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일본내 혐한 기류 확산
입력 2014.02.14 (18:11)
수정 2014.02.14 (20:4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일본 열도의 뿌리 깊은 혐한 분위기가 최근 심상치 않습니다.
외교부 조사 결과 일본 내 혐한, 반한 시위 횟수가 3년 만에 10배나 늘었고
서점과 잡지 가판대에서도 한국을 공격하는 내용의 주간지와 서적들이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는데요,
아베 총리의 우경화의 흐름에 편승한 일본 사회의 이런 모습에 우리 기업이나 재일 한국인들의 걱정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국제부 정창화 기자와 알아봅니다.
<질문>
일본 서점가에서 혐한 서적들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제가 지금 일본 만화책을 한 권 들고 나왔는데요,
'혐한류'라는 제목의 만화입니다.
지난 2005년 발매돼 100만 부 이상 팔린 책인데요, 일본 극우세력들에겐 일종의 교과서 같은 만화입니다.
이 책에는 한일합병이 합법적이고, 한국이 독도를 부당하게 점유하고 있다, 또 안중근 의사는 테러리스트다, 이렇게 묘사돼 있습니다.
특히 최근 일본 서점가에서 혐한 서적의 판매가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혐한 서적 3권이 일본 주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어리석은 한국이란 뜻의 '매한론'이란 책은 발매 후 2개월 만에 20만 부 넘게 팔렸구요.
같은 작가의 '악한론'이란 책도 11만 부를 넘었습니다.
또 한국의 역사인식은 모두가 환상이라는 내용을 담는 '거짓말투성이의 일한 근현대사'란 책도 7만부 이상 판매됐습니다.
<질문>
이런 서적들의 영향인가요?
한일 관계를 부정적으로 보는 황당한 발언들도 일본 내에서 잇따르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일본 사회의 우경화 바람 속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과 상종해선 안 된다는 이른바 'K의 법칙'이 확산되고,
언론과 정치인들까지 나서 한일관계를 악화시키는 모양샙니다.
'K의 법칙'은 일본 네티즌 사이에 유행하는 신조어로, 한국과 관계를 맺은 국가와 기업, 개인은 모두 크게 불행해진다는 뜻입니다.
일본이 태평양전쟁 패배 후 고생하는 이유는 한-일 합병으로 한국과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고,
일본 전자업체 중 소니만 유독 부활하지 못하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제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일본 공영방송 NHK의 하쿠타 나오키 경영위원은 최근 독도 문제를 일본 입장에서 홍보하고, A급 전범을 단죄한 도쿄재판이 부당하다는 내용으로 방송하자고 제안해 안팎의 비판을 사고 있죠.
<질문>
반한 시위, 혐한 시위가 벌어진 게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닌데,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폭언은 물론이고 심지어 폭력까지 행사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녹취> "한국과의 국교를 단절하라! 단절하라! "앞으로의 시위를 통해 일본 국민의 분노를 한국에 보여줍시다!"
과거 한류 거리로 유명세를 떨쳤던 신 오쿠보 한인타운 거립니다.
이곳에서 지난 달 18일, 올해 첫 혐한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재일 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모임'이란 단체가 그 주체였습니다.
이 단체는 과거에도 어린이들이 공부하는 학교에까지 침입해 시위를 벌였는데요,
결국 지난해 일본 법원이 재특회에 1억 3천여만 원의 배상과 함께 시위 금지 처분을 내렸지만, 결국 학교는 어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부지를 옮겨야 했습니다. =========
<질문>
이웃나라끼리 서로를 혐오하고 증오하고 있으니 걱정인데요, 이런 반한감정이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 전반으로 확산된다는 여론 조사결과가 있다구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요, '한국에 대한 친밀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8%가 친밀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20년 전 51%대였던 응답률이 계속 좋아져 2003년 40%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20% 포인트 가까이 나빠진 겁니다.
2012년 아베 정권 출범 이후 급격히 악화됐는데요, 한일 갈등의 골을 드러낸 단면이죠.
<질문>
정 기자, 그런데 이런 정치-외교적 갈등이 경제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어서 더 큰 문제 아니겠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이미 한일 간 교역량이 2012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구요.
한 때 일본인이 가득 메웠던 서울 명동거리나 남대문 일대도 지금은 중국 쇼핑객들로 채워졌습니다.
실제로 관광객 수 1위 자리도 지난해 처음 중국인에게 내줬습니다.
일본인 관광객 수는 2012년과 비교하면 23%나 줄었는데요, 4년 만에 최저치였습니다.
그래서 국내는 물론, 일본 관광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이보영(00여행사 부장) : "도산한 곳도 있구요. 저희도 작년 대비 10% 정도 매상이 줄었습니다."
<녹취> 김철(화장품업체 점장) : "직원들도 일본어 할 수 있는 직원들로 구성이 돼 있었는데 작년부터 중국 고객들이 많이 차지함으로 인해서 제품에 관한 부분도 중국 고객들이 선호하는 제품들..."
전 문화재청장이었던 유홍준 교수는 지난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 편을 내면서 "일본은 고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역사를 왜곡하고, 한국은 근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일본을 무시한다"며 문화적 이해와 연대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지금 한국과 일본이야말로 서로에게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일본 열도의 뿌리 깊은 혐한 분위기가 최근 심상치 않습니다.
외교부 조사 결과 일본 내 혐한, 반한 시위 횟수가 3년 만에 10배나 늘었고
서점과 잡지 가판대에서도 한국을 공격하는 내용의 주간지와 서적들이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는데요,
아베 총리의 우경화의 흐름에 편승한 일본 사회의 이런 모습에 우리 기업이나 재일 한국인들의 걱정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국제부 정창화 기자와 알아봅니다.
<질문>
일본 서점가에서 혐한 서적들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제가 지금 일본 만화책을 한 권 들고 나왔는데요,
'혐한류'라는 제목의 만화입니다.
지난 2005년 발매돼 100만 부 이상 팔린 책인데요, 일본 극우세력들에겐 일종의 교과서 같은 만화입니다.
이 책에는 한일합병이 합법적이고, 한국이 독도를 부당하게 점유하고 있다, 또 안중근 의사는 테러리스트다, 이렇게 묘사돼 있습니다.
특히 최근 일본 서점가에서 혐한 서적의 판매가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혐한 서적 3권이 일본 주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어리석은 한국이란 뜻의 '매한론'이란 책은 발매 후 2개월 만에 20만 부 넘게 팔렸구요.
같은 작가의 '악한론'이란 책도 11만 부를 넘었습니다.
또 한국의 역사인식은 모두가 환상이라는 내용을 담는 '거짓말투성이의 일한 근현대사'란 책도 7만부 이상 판매됐습니다.
<질문>
이런 서적들의 영향인가요?
한일 관계를 부정적으로 보는 황당한 발언들도 일본 내에서 잇따르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일본 사회의 우경화 바람 속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과 상종해선 안 된다는 이른바 'K의 법칙'이 확산되고,
언론과 정치인들까지 나서 한일관계를 악화시키는 모양샙니다.
'K의 법칙'은 일본 네티즌 사이에 유행하는 신조어로, 한국과 관계를 맺은 국가와 기업, 개인은 모두 크게 불행해진다는 뜻입니다.
일본이 태평양전쟁 패배 후 고생하는 이유는 한-일 합병으로 한국과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고,
일본 전자업체 중 소니만 유독 부활하지 못하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제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일본 공영방송 NHK의 하쿠타 나오키 경영위원은 최근 독도 문제를 일본 입장에서 홍보하고, A급 전범을 단죄한 도쿄재판이 부당하다는 내용으로 방송하자고 제안해 안팎의 비판을 사고 있죠.
<질문>
반한 시위, 혐한 시위가 벌어진 게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닌데,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폭언은 물론이고 심지어 폭력까지 행사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녹취> "한국과의 국교를 단절하라! 단절하라! "앞으로의 시위를 통해 일본 국민의 분노를 한국에 보여줍시다!"
과거 한류 거리로 유명세를 떨쳤던 신 오쿠보 한인타운 거립니다.
이곳에서 지난 달 18일, 올해 첫 혐한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재일 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모임'이란 단체가 그 주체였습니다.
이 단체는 과거에도 어린이들이 공부하는 학교에까지 침입해 시위를 벌였는데요,
결국 지난해 일본 법원이 재특회에 1억 3천여만 원의 배상과 함께 시위 금지 처분을 내렸지만, 결국 학교는 어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부지를 옮겨야 했습니다. =========
<질문>
이웃나라끼리 서로를 혐오하고 증오하고 있으니 걱정인데요, 이런 반한감정이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 전반으로 확산된다는 여론 조사결과가 있다구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요, '한국에 대한 친밀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8%가 친밀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20년 전 51%대였던 응답률이 계속 좋아져 2003년 40%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20% 포인트 가까이 나빠진 겁니다.
2012년 아베 정권 출범 이후 급격히 악화됐는데요, 한일 갈등의 골을 드러낸 단면이죠.
<질문>
정 기자, 그런데 이런 정치-외교적 갈등이 경제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어서 더 큰 문제 아니겠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이미 한일 간 교역량이 2012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구요.
한 때 일본인이 가득 메웠던 서울 명동거리나 남대문 일대도 지금은 중국 쇼핑객들로 채워졌습니다.
실제로 관광객 수 1위 자리도 지난해 처음 중국인에게 내줬습니다.
일본인 관광객 수는 2012년과 비교하면 23%나 줄었는데요, 4년 만에 최저치였습니다.
그래서 국내는 물론, 일본 관광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이보영(00여행사 부장) : "도산한 곳도 있구요. 저희도 작년 대비 10% 정도 매상이 줄었습니다."
<녹취> 김철(화장품업체 점장) : "직원들도 일본어 할 수 있는 직원들로 구성이 돼 있었는데 작년부터 중국 고객들이 많이 차지함으로 인해서 제품에 관한 부분도 중국 고객들이 선호하는 제품들..."
전 문화재청장이었던 유홍준 교수는 지난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 편을 내면서 "일본은 고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역사를 왜곡하고, 한국은 근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일본을 무시한다"며 문화적 이해와 연대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지금 한국과 일본이야말로 서로에게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이슈] 일본내 혐한 기류 확산
-
- 입력 2014-02-14 20:15:05
- 수정2014-02-14 20:41:18

<앵커 멘트>
일본 열도의 뿌리 깊은 혐한 분위기가 최근 심상치 않습니다.
외교부 조사 결과 일본 내 혐한, 반한 시위 횟수가 3년 만에 10배나 늘었고
서점과 잡지 가판대에서도 한국을 공격하는 내용의 주간지와 서적들이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는데요,
아베 총리의 우경화의 흐름에 편승한 일본 사회의 이런 모습에 우리 기업이나 재일 한국인들의 걱정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국제부 정창화 기자와 알아봅니다.
<질문>
일본 서점가에서 혐한 서적들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제가 지금 일본 만화책을 한 권 들고 나왔는데요,
'혐한류'라는 제목의 만화입니다.
지난 2005년 발매돼 100만 부 이상 팔린 책인데요, 일본 극우세력들에겐 일종의 교과서 같은 만화입니다.
이 책에는 한일합병이 합법적이고, 한국이 독도를 부당하게 점유하고 있다, 또 안중근 의사는 테러리스트다, 이렇게 묘사돼 있습니다.
특히 최근 일본 서점가에서 혐한 서적의 판매가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혐한 서적 3권이 일본 주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어리석은 한국이란 뜻의 '매한론'이란 책은 발매 후 2개월 만에 20만 부 넘게 팔렸구요.
같은 작가의 '악한론'이란 책도 11만 부를 넘었습니다.
또 한국의 역사인식은 모두가 환상이라는 내용을 담는 '거짓말투성이의 일한 근현대사'란 책도 7만부 이상 판매됐습니다.
<질문>
이런 서적들의 영향인가요?
한일 관계를 부정적으로 보는 황당한 발언들도 일본 내에서 잇따르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일본 사회의 우경화 바람 속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과 상종해선 안 된다는 이른바 'K의 법칙'이 확산되고,
언론과 정치인들까지 나서 한일관계를 악화시키는 모양샙니다.
'K의 법칙'은 일본 네티즌 사이에 유행하는 신조어로, 한국과 관계를 맺은 국가와 기업, 개인은 모두 크게 불행해진다는 뜻입니다.
일본이 태평양전쟁 패배 후 고생하는 이유는 한-일 합병으로 한국과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고,
일본 전자업체 중 소니만 유독 부활하지 못하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제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일본 공영방송 NHK의 하쿠타 나오키 경영위원은 최근 독도 문제를 일본 입장에서 홍보하고, A급 전범을 단죄한 도쿄재판이 부당하다는 내용으로 방송하자고 제안해 안팎의 비판을 사고 있죠.
<질문>
반한 시위, 혐한 시위가 벌어진 게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닌데,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폭언은 물론이고 심지어 폭력까지 행사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녹취> "한국과의 국교를 단절하라! 단절하라! "앞으로의 시위를 통해 일본 국민의 분노를 한국에 보여줍시다!"
과거 한류 거리로 유명세를 떨쳤던 신 오쿠보 한인타운 거립니다.
이곳에서 지난 달 18일, 올해 첫 혐한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재일 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모임'이란 단체가 그 주체였습니다.
이 단체는 과거에도 어린이들이 공부하는 학교에까지 침입해 시위를 벌였는데요,
결국 지난해 일본 법원이 재특회에 1억 3천여만 원의 배상과 함께 시위 금지 처분을 내렸지만, 결국 학교는 어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부지를 옮겨야 했습니다. =========
<질문>
이웃나라끼리 서로를 혐오하고 증오하고 있으니 걱정인데요, 이런 반한감정이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 전반으로 확산된다는 여론 조사결과가 있다구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요, '한국에 대한 친밀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8%가 친밀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20년 전 51%대였던 응답률이 계속 좋아져 2003년 40%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20% 포인트 가까이 나빠진 겁니다.
2012년 아베 정권 출범 이후 급격히 악화됐는데요, 한일 갈등의 골을 드러낸 단면이죠.
<질문>
정 기자, 그런데 이런 정치-외교적 갈등이 경제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어서 더 큰 문제 아니겠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이미 한일 간 교역량이 2012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구요.
한 때 일본인이 가득 메웠던 서울 명동거리나 남대문 일대도 지금은 중국 쇼핑객들로 채워졌습니다.
실제로 관광객 수 1위 자리도 지난해 처음 중국인에게 내줬습니다.
일본인 관광객 수는 2012년과 비교하면 23%나 줄었는데요, 4년 만에 최저치였습니다.
그래서 국내는 물론, 일본 관광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이보영(00여행사 부장) : "도산한 곳도 있구요. 저희도 작년 대비 10% 정도 매상이 줄었습니다."
<녹취> 김철(화장품업체 점장) : "직원들도 일본어 할 수 있는 직원들로 구성이 돼 있었는데 작년부터 중국 고객들이 많이 차지함으로 인해서 제품에 관한 부분도 중국 고객들이 선호하는 제품들..."
전 문화재청장이었던 유홍준 교수는 지난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 편을 내면서 "일본은 고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역사를 왜곡하고, 한국은 근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일본을 무시한다"며 문화적 이해와 연대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지금 한국과 일본이야말로 서로에게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일본 열도의 뿌리 깊은 혐한 분위기가 최근 심상치 않습니다.
외교부 조사 결과 일본 내 혐한, 반한 시위 횟수가 3년 만에 10배나 늘었고
서점과 잡지 가판대에서도 한국을 공격하는 내용의 주간지와 서적들이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는데요,
아베 총리의 우경화의 흐름에 편승한 일본 사회의 이런 모습에 우리 기업이나 재일 한국인들의 걱정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국제부 정창화 기자와 알아봅니다.
<질문>
일본 서점가에서 혐한 서적들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제가 지금 일본 만화책을 한 권 들고 나왔는데요,
'혐한류'라는 제목의 만화입니다.
지난 2005년 발매돼 100만 부 이상 팔린 책인데요, 일본 극우세력들에겐 일종의 교과서 같은 만화입니다.
이 책에는 한일합병이 합법적이고, 한국이 독도를 부당하게 점유하고 있다, 또 안중근 의사는 테러리스트다, 이렇게 묘사돼 있습니다.
특히 최근 일본 서점가에서 혐한 서적의 판매가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혐한 서적 3권이 일본 주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어리석은 한국이란 뜻의 '매한론'이란 책은 발매 후 2개월 만에 20만 부 넘게 팔렸구요.
같은 작가의 '악한론'이란 책도 11만 부를 넘었습니다.
또 한국의 역사인식은 모두가 환상이라는 내용을 담는 '거짓말투성이의 일한 근현대사'란 책도 7만부 이상 판매됐습니다.
<질문>
이런 서적들의 영향인가요?
한일 관계를 부정적으로 보는 황당한 발언들도 일본 내에서 잇따르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일본 사회의 우경화 바람 속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과 상종해선 안 된다는 이른바 'K의 법칙'이 확산되고,
언론과 정치인들까지 나서 한일관계를 악화시키는 모양샙니다.
'K의 법칙'은 일본 네티즌 사이에 유행하는 신조어로, 한국과 관계를 맺은 국가와 기업, 개인은 모두 크게 불행해진다는 뜻입니다.
일본이 태평양전쟁 패배 후 고생하는 이유는 한-일 합병으로 한국과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고,
일본 전자업체 중 소니만 유독 부활하지 못하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제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일본 공영방송 NHK의 하쿠타 나오키 경영위원은 최근 독도 문제를 일본 입장에서 홍보하고, A급 전범을 단죄한 도쿄재판이 부당하다는 내용으로 방송하자고 제안해 안팎의 비판을 사고 있죠.
<질문>
반한 시위, 혐한 시위가 벌어진 게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닌데,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폭언은 물론이고 심지어 폭력까지 행사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녹취> "한국과의 국교를 단절하라! 단절하라! "앞으로의 시위를 통해 일본 국민의 분노를 한국에 보여줍시다!"
과거 한류 거리로 유명세를 떨쳤던 신 오쿠보 한인타운 거립니다.
이곳에서 지난 달 18일, 올해 첫 혐한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재일 특권을 용서하지 않는 모임'이란 단체가 그 주체였습니다.
이 단체는 과거에도 어린이들이 공부하는 학교에까지 침입해 시위를 벌였는데요,
결국 지난해 일본 법원이 재특회에 1억 3천여만 원의 배상과 함께 시위 금지 처분을 내렸지만, 결국 학교는 어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부지를 옮겨야 했습니다. =========
<질문>
이웃나라끼리 서로를 혐오하고 증오하고 있으니 걱정인데요, 이런 반한감정이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 전반으로 확산된다는 여론 조사결과가 있다구요?
<답변>
예, 그렇습니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요, '한국에 대한 친밀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8%가 친밀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20년 전 51%대였던 응답률이 계속 좋아져 2003년 40%대로 떨어졌다가 다시 20% 포인트 가까이 나빠진 겁니다.
2012년 아베 정권 출범 이후 급격히 악화됐는데요, 한일 갈등의 골을 드러낸 단면이죠.
<질문>
정 기자, 그런데 이런 정치-외교적 갈등이 경제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어서 더 큰 문제 아니겠습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이미 한일 간 교역량이 2012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구요.
한 때 일본인이 가득 메웠던 서울 명동거리나 남대문 일대도 지금은 중국 쇼핑객들로 채워졌습니다.
실제로 관광객 수 1위 자리도 지난해 처음 중국인에게 내줬습니다.
일본인 관광객 수는 2012년과 비교하면 23%나 줄었는데요, 4년 만에 최저치였습니다.
그래서 국내는 물론, 일본 관광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녹취> 이보영(00여행사 부장) : "도산한 곳도 있구요. 저희도 작년 대비 10% 정도 매상이 줄었습니다."
<녹취> 김철(화장품업체 점장) : "직원들도 일본어 할 수 있는 직원들로 구성이 돼 있었는데 작년부터 중국 고객들이 많이 차지함으로 인해서 제품에 관한 부분도 중국 고객들이 선호하는 제품들..."
전 문화재청장이었던 유홍준 교수는 지난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 편을 내면서 "일본은 고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역사를 왜곡하고, 한국은 근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일본을 무시한다"며 문화적 이해와 연대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지금 한국과 일본이야말로 서로에게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
-
정창화 기자 hwa@kbs.co.kr
정창화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