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크림 합병 일사천리…허 찔린 서방 격앙

입력 2014.03.19 (21:17) 수정 2014.03.1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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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러시아의 크림공화국 합병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허를 찔린 서방은 추가 경제제재 카드를 꺼내들 태세입니다.

먼저 크림반도 상황, 연규선 특파원과 이경진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크림공화국을 합병한다는 조약에 푸틴 대통령이 서명했습니다.

서명 직후 푸틴 대통령은 크림 합병 축하 행사가 열린 붉은 광장에 나와 이제 크림이 러시아 땅임을 천명했습니다.

<녹취> 푸틴(러시아 대통령) : "길고 힘든 여정 끝에 크림자치공화국과 세바스토폴이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서방의 반발과 제재를 무릅쓰면서까지 크림을 합병하지는 않을 것이란 서방의 기대와 전망을 한순간에 무너뜨렸습니다.

합병 서명 소식에 크림반도에서도 환호성이 터졌습니다.

<인터뷰> 세바스토폴(시민) : "우리는 모두 소련 시절에 태어났어요.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서 기뻐요."

크림 합병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러시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졌고, 이제 의회 비준 절차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결정이 내려진 만큼 비준 절차는 이번 주 안에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엔 영토 야심이 없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녹취> 푸틴(러시아 대통령) : "러시아가 크림에 이어 다른 지역도 합병할 거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크림을 우크라이나에 내준지 60년만에 다시 귀속시키는 러시아, 외신들은 붉은광장에 선 푸틴 대통령을 두고 제정러시아의 황제, 차르의 즉위나 다름없어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KBS 뉴스 연규선입니다.

<기자 멘트>

의회 논의도 없이 전격적으로 합병 조약에 서명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

왜 이토록 서두르는 걸까요?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그 중심에는 나토,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정책이 있습니다.

서유럽 중심의 이 군사 동맹은 구소련 해체 이후 동유럽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는데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 슬로바키아, 루마니아까지 회원국이 되면서 러시아는 위협을 느낄수 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강한 러시아'를 과시하겠다는 속내도 있습니다.

물론 경제적 손해는 다소 감수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어 보이는데요.

러시아에 허를 찔린 서방.

추가 제제가 있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러시아를 향해 국제사회의 경고를 전할 묘수를 찾아야 할 형편입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다음주 열리는 핵안보정상회담에서 이번 사태를 다룰 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제안했습니다.

이제 남은 건 러시아 의회가 조약을 비준하는 형식적인 절차뿐인데요.

그 사이에 외교적 타협이 나올 수 있을지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크림이 독립을 선포한 날, 우크라이나 정부는 예비군 4만 명을 긴급 소집했습니다.

그냥 앉아서 크림을 내줄 수 없다는 무력시위입니다.

크림반도에서는 친러계로 보이는 무장대원의 총격으로 우크라이나군 1명이 숨져 군사적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크림반도를 둘러싼 전면전 양상의 무력충돌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급파됐던 나토 소속 전투기도 우크라이나 영공에 들어가지 않는 등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러시아 주요 인사에 대해 여행제한과 자산동결 조치를 취한 미국과 유럽연합은 추가 경제제재 카드를 꺼내들 태세입니다.

<녹취> 조 바이든(미국 부통령) : "국제사회는 러시아에 제재 이상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꿈쩍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재 대상에 오른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이 장난하는 것 같다"며 서방의 제재를 비웃었습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 맞서 유럽으로의 가스공급 중단 등 보복조치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합병하지만, 크림처럼 분리독립 움직임을 보이는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선에서 서방과 타협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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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크림 합병 일사천리…허 찔린 서방 격앙
    • 입력 2014-03-19 21:22:59
    • 수정2014-03-19 22:35:59
    뉴스 9
<앵커 멘트>

러시아의 크림공화국 합병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허를 찔린 서방은 추가 경제제재 카드를 꺼내들 태세입니다.

먼저 크림반도 상황, 연규선 특파원과 이경진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크림공화국을 합병한다는 조약에 푸틴 대통령이 서명했습니다.

서명 직후 푸틴 대통령은 크림 합병 축하 행사가 열린 붉은 광장에 나와 이제 크림이 러시아 땅임을 천명했습니다.

<녹취> 푸틴(러시아 대통령) : "길고 힘든 여정 끝에 크림자치공화국과 세바스토폴이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서방의 반발과 제재를 무릅쓰면서까지 크림을 합병하지는 않을 것이란 서방의 기대와 전망을 한순간에 무너뜨렸습니다.

합병 서명 소식에 크림반도에서도 환호성이 터졌습니다.

<인터뷰> 세바스토폴(시민) : "우리는 모두 소련 시절에 태어났어요.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서 기뻐요."

크림 합병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러시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졌고, 이제 의회 비준 절차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결정이 내려진 만큼 비준 절차는 이번 주 안에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엔 영토 야심이 없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녹취> 푸틴(러시아 대통령) : "러시아가 크림에 이어 다른 지역도 합병할 거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크림을 우크라이나에 내준지 60년만에 다시 귀속시키는 러시아, 외신들은 붉은광장에 선 푸틴 대통령을 두고 제정러시아의 황제, 차르의 즉위나 다름없어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KBS 뉴스 연규선입니다.

<기자 멘트>

의회 논의도 없이 전격적으로 합병 조약에 서명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

왜 이토록 서두르는 걸까요?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그 중심에는 나토,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정책이 있습니다.

서유럽 중심의 이 군사 동맹은 구소련 해체 이후 동유럽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는데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 슬로바키아, 루마니아까지 회원국이 되면서 러시아는 위협을 느낄수 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강한 러시아'를 과시하겠다는 속내도 있습니다.

물론 경제적 손해는 다소 감수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어 보이는데요.

러시아에 허를 찔린 서방.

추가 제제가 있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러시아를 향해 국제사회의 경고를 전할 묘수를 찾아야 할 형편입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다음주 열리는 핵안보정상회담에서 이번 사태를 다룰 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제안했습니다.

이제 남은 건 러시아 의회가 조약을 비준하는 형식적인 절차뿐인데요.

그 사이에 외교적 타협이 나올 수 있을지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크림이 독립을 선포한 날, 우크라이나 정부는 예비군 4만 명을 긴급 소집했습니다.

그냥 앉아서 크림을 내줄 수 없다는 무력시위입니다.

크림반도에서는 친러계로 보이는 무장대원의 총격으로 우크라이나군 1명이 숨져 군사적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크림반도를 둘러싼 전면전 양상의 무력충돌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급파됐던 나토 소속 전투기도 우크라이나 영공에 들어가지 않는 등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러시아 주요 인사에 대해 여행제한과 자산동결 조치를 취한 미국과 유럽연합은 추가 경제제재 카드를 꺼내들 태세입니다.

<녹취> 조 바이든(미국 부통령) : "국제사회는 러시아에 제재 이상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꿈쩍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재 대상에 오른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이 장난하는 것 같다"며 서방의 제재를 비웃었습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 맞서 유럽으로의 가스공급 중단 등 보복조치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합병하지만, 크림처럼 분리독립 움직임을 보이는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선에서 서방과 타협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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