추질 않자 결국 값싼 월세 주택을 많이 공급하겠다는 겁니다.

경제부 임승창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주택시장 상황부터 알아볼까요?

<답변>
지난해 부동산 기조가 '매매 약세-전세 강세'였죠.

지난달 주택 거래 통계를 보니까 서울의 경우 4천7백여 건이었거든요,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수치만 보면 아 부동산 시장이 살아났구나라고 볼 수도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데요.

집값은 서울이 0.05%를 비롯해 거의 움직임이 없었거든요.

집값 상승이 없이는 추격 매수가 일어나기 힘들죠.

특히 전세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집값이 안 오르는데 굳이 집을 살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다고 보긴 어렵다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거래를 보면 저가 위주의 급매물, 아니면 전세값 상승을 감당하지 못해 집을 사는 이 두 가지 경우라고 합니다.

지난해 정부가 양도세 면제, 취득세 영구감면 생애최초 주택구입대출 조건 완화같은 매매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아직은 큰 효과가 없다는 얘깁니다.

<질문>
전세값은 날이 갈수록 뛰고 있죠?

상승폭이 어느 정도인가요?

<답변>
예를 좀 들어드릴께요.

서울에 있는 이 아파트 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59제곱미터의 매매가격이 2억 2천만 원인데,

전세값은 2억 천만원,

매매와 전세값의 차이가 천만 원에 불과한데도 전세 찾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고 합니다.

설명 들어보시죠.

<인터뷰> 유영순 (공인중개사) : "(전세값) 계산을 해보니까 4년이면 1억 정도가 올랐어요. 그것도 기다리고 있어요 나오기만을 "

이렇다보니까 전세값과 집값의 비율인 전세가율을 보면 전국 평균이 67%까지 높아졌거든요.

지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질문>
미친 전세값이라는 표현이 딱입니다. 왜 이렇게 오르는 건가요?

<답변>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자율이 낮다보니까 집 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인데요.

그래픽 보면서 자세히 볼까요?

1억원 짜리 아파트를 가진 사람이 7천만 원에 전세를 주고 이 돈을 정기예금에 넣어두면 한 달에 15만 원 정도 벌고,

아예 집을 팔아 은행에 맡기면 월 21만 원을 받습니다.

하지만 월세로 돌리면 연 6% 정도인 월세전환율에 맞춰볼 때 월 30만 원 정도 수익을 얻거든요

집값이 오르지 않는 한 집주인들은 전세금을 올리거나 월세로 바꾸는 게 훨씬 이익이라는 얘기죠.

현장의 얘기 들어보시죠.

<녹취>"(2억 3천에 월세를 내라고?) 2억 3천에, 30만 원. (전세가 20평대가 3억이구요. 여기?) 네"

그래서 전세는 귀한데 세입자들은 현금이 매달 나가는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니까 수요는 많아서 전세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질문>
정부의 전세자금지원 대책도 효과가 없었죠?

<답변>
전세자금지원이 효과가 있으려면 전세값이 안정돼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야 세입자들이 돈을 좀 덜 들이고도 싼 이자로 대출을 받아 전세를 구할 수 있는데

전세값이 계속 오르다보니까 돈은 돈대로 더 들고 그래도 부족하니까 대출을 받고 있습니다.

금융권 전세대출은 지난 2009년 33조 5천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60조 원을 넘었거든요.

80%나 늘어나면서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한 원인이 된 건데요.

일부에서는 전세 대출이 전세금 상승폭을 더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그래서 정부가 월세 주택 공급을 늘리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겠다는 건데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답변>
정부가 이달 말에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는데,

여기에 새로운 주택 정책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값싼 월세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LH중심의 주택 임대시장에 민간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법인이 주택을 지어서 월세로 임대할 경우에 각종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고,

또 자산규모가 12조 원을 넘긴 부동산간접투자회사 '리츠'를 임대시장에 끌어들일 계획인데요.

국민주택기금이 일부 출자를 해서 안전성과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6억 원 이상 전세대출의 경우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차단하기로 해 고액 전세에 대한 금융지원에는 제한을 둘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매매약세, 전세강세라는 부동산 기조를 바꿀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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