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 63년 만에 고대하는 이산가족 상봉

입력 2014.02.12 (15:29) 수정 2014.02.1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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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쟁통에 젊은 아내에게 또 부모님께 며칠만 피난갔다 오겠습니다 하고 내려왔는데 63년이 지났습니다.

청년은 아흔네 살이 됐고 이번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가 됐습니다.

63년 만에 이제 아들 만나러 갑니다.

강능환 할아버지 모셨습니다.

"할아버지, 어서 오세요."

강능환: "감사합니다."

앵커: "이번에 상봉대상자 되신 거 축하드립니다."

강능환: "감사합니다."

앵커: "이번에 누구 만나러 가십니까?"

강능환: "아들이요."

앵커: "아들이 지금 피난 내려오실 때 몇 살이었습니까?"

강능환: "몇 살인지 모르겠습니다.아들이 태어난 것도 몰랐는데 이번에 알게 된 겁니다.그러니까 본 적도 없고 아무것도..."

<앵커 멘트>

이산가족 상봉예정자인 강능환 할아버지와 말씀 이어가겠습니다.

앵커 : "아드님이 그러니까 피난 내려오실 때 63년 전에는 있는지도 모르셨던 거예요?그러면 부인분 뱃속에 있었던 겁니까?"

강능환: "모르고 있었죠."

앵커: "모르고 있었는데 어떻게 알게 되신 거예요?"

강능환: "적십자를 통해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나오면서부터 그래서 그 뉴스에 들어가서 나중에 알게 된 겁니다.그전에는 몰랐죠."

앵커: "북에서 알려준 거군요.그러니까 적십자사에."

강능환: "그렇습니다."

앵커: "상봉대상자로 신청했더니."

강능환: "네."

앵커: "신청 그동안 몇 번 하셨어요?몇 번 만에 된 겁니까?"

강능환: "2번 만에 된 겁니다."

앵커: "2번 신청하셨는데."

강능환: "작년 그렇게 신청했는데 무산됐고 다시 한 번 했는데 이번에 된 것 같습니다."

앵커: "올해 아흔셋.아드님 만나시기 위해서 건강해야 되잖아요."

강능환: "그렇습니다."

앵커: "계속 운동하셨다면서요?"

강능환: "네, 운동을 취미로 늘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제 일주일만 지나면 아드님 만나십니다.무슨 이야기 하시렵니까?"

강능환: "내가 살아 있다는 걸 생각만 해도 꿈 같았는데 직접적으로 만나니까 이 이상 더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기쁨, 나눔 참으로 반갑고 정말 건강해 주셔서 고맙다.모쪼록 하루빨리 다시 만나서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건강히 자라다오 부탁한다."

앵커: "내려오실 때 전쟁통에 부모님 다 생존해 계시고 내려오실 때 이렇게 오래 걸릴 줄 아셨어요?"

강능환: "나는 한 3, 4일 있다가 들어간다고 이러면서 나온 겁니다.그것이 1.4후퇴입니다."

앵커: "1.4후퇴 때 내려오셨군요."

강능환: "네."

앵커: "고향은 어디이십니까?"

강능환: "황해도 신천군 구월산.거기가 내 고향입니다."

앵커: "황해도 신천군."

강능환: "네."

앵커: "그러면 그때 부모님 살아계시고 가족들 누구누구 북에 남겨두고 내려오셨습니까?"

강능환: "이북에는 부모님들 다 살아계셨고 또 아내와 결혼을 했는데 갑자기 또 사변이 일어나면서 1.4후퇴 때 그때만 해도 내가 젊었으니까 지금은 늙었지만 그때만 해도 젊어서 팽팽하니까 이리로 왔다갔다 이러다 보니까 여자랑 헤어지고 만나지 못하고.급하니까 1.4후퇴 때 얘들이 밀리니까 잠깐 나왔다 들어간다 이러면서 나는 나왔습니다.그것이 1.4후퇴인데 영영 일이 막히고 말아서 지금 현재까지 있는 겁니다."

앵커: "내려오실 때 나이가 그러면 20대?"

강능환: "네.30대 거진 됐었죠.27, 28세."

앵커: "스물여덟?스물여덟 살에 며칠 이따가 온다고 했는데 아흔세 살 되셨습니다.언제가 제일 가족이 그리우십니까?"

강능환: "가족이 그리운 건 명절 때라든가 모임 많을 때 다 모여 있는데 그쪽이 생각이 많이 떠오르고 그럽니다."

앵커: "그때 왜 부인...결혼한 지는 얼마나 되셨던 거예요, 그때?"

강능환: "4개월."

앵커: "4개월.4개월 만에.왜 부인은 안 데리고 내려오셨습니까?"

강능환: "안 데리고 온 게 아니라 그때만 해도 내가 20대 청춘이 왔다갔다 아주 팽팽할 때인데 지금이 아니라 그냥 있을 수가 없으니까 이리로 갔다 저리로 갔다 청년사업도 해야 하고 이런 사업을 하느라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다 보니까 결국 나중에..."

앵커: "그러니까 금방 다시 갈 거라고 생각했지."

강능환: "그렇죠."

앵커: "그래서 아내분을 두고 오셨구나."

강능환: "두고 온 게 아니라 같이 못 오게 됐죠.갑작스럽게.그때가 6.25 났을 때니까 하염없이 그런 세월을 보낼 수 없으니까 그래서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하다 보니까 잠깐 피해야겠다.그러니까 2, 3일 피해 있다가 들어간다.그러면서 헤어진 게 60년 넘습니다."

앵커: "아드님 전해 주실 선물 갖고 나오셨어요.소개를 좀 해 주세요.뭐뭐 가지고 가십니까?뭐뭐 준비하셨어요?"

강능환: "뭐뭐라기보다는 이런 작품까지."

앵커: "이거 화장품 같고요."

강능환: "화장품, 초코파이, 파스라든가 의약품."

앵커: "이거 뭡니까?"

강능환: "그거 안경."

앵커: "돋보기.아드님 주실 거예요?"

강능환: "글쎄 아들이 쓰든지 누가 쓰든지 하여튼."

앵커: "아드님이 지금 몇 살입니까, 그러면?예순셋?우리 나이로?"

강능환: "우리 나이로."

앵커: "우리 나이로.돋보기 쓰실 나이네요, 아드님이."

강능환: "그렇죠."

앵커: "커피믹스."

강능환: "거기 커피가 있는지 없는지, 없을 것 같아요."

앵커: "직접 준비하신 거예요?"

강능환: "아들이."

앵커: "한국에 있는 아들?알겠습니다.이번에 금강산 가실 때 한국에 있는 아드님하고 같이 가십니까?"

강능환: "네, 그렇습니다."

앵커: "아드님이 그러면 이복형을 만나게 되는 겁니까?"

강능환: "그렇죠."

앵커: "알겠습니다.아드님 혹시 사진은, 북에 있는 아드님 사진은 못 보셨죠?"

강능환: "없어요.몰라요."

앵커: "할아버지 닮았을 겁니다."

강능환: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핏줄은 속이지 못한다는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핏줄이야 어디 가겠습니까?보면 알 거예요."

앵커: "보면 아실 겁니다.일주일 남았는데 건강관리 잘하시고요."

강능환: "감사합니다."

앵커: "남북관계가 더 좋아져서 황해도 신천, 고향 가시는 날도 꼭 올 겁니다.그때까지 건강하십시오."

강능환: "감사합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강능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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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2-12 15:37:31
    • 수정2014-02-12 1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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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쟁통에 젊은 아내에게 또 부모님께 며칠만 피난갔다 오겠습니다 하고 내려왔는데 63년이 지났습니다.

청년은 아흔네 살이 됐고 이번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가 됐습니다.

63년 만에 이제 아들 만나러 갑니다.

강능환 할아버지 모셨습니다.

"할아버지, 어서 오세요."

강능환: "감사합니다."

앵커: "이번에 상봉대상자 되신 거 축하드립니다."

강능환: "감사합니다."

앵커: "이번에 누구 만나러 가십니까?"

강능환: "아들이요."

앵커: "아들이 지금 피난 내려오실 때 몇 살이었습니까?"

강능환: "몇 살인지 모르겠습니다.아들이 태어난 것도 몰랐는데 이번에 알게 된 겁니다.그러니까 본 적도 없고 아무것도..."

<앵커 멘트>

이산가족 상봉예정자인 강능환 할아버지와 말씀 이어가겠습니다.

앵커 : "아드님이 그러니까 피난 내려오실 때 63년 전에는 있는지도 모르셨던 거예요?그러면 부인분 뱃속에 있었던 겁니까?"

강능환: "모르고 있었죠."

앵커: "모르고 있었는데 어떻게 알게 되신 거예요?"

강능환: "적십자를 통해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나오면서부터 그래서 그 뉴스에 들어가서 나중에 알게 된 겁니다.그전에는 몰랐죠."

앵커: "북에서 알려준 거군요.그러니까 적십자사에."

강능환: "그렇습니다."

앵커: "상봉대상자로 신청했더니."

강능환: "네."

앵커: "신청 그동안 몇 번 하셨어요?몇 번 만에 된 겁니까?"

강능환: "2번 만에 된 겁니다."

앵커: "2번 신청하셨는데."

강능환: "작년 그렇게 신청했는데 무산됐고 다시 한 번 했는데 이번에 된 것 같습니다."

앵커: "올해 아흔셋.아드님 만나시기 위해서 건강해야 되잖아요."

강능환: "그렇습니다."

앵커: "계속 운동하셨다면서요?"

강능환: "네, 운동을 취미로 늘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제 일주일만 지나면 아드님 만나십니다.무슨 이야기 하시렵니까?"

강능환: "내가 살아 있다는 걸 생각만 해도 꿈 같았는데 직접적으로 만나니까 이 이상 더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기쁨, 나눔 참으로 반갑고 정말 건강해 주셔서 고맙다.모쪼록 하루빨리 다시 만나서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건강히 자라다오 부탁한다."

앵커: "내려오실 때 전쟁통에 부모님 다 생존해 계시고 내려오실 때 이렇게 오래 걸릴 줄 아셨어요?"

강능환: "나는 한 3, 4일 있다가 들어간다고 이러면서 나온 겁니다.그것이 1.4후퇴입니다."

앵커: "1.4후퇴 때 내려오셨군요."

강능환: "네."

앵커: "고향은 어디이십니까?"

강능환: "황해도 신천군 구월산.거기가 내 고향입니다."

앵커: "황해도 신천군."

강능환: "네."

앵커: "그러면 그때 부모님 살아계시고 가족들 누구누구 북에 남겨두고 내려오셨습니까?"

강능환: "이북에는 부모님들 다 살아계셨고 또 아내와 결혼을 했는데 갑자기 또 사변이 일어나면서 1.4후퇴 때 그때만 해도 내가 젊었으니까 지금은 늙었지만 그때만 해도 젊어서 팽팽하니까 이리로 왔다갔다 이러다 보니까 여자랑 헤어지고 만나지 못하고.급하니까 1.4후퇴 때 얘들이 밀리니까 잠깐 나왔다 들어간다 이러면서 나는 나왔습니다.그것이 1.4후퇴인데 영영 일이 막히고 말아서 지금 현재까지 있는 겁니다."

앵커: "내려오실 때 나이가 그러면 20대?"

강능환: "네.30대 거진 됐었죠.27, 28세."

앵커: "스물여덟?스물여덟 살에 며칠 이따가 온다고 했는데 아흔세 살 되셨습니다.언제가 제일 가족이 그리우십니까?"

강능환: "가족이 그리운 건 명절 때라든가 모임 많을 때 다 모여 있는데 그쪽이 생각이 많이 떠오르고 그럽니다."

앵커: "그때 왜 부인...결혼한 지는 얼마나 되셨던 거예요, 그때?"

강능환: "4개월."

앵커: "4개월.4개월 만에.왜 부인은 안 데리고 내려오셨습니까?"

강능환: "안 데리고 온 게 아니라 그때만 해도 내가 20대 청춘이 왔다갔다 아주 팽팽할 때인데 지금이 아니라 그냥 있을 수가 없으니까 이리로 갔다 저리로 갔다 청년사업도 해야 하고 이런 사업을 하느라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다 보니까 결국 나중에..."

앵커: "그러니까 금방 다시 갈 거라고 생각했지."

강능환: "그렇죠."

앵커: "그래서 아내분을 두고 오셨구나."

강능환: "두고 온 게 아니라 같이 못 오게 됐죠.갑작스럽게.그때가 6.25 났을 때니까 하염없이 그런 세월을 보낼 수 없으니까 그래서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하다 보니까 잠깐 피해야겠다.그러니까 2, 3일 피해 있다가 들어간다.그러면서 헤어진 게 60년 넘습니다."

앵커: "아드님 전해 주실 선물 갖고 나오셨어요.소개를 좀 해 주세요.뭐뭐 가지고 가십니까?뭐뭐 준비하셨어요?"

강능환: "뭐뭐라기보다는 이런 작품까지."

앵커: "이거 화장품 같고요."

강능환: "화장품, 초코파이, 파스라든가 의약품."

앵커: "이거 뭡니까?"

강능환: "그거 안경."

앵커: "돋보기.아드님 주실 거예요?"

강능환: "글쎄 아들이 쓰든지 누가 쓰든지 하여튼."

앵커: "아드님이 지금 몇 살입니까, 그러면?예순셋?우리 나이로?"

강능환: "우리 나이로."

앵커: "우리 나이로.돋보기 쓰실 나이네요, 아드님이."

강능환: "그렇죠."

앵커: "커피믹스."

강능환: "거기 커피가 있는지 없는지, 없을 것 같아요."

앵커: "직접 준비하신 거예요?"

강능환: "아들이."

앵커: "한국에 있는 아들?알겠습니다.이번에 금강산 가실 때 한국에 있는 아드님하고 같이 가십니까?"

강능환: "네, 그렇습니다."

앵커: "아드님이 그러면 이복형을 만나게 되는 겁니까?"

강능환: "그렇죠."

앵커: "알겠습니다.아드님 혹시 사진은, 북에 있는 아드님 사진은 못 보셨죠?"

강능환: "없어요.몰라요."

앵커: "할아버지 닮았을 겁니다."

강능환: "네, 그렇게 생각합니다.핏줄은 속이지 못한다는 얘기가 있지 않습니까?핏줄이야 어디 가겠습니까?보면 알 거예요."

앵커: "보면 아실 겁니다.일주일 남았는데 건강관리 잘하시고요."

강능환: "감사합니다."

앵커: "남북관계가 더 좋아져서 황해도 신천, 고향 가시는 날도 꼭 올 겁니다.그때까지 건강하십시오."

강능환: "감사합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강능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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