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500년 전 쫓아낸 유대인 후손에게 시민권 부여

입력 2014.02.14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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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가 500여 년 전 추방한 유대인 후손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5세기 종교적 박해를 피해 스페인에서 떠난 '세파르디 유대인' 후손은 그동안 스페인에서 2년 동안 살고서 이전 국적을 포기할 때에만 스페인 시민권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국적 포기 등의 조건 없이 자신이 세파르디 유대인이란 것만 증명하면 시민권을 주기로 한 것이다. 관련 법안은 스페인 의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역사학자들의 추정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는 15세기까지 적어도 20만 명의 유대인들이 살았으나 가톨릭 신자였던 이사벨 1세 여왕이 1492년 개종을 거부하는 유대인과 이슬람인을 추방하면서 상당수의 유대인이 외국으로 이주했다.

현재 약 350만 명으로 추정되는 세파르디 유대인은 이스라엘을 비롯해 터키, 미국, 라틴 아메리카 국가 등에 흩어져 살고 있다.

알베르토 루이스 가야르돈 스페인 법무장관은 "1492년 추방은 스페인 역사에서 가장 큰 실수였다"면서 이를 바로 잡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예루살렘의 세파르디 유대인 단체는 "스페인과 이스라엘이 1986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진행돼 온 화해 과정이다"라면서 스페인 정부의 조치를 환영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스페인 대사관에는 스페인 시민권을 얻을 수 있는지 묻는 이스라엘인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10∼15세대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자신이 세파르디 유대인이란 것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스페인이 부유한 유대인의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스페인 정부는 당시 유대인과 함께 쫓겨난 이슬람인 후손에게는 시민권을 줄 계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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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500년 전 쫓아낸 유대인 후손에게 시민권 부여
    • 입력 2014-02-14 05:27:59
    연합뉴스
스페인 정부가 500여 년 전 추방한 유대인 후손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5세기 종교적 박해를 피해 스페인에서 떠난 '세파르디 유대인' 후손은 그동안 스페인에서 2년 동안 살고서 이전 국적을 포기할 때에만 스페인 시민권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국적 포기 등의 조건 없이 자신이 세파르디 유대인이란 것만 증명하면 시민권을 주기로 한 것이다. 관련 법안은 스페인 의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역사학자들의 추정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는 15세기까지 적어도 20만 명의 유대인들이 살았으나 가톨릭 신자였던 이사벨 1세 여왕이 1492년 개종을 거부하는 유대인과 이슬람인을 추방하면서 상당수의 유대인이 외국으로 이주했다. 현재 약 350만 명으로 추정되는 세파르디 유대인은 이스라엘을 비롯해 터키, 미국, 라틴 아메리카 국가 등에 흩어져 살고 있다. 알베르토 루이스 가야르돈 스페인 법무장관은 "1492년 추방은 스페인 역사에서 가장 큰 실수였다"면서 이를 바로 잡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예루살렘의 세파르디 유대인 단체는 "스페인과 이스라엘이 1986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진행돼 온 화해 과정이다"라면서 스페인 정부의 조치를 환영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스페인 대사관에는 스페인 시민권을 얻을 수 있는지 묻는 이스라엘인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10∼15세대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자신이 세파르디 유대인이란 것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스페인이 부유한 유대인의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스페인 정부는 당시 유대인과 함께 쫓겨난 이슬람인 후손에게는 시민권을 줄 계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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