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남편 살아있다” 시신과 7년 동거

입력 2014.02.13 (00:10) 수정 2014.02.1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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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미 죽은 사람을 장례 지내지 않고 함께 살고 있다면 믿어지십니까?

서울에 사는 한 일가족이 7년 동안 남편이자 아버지의 시신을 집에 두고 함께 산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사회부 최준혁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최 기자, 죽은 사람과 동거했다는 말인데, 어떻게 알려지게 된거죠?

<답변>
네, 시신이 발견된 것은 지난해 12월 서울 방배동에 있는 한 가정집에선데요,

집안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이웃의 첩보가 경찰에 들어갔고,

경찰이 이 집에 압수수색을 들어갔다 적발하게 됐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는 곳이 그 가정집인데요,

경찰도 당시 집안에 들어가서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거실에 집주인 신모 씨의 시신이 놓여 있었던 건데요,

신씨는 경찰 조사 결과, 7년 전 간암 투병생활을 하던 중에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웃들에게서 자취를 감춘지 7년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겁니다.

당시 현장을 확인한 경찰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그렇게 막 심하게 부패하고 그러지는 않았어요. 냄새는 좀 나는데."

발견 당시 신 씨의 시신은 방부처리가 된 상태로 이불로 덮여 있었다고 하는데요,

부인과 자녀 셋, 신 씨의 누나까지 시신의 곁에서 생활해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질문>
시신이랑 함께 산 기간이 7년 동안 계속됐다면, 주변에서 알 만도 한데, 어떻게 몰랐던 건가요?

<답변>
이 가족들은 밖에서는 신 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다녔는데요,

거실에 신 씨의 시신이 있었지만 커텐으로 가려 있어 집에 들어와도 보이지 않게 해놓았다고 합니다.

숨진 신 씨의 부인은 47살 조모씨로 약사로 일하고 있는데요,

취재 결과, 조씨는 최근까지도 약국 영업을 평소대로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 씨는 또 열성적인 천주교 신자로 종교 활동에 심취했다고 하는데요,

성당도 빠짐없이 나가고 이웃들과 만날 때도 남편이 살아있는 것처럼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이웃들은 원래 투병생활이었던 신 씨가 아파서 바깥 출입을 하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웃 주민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성당 신도(음성변조) : "머리를 감긴다든지 이런 얘기를 하니까, 사람들이 '아직까지는 잘 관리를 하고 있는가보다' 이렇게 믿지."

<질문>
그런데 이처럼 시신과 함께 살다 적발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요?

<답변>
네, 이런 사건들은 거의 해를 거르지 않고 잊을만하면 들려오고 있습니다.

먼저 지난 2011년 대구에서 사망한 남편의 시신을 5년 동안 집에 보관하던 부인이 경찰에 적발됐는데요,

이 부인이 믿고 있던 종교에선 숨진 남편이 1년 반만 지나면 부활할 거라고 주장해 그대로 믿었다고 합니다.

전기검침원이 정기 점검차 집안에 들어갔다 시신을 발견한게 단초가 됐습니다.

또 2012년 전남 보성에선 숨진 자녀 3명이 새로 태어날 것이라며 부부가 7일 동안 기도를 하며 지내다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아이가 아프자 잡귀를 쫓는다고 때린 뒤 금식 기도를 하겠다고 방치해 숨진건데요,

모두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질문>
이런 사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답변>
이처럼 시신을 장기간 보관하는 경우는 대부분 가정에서 일어났었는데요,

왜곡된 종교적 신념 아래 행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서울 방배동 사건은 수사 중인만큼 좀 더 지켜봐야될 텐데요,

일단 부인인 조씨를 비롯한 일가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신씨가 죽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했습니다.

대구 사건의 경우는 부인이 믿고 있던 종교가 이모가 교주인 종교로 일가족이 모두 그 종교 신자들이었고요,

보성의 이 사건은 숨진 남매의 아버지가 교회 목사로 성경책에 나온 구절에 따른 것이었다고 항변했다고 합니다.

<질문>
이미 죽은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것,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데, 이런 행동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답변>
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례들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부정하면서 심리적인 위안감을 느끼려는 동기가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하는데요,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가족 구성원끼리 믿음이 형성되면 사체 방치에 대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정당화돼."

이런 사건들은 적발되는데 적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7년까지 긴 시간이 걸렸는데요,

주로 가정 내에서 일어나기때문에 외부에 알려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특히 핵가족화에 따라 외부와의 접촉이 단절되면서 더욱 고립되는 가정이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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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남편 살아있다” 시신과 7년 동거
    • 입력 2014-02-13 06:45:45
    • 수정2014-02-13 09: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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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미 죽은 사람을 장례 지내지 않고 함께 살고 있다면 믿어지십니까?

서울에 사는 한 일가족이 7년 동안 남편이자 아버지의 시신을 집에 두고 함께 산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사회부 최준혁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최 기자, 죽은 사람과 동거했다는 말인데, 어떻게 알려지게 된거죠?

<답변>
네, 시신이 발견된 것은 지난해 12월 서울 방배동에 있는 한 가정집에선데요,

집안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이웃의 첩보가 경찰에 들어갔고,

경찰이 이 집에 압수수색을 들어갔다 적발하게 됐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는 곳이 그 가정집인데요,

경찰도 당시 집안에 들어가서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거실에 집주인 신모 씨의 시신이 놓여 있었던 건데요,

신씨는 경찰 조사 결과, 7년 전 간암 투병생활을 하던 중에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웃들에게서 자취를 감춘지 7년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겁니다.

당시 현장을 확인한 경찰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그렇게 막 심하게 부패하고 그러지는 않았어요. 냄새는 좀 나는데."

발견 당시 신 씨의 시신은 방부처리가 된 상태로 이불로 덮여 있었다고 하는데요,

부인과 자녀 셋, 신 씨의 누나까지 시신의 곁에서 생활해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질문>
시신이랑 함께 산 기간이 7년 동안 계속됐다면, 주변에서 알 만도 한데, 어떻게 몰랐던 건가요?

<답변>
이 가족들은 밖에서는 신 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다녔는데요,

거실에 신 씨의 시신이 있었지만 커텐으로 가려 있어 집에 들어와도 보이지 않게 해놓았다고 합니다.

숨진 신 씨의 부인은 47살 조모씨로 약사로 일하고 있는데요,

취재 결과, 조씨는 최근까지도 약국 영업을 평소대로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 씨는 또 열성적인 천주교 신자로 종교 활동에 심취했다고 하는데요,

성당도 빠짐없이 나가고 이웃들과 만날 때도 남편이 살아있는 것처럼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이웃들은 원래 투병생활이었던 신 씨가 아파서 바깥 출입을 하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웃 주민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성당 신도(음성변조) : "머리를 감긴다든지 이런 얘기를 하니까, 사람들이 '아직까지는 잘 관리를 하고 있는가보다' 이렇게 믿지."

<질문>
그런데 이처럼 시신과 함께 살다 적발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요?

<답변>
네, 이런 사건들은 거의 해를 거르지 않고 잊을만하면 들려오고 있습니다.

먼저 지난 2011년 대구에서 사망한 남편의 시신을 5년 동안 집에 보관하던 부인이 경찰에 적발됐는데요,

이 부인이 믿고 있던 종교에선 숨진 남편이 1년 반만 지나면 부활할 거라고 주장해 그대로 믿었다고 합니다.

전기검침원이 정기 점검차 집안에 들어갔다 시신을 발견한게 단초가 됐습니다.

또 2012년 전남 보성에선 숨진 자녀 3명이 새로 태어날 것이라며 부부가 7일 동안 기도를 하며 지내다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아이가 아프자 잡귀를 쫓는다고 때린 뒤 금식 기도를 하겠다고 방치해 숨진건데요,

모두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질문>
이런 사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답변>
이처럼 시신을 장기간 보관하는 경우는 대부분 가정에서 일어났었는데요,

왜곡된 종교적 신념 아래 행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서울 방배동 사건은 수사 중인만큼 좀 더 지켜봐야될 텐데요,

일단 부인인 조씨를 비롯한 일가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신씨가 죽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했습니다.

대구 사건의 경우는 부인이 믿고 있던 종교가 이모가 교주인 종교로 일가족이 모두 그 종교 신자들이었고요,

보성의 이 사건은 숨진 남매의 아버지가 교회 목사로 성경책에 나온 구절에 따른 것이었다고 항변했다고 합니다.

<질문>
이미 죽은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것,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데, 이런 행동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답변>
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례들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부정하면서 심리적인 위안감을 느끼려는 동기가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하는데요,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가족 구성원끼리 믿음이 형성되면 사체 방치에 대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정당화돼."

이런 사건들은 적발되는데 적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7년까지 긴 시간이 걸렸는데요,

주로 가정 내에서 일어나기때문에 외부에 알려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특히 핵가족화에 따라 외부와의 접촉이 단절되면서 더욱 고립되는 가정이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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