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무인기에 구멍 뚫린 하늘길…방공 대책은?

입력 2014.04.02 (21:04) 수정 2014.04.02 (22: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문제의 무인 항공기들은 어떻게 운용될까요?

두 무인기는 실시간 원격 조종이나 사진 전송 기능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중에서 일단 사진을 찍은 뒤 미리 입력된 착륙 지점으로 되돌아오는 시스템으로 운용되는데요.

미국이나 우리 군의 무인기보다는 기능이 떨어집니다.

그런데 백령도 무인기는 우리 군의 레이더망에 걸려 잠시나마 항적이 포착된 반면 파주 무인기는 추락할 때까지 전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초보 수준 무인기에도 우리 방공망이 큰 허점을 드러낸 건데요.

먼저, 무인기들의 추락 전 행적을 김지숙 기자가 되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4일 오전 8시, 휴전선 인근 파주 상공에 무인 항공기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고도를 1KM로 낮춘 이 무인기는 통일로를 따라 곧장 서울로 향합니다.

20분 만에 청와대 상공에 도착한 무인기는 빠른 속도로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본관을 포함한 청와대 전체 시설과 경복궁까지 고스란히 렌즈에 담았습니다.

서울 상공을 휘저으며 8초에 한 장씩 모두 192장을 촬영한 후 복귀를 위해 기수를 북쪽으로 돌렸습니다.

이 무인기는 북쪽으로 향하던 중 출현 2시간 만인 오전 10시쯤, 파주 야산에 추락했습니다.

NLL을 사이에 두고 남북 간 포격전이 한창이던 지난달 31일 오후, 또 한대의 무인기가 백령도 상공에 나타납니다.

이 무인기는 백령도와 인근 해상을 집중적으로 선회하며 우리 군의 움직임을 감시했습니다.

이후 계속 비행하며 백령도의 주요 군사 시설 등을 촬영하다 추락했습니다.

그때까지 무인기의 항적은 우리 군의 레이더망에 잠시 포착됐다 사라지기를 반복했습니다.

청와대와 백령도 상공은 비행금지구역이지만 초보적 수준의 북한 무인기에 어이없이 뚫렸습니다.

<기자 멘트>

보시는 것처럼 하나는 스텔스기 모양을 하고 있고, 하나는 일반 여객기 형태인데요.

겉모습은 다르지만, 두 무인기 사이엔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둘 다 육안 식별을 피하기 위해 하늘색으로 위장 도색을 했고요.

동체와 날개폭이 1.9m로 같고, 일본 소형 카메라 장착에, 연료를 다 채워도 15kg이 채 안될 정도로 초경량입니다.

또 바퀴가 아니라 이처럼 보조 로켓을 이용해 이륙하는데요,

착륙할 때는 낙하산을 펼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문제는 정찰 목적의 이 무인기가 언제든 공격용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은 이 무인기의 모체로 보이는 '방현 2' 무인기를 최전방에 대거 배치해놓고 있는데요.

방현 2는 평소 지상 60킬로미터 이내에서 원격 조종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찰 자료를 전송하지만 유사시엔 최대 25kg의 폭약을 탑재해 자폭형 공격기로 돌변합니다.

한마디로 정찰과 전투를 겸용한 무인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또 이들 무인기 외에 별도의 자폭형 무인 타격기를 실전 배치한 상황인데요.

100km 이상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어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 성능을 자랑할 만큼 우리에겐 위협적입니다.

북한의 무인기를 우리 군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김민철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한 달여간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과 방사포를 모두 잡아낸 우리 레이더는 그린파인이었습니다.

최대 900킬로미터까지 탐지할 수 있지만, 주로 탄도탄 조기 경보용으로 쓰입니다.

넉 대를 보유한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 아이'도 표적 천여 개를 동시에 탐지하는 강력한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지만 저고도의 소형 무인기를 잡아내지 못했습니다.

고도 3킬로미터 이하의 저고도 비행체를 주로 잡는다는 레이더 TPS-830K도 이번처럼 길이 2미터 이하의 소형 무인기 포착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녹취> 신인균(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 "저고도로 날아오는 아주 작은 표적을 탐지할 수 있는 고출력의 전자식 레이더가 있어야만이 이런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험준한 산세를 이용해 저고도로 넘어오는 소형 비행체를 잡을 전용 레이더를 외국에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지난해 추락사고 등으로 무산됐던, 헬륨가스를 넣은 비행체에 카메라를 달아 띄우는 전술비행선 사업도 다시 추진키로 했습니다.

정부는 오늘 청와대에서 국가안보회의 상임위원회를 긴급하게 열어 북한의 무인기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뉴스] 무인기에 구멍 뚫린 하늘길…방공 대책은?
    • 입력 2014-04-02 21:05:46
    • 수정2014-04-02 22:00:57
    뉴스 9
<기자 멘트>

문제의 무인 항공기들은 어떻게 운용될까요?

두 무인기는 실시간 원격 조종이나 사진 전송 기능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중에서 일단 사진을 찍은 뒤 미리 입력된 착륙 지점으로 되돌아오는 시스템으로 운용되는데요.

미국이나 우리 군의 무인기보다는 기능이 떨어집니다.

그런데 백령도 무인기는 우리 군의 레이더망에 걸려 잠시나마 항적이 포착된 반면 파주 무인기는 추락할 때까지 전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초보 수준 무인기에도 우리 방공망이 큰 허점을 드러낸 건데요.

먼저, 무인기들의 추락 전 행적을 김지숙 기자가 되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4일 오전 8시, 휴전선 인근 파주 상공에 무인 항공기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고도를 1KM로 낮춘 이 무인기는 통일로를 따라 곧장 서울로 향합니다.

20분 만에 청와대 상공에 도착한 무인기는 빠른 속도로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본관을 포함한 청와대 전체 시설과 경복궁까지 고스란히 렌즈에 담았습니다.

서울 상공을 휘저으며 8초에 한 장씩 모두 192장을 촬영한 후 복귀를 위해 기수를 북쪽으로 돌렸습니다.

이 무인기는 북쪽으로 향하던 중 출현 2시간 만인 오전 10시쯤, 파주 야산에 추락했습니다.

NLL을 사이에 두고 남북 간 포격전이 한창이던 지난달 31일 오후, 또 한대의 무인기가 백령도 상공에 나타납니다.

이 무인기는 백령도와 인근 해상을 집중적으로 선회하며 우리 군의 움직임을 감시했습니다.

이후 계속 비행하며 백령도의 주요 군사 시설 등을 촬영하다 추락했습니다.

그때까지 무인기의 항적은 우리 군의 레이더망에 잠시 포착됐다 사라지기를 반복했습니다.

청와대와 백령도 상공은 비행금지구역이지만 초보적 수준의 북한 무인기에 어이없이 뚫렸습니다.

<기자 멘트>

보시는 것처럼 하나는 스텔스기 모양을 하고 있고, 하나는 일반 여객기 형태인데요.

겉모습은 다르지만, 두 무인기 사이엔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둘 다 육안 식별을 피하기 위해 하늘색으로 위장 도색을 했고요.

동체와 날개폭이 1.9m로 같고, 일본 소형 카메라 장착에, 연료를 다 채워도 15kg이 채 안될 정도로 초경량입니다.

또 바퀴가 아니라 이처럼 보조 로켓을 이용해 이륙하는데요,

착륙할 때는 낙하산을 펼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문제는 정찰 목적의 이 무인기가 언제든 공격용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은 이 무인기의 모체로 보이는 '방현 2' 무인기를 최전방에 대거 배치해놓고 있는데요.

방현 2는 평소 지상 60킬로미터 이내에서 원격 조종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찰 자료를 전송하지만 유사시엔 최대 25kg의 폭약을 탑재해 자폭형 공격기로 돌변합니다.

한마디로 정찰과 전투를 겸용한 무인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또 이들 무인기 외에 별도의 자폭형 무인 타격기를 실전 배치한 상황인데요.

100km 이상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어 김정은 제1위원장이 그 성능을 자랑할 만큼 우리에겐 위협적입니다.

북한의 무인기를 우리 군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김민철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한 달여간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과 방사포를 모두 잡아낸 우리 레이더는 그린파인이었습니다.

최대 900킬로미터까지 탐지할 수 있지만, 주로 탄도탄 조기 경보용으로 쓰입니다.

넉 대를 보유한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 아이'도 표적 천여 개를 동시에 탐지하는 강력한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지만 저고도의 소형 무인기를 잡아내지 못했습니다.

고도 3킬로미터 이하의 저고도 비행체를 주로 잡는다는 레이더 TPS-830K도 이번처럼 길이 2미터 이하의 소형 무인기 포착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녹취> 신인균(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 "저고도로 날아오는 아주 작은 표적을 탐지할 수 있는 고출력의 전자식 레이더가 있어야만이 이런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험준한 산세를 이용해 저고도로 넘어오는 소형 비행체를 잡을 전용 레이더를 외국에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지난해 추락사고 등으로 무산됐던, 헬륨가스를 넣은 비행체에 카메라를 달아 띄우는 전술비행선 사업도 다시 추진키로 했습니다.

정부는 오늘 청와대에서 국가안보회의 상임위원회를 긴급하게 열어 북한의 무인기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