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이민규제안 파장…EU국 반발 잇따라

입력 2014.02.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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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가 유럽연합(EU) 시민권자의 자국 내 취업을 제한하는 이민 규제안을 통과시키면서 EU와의 전반적인 유대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는 유럽 28개국이 가입한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EU와 각종 협정을 통해 사실상 EU 회원국과 비슷한 혜택을 누려왔다.

지난 9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국민투표를 통해 찬성 50.34%로 통과된 이민 규제안은 EU 시민권자들의 자국 내 취업이민 숫자를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스위스가 EU와 체결한 거주이전 자유 조약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어서 EU와 EU 회원국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고 AP, AFP통신 등이 11일 보도했다.

스위스는 1999년 자국 국민과 EU 시민이 동등한 조건으로 노동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한 거주이전 자유 조약을 EU와 체결하고 2007년부터 시행해왔다.

이후 스위스 이민자는 연간 8만명 가량으로 늘어 현재 스위스 전체 인구 810만명 가운데 100만명 이상이 외국인이다. 이민자 중 3분의 2 이상은 EU 시민이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국민투표 통과에 따라 앞으로 3년 이내에 구체적인 이민자 규모를 명시한 법안을 마련하고 이 법안이 효력을 내도록 기존에 EU와 체결한 협정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

EU 회원국들은 스위스가 거주이전의 자유는 용납하지 않으면서 EU와 자유무역을 통한 이점만 취하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룩셈부르크의 장 아셀보른 외무장관은 "EU가 이룩한 성과 중 하나가 시민들의 자유로운 이동으로, 이것이 약화돼선 안된다"며 스위스가 EU 시민들의 자유로운 거주 이전을 존중하지 않으면 가장 큰 무역상대(EU)를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오스트리아의 세바스티안 쿠르츠 외무장관은 "좋은 것만 골라서 취할 수 없듯이, 스위스는 EU와의 전체 협정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가 EU 이주민 제한 정책을 추진한 데 이어 스위스까지 이민 규제안을 통과시키면서 EU는 유럽 내에서 확산하는 반(反)이민 정서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EU 집행위원회는 스위스의 이민 규제안 통과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스위스와의 관계 전반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실제 이민 규제에 대응해 EU가 스위스와의 교역 축소 등에 나선다면 스위스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U는 스위스의 최대 수출 시장이기 때문이다.

2012년 EU와 스위스 간 상품 교역은 2천300억 유로(336조원) 규모로, 서비스 교역은 1천300억 유로(190조원) 규모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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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위스 이민규제안 파장…EU국 반발 잇따라
    • 입력 2014-02-11 11:15:53
    연합뉴스
스위스가 유럽연합(EU) 시민권자의 자국 내 취업을 제한하는 이민 규제안을 통과시키면서 EU와의 전반적인 유대관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는 유럽 28개국이 가입한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EU와 각종 협정을 통해 사실상 EU 회원국과 비슷한 혜택을 누려왔다. 지난 9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국민투표를 통해 찬성 50.34%로 통과된 이민 규제안은 EU 시민권자들의 자국 내 취업이민 숫자를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스위스가 EU와 체결한 거주이전 자유 조약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어서 EU와 EU 회원국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고 AP, AFP통신 등이 11일 보도했다. 스위스는 1999년 자국 국민과 EU 시민이 동등한 조건으로 노동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한 거주이전 자유 조약을 EU와 체결하고 2007년부터 시행해왔다. 이후 스위스 이민자는 연간 8만명 가량으로 늘어 현재 스위스 전체 인구 810만명 가운데 100만명 이상이 외국인이다. 이민자 중 3분의 2 이상은 EU 시민이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국민투표 통과에 따라 앞으로 3년 이내에 구체적인 이민자 규모를 명시한 법안을 마련하고 이 법안이 효력을 내도록 기존에 EU와 체결한 협정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 EU 회원국들은 스위스가 거주이전의 자유는 용납하지 않으면서 EU와 자유무역을 통한 이점만 취하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룩셈부르크의 장 아셀보른 외무장관은 "EU가 이룩한 성과 중 하나가 시민들의 자유로운 이동으로, 이것이 약화돼선 안된다"며 스위스가 EU 시민들의 자유로운 거주 이전을 존중하지 않으면 가장 큰 무역상대(EU)를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오스트리아의 세바스티안 쿠르츠 외무장관은 "좋은 것만 골라서 취할 수 없듯이, 스위스는 EU와의 전체 협정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가 EU 이주민 제한 정책을 추진한 데 이어 스위스까지 이민 규제안을 통과시키면서 EU는 유럽 내에서 확산하는 반(反)이민 정서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EU 집행위원회는 스위스의 이민 규제안 통과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스위스와의 관계 전반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실제 이민 규제에 대응해 EU가 스위스와의 교역 축소 등에 나선다면 스위스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U는 스위스의 최대 수출 시장이기 때문이다. 2012년 EU와 스위스 간 상품 교역은 2천300억 유로(336조원) 규모로, 서비스 교역은 1천300억 유로(190조원) 규모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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