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꽃구경 뒷전…‘술판·춤판’ 봄꽃 열차

입력 2014.03.24 (21:10) 수정 2014.03.2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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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방금 활짝 핀 산수유 꽃의 아름다운 모습 보셨는데요.

요즘 이런 봄꽃을 보기 위해 기차를 타고 가는 관광 상품이 적지 않은데요.

그런데, 정작 꽃구경은 뒷전이고 기차 안에서 술판이나 춤판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고아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등산복 차림의 남녀들이 열차에 탑니다.

목적지는 광양 매화마을과 구례 산수유 마을.

봄꽃 맞이 관광열차입니다.

기차가 출발하기 무섭게 술잔이 돌기 시작합니다.

곧이어 시작된 춤판.

지나가는 사람을 막아 세우고,

<녹취> "그냥 못 지나가요."

쉬고 있는 사람도 억지로 끌어냅니다.

전체 일곱개 객차 가운데 다섯 개가 술 마시고 춤추는 사람들 차지입니다.

출발 두 시간 만에 만취해 쓰러지는가 하면 담배를 피는 사람까지 눈에 띕니다.

객차를 점검하는 승무원도 말릴 생각이 없습니다.

<녹취> 코레일 직원 : "사고는 저번에 넘어지는 사고가 한 번 있었는데... 싸우기도 해요."

버스로 갈아탄 오후에도 계속되는 술판...

화를 내는 관광객도 나옵니다.

<녹취> 관광객 : "안 먹는다고 술! 산악회 놀러 온 줄 알아요? 이 사람들이 정말..."

그렇게 매화마을에 도착한 것은 오후 세 시.

기차로 네 시간, 또 버스로 두 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광양 매화마을입니다.

하지만, 정작 꽃 구경에 주어진 시간은 한 시간이 채 안 됩니다.

시간이 없다며 산수유 마을 일정은 취소해 버렸습니다.

<녹취> 관광객 : "(꽃 구경) 가보지도 못하고 돌아가는 거에요. 차 시간 때문에... 아파트에 있는 꽃이 더 낫다니까 지금"

코레일 측은 승객들의 요구로 이런 객차를 운영하고 있다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아침 일곱시에 출발한 열차가 서울 영등포역으로 되돌아간 것은 16시간이 지난 밤 열한시 반.

온종일 이어진 술판·춤판 속에 봄꽃 여행은 빛바랜 추억이 됐습니다.

현장추적 고아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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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꽃구경 뒷전…‘술판·춤판’ 봄꽃 열차
    • 입력 2014-03-24 21:12:58
    • 수정2014-03-26 10: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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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방금 활짝 핀 산수유 꽃의 아름다운 모습 보셨는데요.

요즘 이런 봄꽃을 보기 위해 기차를 타고 가는 관광 상품이 적지 않은데요.

그런데, 정작 꽃구경은 뒷전이고 기차 안에서 술판이나 춤판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고아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등산복 차림의 남녀들이 열차에 탑니다.

목적지는 광양 매화마을과 구례 산수유 마을.

봄꽃 맞이 관광열차입니다.

기차가 출발하기 무섭게 술잔이 돌기 시작합니다.

곧이어 시작된 춤판.

지나가는 사람을 막아 세우고,

<녹취> "그냥 못 지나가요."

쉬고 있는 사람도 억지로 끌어냅니다.

전체 일곱개 객차 가운데 다섯 개가 술 마시고 춤추는 사람들 차지입니다.

출발 두 시간 만에 만취해 쓰러지는가 하면 담배를 피는 사람까지 눈에 띕니다.

객차를 점검하는 승무원도 말릴 생각이 없습니다.

<녹취> 코레일 직원 : "사고는 저번에 넘어지는 사고가 한 번 있었는데... 싸우기도 해요."

버스로 갈아탄 오후에도 계속되는 술판...

화를 내는 관광객도 나옵니다.

<녹취> 관광객 : "안 먹는다고 술! 산악회 놀러 온 줄 알아요? 이 사람들이 정말..."

그렇게 매화마을에 도착한 것은 오후 세 시.

기차로 네 시간, 또 버스로 두 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광양 매화마을입니다.

하지만, 정작 꽃 구경에 주어진 시간은 한 시간이 채 안 됩니다.

시간이 없다며 산수유 마을 일정은 취소해 버렸습니다.

<녹취> 관광객 : "(꽃 구경) 가보지도 못하고 돌아가는 거에요. 차 시간 때문에... 아파트에 있는 꽃이 더 낫다니까 지금"

코레일 측은 승객들의 요구로 이런 객차를 운영하고 있다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아침 일곱시에 출발한 열차가 서울 영등포역으로 되돌아간 것은 16시간이 지난 밤 열한시 반.

온종일 이어진 술판·춤판 속에 봄꽃 여행은 빛바랜 추억이 됐습니다.

현장추적 고아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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