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현장] “안전대책 마련했더라면 피해 줄일 수 있었을 것”

입력 2014.03.13 (15:01) 수정 2014.03.13 (16: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16명의 생명을 앗아간 우면산 산사태를 두고 그동안 논란이 적지 않았는데요.

민간전문가들이 사고 원인을 재조사해 보니까, 천재라는 서울시 주장과는 달리 '사실상 인재'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철호 기자!

<질문>
먼저 이번이 최종조사인데 우면산 산사태 원인이 구체적으로 뭐라고 나왔습니까?

<답변>
일단 가장 큰 원인은 우면산의 약한 지질이 지적됐습니다.

우면산 지역은 대규모 단층대의 말단부여서 매우 불안정한 지질이 산사태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조사단은 이와 함께 집중호우에 대한 당국의 대비가 부족했던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미 사고가 나기 1년전 태풍 곤파스때 우면산 일부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했었는데요,

이때 우면산 전 지역에 대해 안전대책을 즉시 강구했더라면, 인명손실과 재산피해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즉, 우면산 산사태가 집중호우와 지질구조 등의 원인도 있지만 사실상 인재였다는 측면 또한 부인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밖에도 우면산 윗쪽의 공군부대가 원인이 아니겠느냐, 하는 논란이 있었죠.

이에 대해 조사단은 부내 안팎에서 일어난 산사태가 피해를 키웠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수치로 정량화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결론적으로 보면 '지질이 그렇게 약한데도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아서 피해를 불렀다'는 건데, 1차조사 때는 천재라고 결론내리지 않았습니까?

<답변>
2011년 사고가 난 뒤 서울시가 곧바로 조사에 착수해서 그해 9월에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당시 서울시는 120년만의 폭우가 원인이다.

즉, 어쩔 수 없는 천재였다.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유족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2차 원인조사를 한 건데, 이번에는 관의 개입을 차단하고 민간전문가들만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랬더니 결과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당시 사고가 난 시각은 오전 7시40부터 8시40분 사이였는데요,

그 시각에 내린 비의 양을 분석해 보니까, 120년 빈도가 아니라 대부분 5년에서 45년 이하의 빈도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쩔 수 없는 수준의 엄청난 폭우는 아니었다는 겁니다.

서울시가 매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긴데요,

일단 서울시는 조사내용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존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고 직후 서울시가 면피성으로 부실 조사를 한 게 아니냐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게 됐고요,

피해보상 문제 등도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시청에서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오늘의 현장] “안전대책 마련했더라면 피해 줄일 수 있었을 것”
    • 입력 2014-03-13 15:05:18
    • 수정2014-03-13 16:05:51
    뉴스토크
<앵커 멘트>

16명의 생명을 앗아간 우면산 산사태를 두고 그동안 논란이 적지 않았는데요.

민간전문가들이 사고 원인을 재조사해 보니까, 천재라는 서울시 주장과는 달리 '사실상 인재'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철호 기자!

<질문>
먼저 이번이 최종조사인데 우면산 산사태 원인이 구체적으로 뭐라고 나왔습니까?

<답변>
일단 가장 큰 원인은 우면산의 약한 지질이 지적됐습니다.

우면산 지역은 대규모 단층대의 말단부여서 매우 불안정한 지질이 산사태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조사단은 이와 함께 집중호우에 대한 당국의 대비가 부족했던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미 사고가 나기 1년전 태풍 곤파스때 우면산 일부지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했었는데요,

이때 우면산 전 지역에 대해 안전대책을 즉시 강구했더라면, 인명손실과 재산피해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즉, 우면산 산사태가 집중호우와 지질구조 등의 원인도 있지만 사실상 인재였다는 측면 또한 부인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밖에도 우면산 윗쪽의 공군부대가 원인이 아니겠느냐, 하는 논란이 있었죠.

이에 대해 조사단은 부내 안팎에서 일어난 산사태가 피해를 키웠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수치로 정량화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결론적으로 보면 '지질이 그렇게 약한데도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아서 피해를 불렀다'는 건데, 1차조사 때는 천재라고 결론내리지 않았습니까?

<답변>
2011년 사고가 난 뒤 서울시가 곧바로 조사에 착수해서 그해 9월에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당시 서울시는 120년만의 폭우가 원인이다.

즉, 어쩔 수 없는 천재였다.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유족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2차 원인조사를 한 건데, 이번에는 관의 개입을 차단하고 민간전문가들만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랬더니 결과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당시 사고가 난 시각은 오전 7시40부터 8시40분 사이였는데요,

그 시각에 내린 비의 양을 분석해 보니까, 120년 빈도가 아니라 대부분 5년에서 45년 이하의 빈도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쩔 수 없는 수준의 엄청난 폭우는 아니었다는 겁니다.

서울시가 매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긴데요,

일단 서울시는 조사내용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존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고 직후 서울시가 면피성으로 부실 조사를 한 게 아니냐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게 됐고요,

피해보상 문제 등도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시청에서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