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확대경] “크림 합병하면 경제 제재”…러시아 선택은?

입력 2014.03.17 (21:07) 수정 2014.03.17 (22: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투표 결과가 나온 만큼 이제 러시아가 크림공화국을 합병할지 결정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서방의 고강도 경제 제재가 예상돼 러시아의 선택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크림의 앞날, 어떻게 될까요?

이경진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멘트>

이제 칼자루를 쥔 건 러시아입니다.

크림 의회는 합병 절차를 시작해 달라고 러시아에 요청할 텐데요.

러시아 하원은 늦어도 오는 21일 이전에 '외국 영토 합병 개정법' 심의를 마칠 예정입니다.

현행법은 러시아와 합병을 원하는 지역의 본국이 독립을 승인해 줘야 합병을 받아주는 것인데, 이번에 법을 바꿔서, 본국 정부가 불법 정권이고 주민들이 투표로 러시아 합병을 결의한 경우 이를 승인해 준다는 겁니다.

러시아가 보기엔 크림이 딱 이 경우여서 이번 개정안을 두고 크림 합병법이란 말도 나옵니다.

이 법은 상원을 거쳐 푸틴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되는데, 이 즉시 크림반도는 합병됩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합병을 선언한다고 끝나는 건 아닙니다.

미국과 EU 등 서방국이 이를 반발하고 있어서 국제적 승인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반발을 무릅쓰고 크림의 러시아 합병을 밀어붙일 것이다,

아니다, 크림을 사실상 분리 독립시키되 합병까진 하진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어떤 선택이냐에 따라 크림의 운명이 결정되겠죠.

이미 서방은 러시아를 향해 고강도 경제 제재를 경고한 상태입니다.

러시아가 겉으로는 합병 수순을 밟고 있지만 최종 결정을 쉽게 할 수 없는 주요 이유인데요,

자세한 내용을 박진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방국들은 경제 제재 카드로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비자발급 중단부터 시작해 자산동결, 교역과 투자제한 등의 조치를 내리겠다는 겁니다.

이에 놀란 러시아 은행과 기업들이 서방 금융권에서 하루에 수십억 달러를 빼내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합니다.

<녹취> 프란스 팀머만스(네덜란드 외무장관) : "경제 제재가 시작되면 러시아 국민은 큰 고통을 당할 것입니다. 러시아 정부만이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습니다."

GDP의 15%를 유럽에 수출하는 러시아 형편에서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고, 또 제재가 본격화하면 한 분기에만 500억 달러가 이탈할 것이란 분석마저 나오는 상황입니다.

올 들어 주가가 이미 20% 가까이 폭락했고, 루블화 가치가 사상 최저로 추락한 점도 러시아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조슈아 터커(뉴욕대 교수) : "단기적으로 러시아가 강해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서방과 소모적인 전쟁을 한다면 러시아는 큰 경제적 도전에 직면할 것입니다."

러시아가 EU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중단 등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세계 경제도 출렁일 수 있습니다.

경제 신냉전을 불러올 이런 부담을 안고도 크림 합병을 강행할지 세계는 푸틴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9확대경] “크림 합병하면 경제 제재”…러시아 선택은?
    • 입력 2014-03-17 21:08:31
    • 수정2014-03-17 22:14:42
    뉴스 9
<앵커 멘트>

이렇게 투표 결과가 나온 만큼 이제 러시아가 크림공화국을 합병할지 결정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서방의 고강도 경제 제재가 예상돼 러시아의 선택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크림의 앞날, 어떻게 될까요?

이경진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멘트>

이제 칼자루를 쥔 건 러시아입니다.

크림 의회는 합병 절차를 시작해 달라고 러시아에 요청할 텐데요.

러시아 하원은 늦어도 오는 21일 이전에 '외국 영토 합병 개정법' 심의를 마칠 예정입니다.

현행법은 러시아와 합병을 원하는 지역의 본국이 독립을 승인해 줘야 합병을 받아주는 것인데, 이번에 법을 바꿔서, 본국 정부가 불법 정권이고 주민들이 투표로 러시아 합병을 결의한 경우 이를 승인해 준다는 겁니다.

러시아가 보기엔 크림이 딱 이 경우여서 이번 개정안을 두고 크림 합병법이란 말도 나옵니다.

이 법은 상원을 거쳐 푸틴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되는데, 이 즉시 크림반도는 합병됩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합병을 선언한다고 끝나는 건 아닙니다.

미국과 EU 등 서방국이 이를 반발하고 있어서 국제적 승인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반발을 무릅쓰고 크림의 러시아 합병을 밀어붙일 것이다,

아니다, 크림을 사실상 분리 독립시키되 합병까진 하진 않을 것이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어떤 선택이냐에 따라 크림의 운명이 결정되겠죠.

이미 서방은 러시아를 향해 고강도 경제 제재를 경고한 상태입니다.

러시아가 겉으로는 합병 수순을 밟고 있지만 최종 결정을 쉽게 할 수 없는 주요 이유인데요,

자세한 내용을 박진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방국들은 경제 제재 카드로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비자발급 중단부터 시작해 자산동결, 교역과 투자제한 등의 조치를 내리겠다는 겁니다.

이에 놀란 러시아 은행과 기업들이 서방 금융권에서 하루에 수십억 달러를 빼내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합니다.

<녹취> 프란스 팀머만스(네덜란드 외무장관) : "경제 제재가 시작되면 러시아 국민은 큰 고통을 당할 것입니다. 러시아 정부만이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습니다."

GDP의 15%를 유럽에 수출하는 러시아 형편에서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고, 또 제재가 본격화하면 한 분기에만 500억 달러가 이탈할 것이란 분석마저 나오는 상황입니다.

올 들어 주가가 이미 20% 가까이 폭락했고, 루블화 가치가 사상 최저로 추락한 점도 러시아로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조슈아 터커(뉴욕대 교수) : "단기적으로 러시아가 강해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서방과 소모적인 전쟁을 한다면 러시아는 큰 경제적 도전에 직면할 것입니다."

러시아가 EU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중단 등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세계 경제도 출렁일 수 있습니다.

경제 신냉전을 불러올 이런 부담을 안고도 크림 합병을 강행할지 세계는 푸틴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