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탑승자 가족 욕설 항의·물세례 받아

입력 2014.04.17 (01:56) 수정 2014.04.17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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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국무총리는 17일 새벽 전남 진도 해상의 여객선 침몰사고 대책본부가 꾸려진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아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는 여객선 탑승자 가족과 만났다.

중국과 파키스탄 순방을 마치고 전날 밤 10시께 전남 무안공항으로 귀국한 정 총리는 곧바로 목포의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서 긴급 사고대책 관계장관회의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대책본부로 이동했다.

그러나 정 총리가 0시30분께 체육관으로 입장하자 정부의 대처 방식과 구조 지연 등에 불만을 토로하는 가족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가족들은 정 총리와 관계자들을 향해 "어디서 얼굴을 들고 오느냐", "잠수정을 왜 투입하지 않느냐. 우리 아이들을 살려내라" 등의 고성을 지르며 정 총리 일행을 둘러쌌다. 어떤 이는 정 총리 일행에게 "미친 X"라고 욕을 하기도 했다.

이에 정 총리는 "(구조작업을) 책임있게 하겠다"고 약속하며 몸을 낮췄다.

체육관 안을 둘러보며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채 계속 항의를 듣던 정 총리는 체육관 밖으로 나가려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가족들로부터 잠시 저항을 받았고, 2∼3명이 뿌린 생수를 맞아 머리와 어깨가 젖기도 했다.

사고대책본부에서 10여분간 머무른 뒤 자리를 옮긴 정 총리는 일단 서울로 돌아와 계속 구조활동을 지휘하기로 했다.

앞서 정 총리는 서해해경청에서 열린 회의에서 "후진국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는데 정말 안타깝고 괴롭다. 무한 책임을 느낀다"면서 "(구조 활동을) 날 샐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바로 즉각 시행해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정 총리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참담한 사고를 당해 마음이 미어지는 심정"이라면서 "지금 현재로는 1분 1초도 주저할 시간 여유가 없고 촌음을 아껴서 인명을 구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해군과 군함을 포함한 모든 인력과 장비는 물론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서 (구조를)할 수 있도록 각 부처는 인력·장비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현장에 투입해달라"고 지시했다.

구조소식을 기다리는 가족들과 관련해서 정 총리는 "소식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얼마나 안타깝고 답답한 심정이겠느냐"면서 "새로운 상황이 생기는 대로 바로바로 가족에게 설명하도록 해달라"고 해양수산부와 해경 등에 주문했다.

안행부 등에도 "실종인원과 명단을 파악하고 가족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수시로 상황을 설명하고 구조 상황을 충분히 알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소방방재청 등에는 "구조된 사람의 후송과 치료에 소홀함이 없도록 관계부처는 의료시설을 완전히 파악해 구조 즉시 후송되도록 사전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회의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해양수산·문화체육관광·교육·보건복지부 장관, 해군참모총장, 소방방재청장, 해양경찰청장, 서해해경청장, 안행부 2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 시간 가량 긴박하게 진행됐다.

한편 정 총리는 전날 전용기편으로 귀국하던 길에 급유를 위해 태국 방콕의 수완나폼 공항에 착륙했을 때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으로부터 사고소식을 전해듣고 기내에서 즉시 긴급 간부회의를 열었으며, 직접 항로 변경을 지시해 경기 성남의 서울공항 대신 무안공항으로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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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총리, 탑승자 가족 욕설 항의·물세례 받아
    • 입력 2014-04-17 01:56:44
    • 수정2014-04-17 04:20:24
    연합뉴스
정홍원 국무총리는 17일 새벽 전남 진도 해상의 여객선 침몰사고 대책본부가 꾸려진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아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는 여객선 탑승자 가족과 만났다. 중국과 파키스탄 순방을 마치고 전날 밤 10시께 전남 무안공항으로 귀국한 정 총리는 곧바로 목포의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서 긴급 사고대책 관계장관회의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대책본부로 이동했다. 그러나 정 총리가 0시30분께 체육관으로 입장하자 정부의 대처 방식과 구조 지연 등에 불만을 토로하는 가족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가족들은 정 총리와 관계자들을 향해 "어디서 얼굴을 들고 오느냐", "잠수정을 왜 투입하지 않느냐. 우리 아이들을 살려내라" 등의 고성을 지르며 정 총리 일행을 둘러쌌다. 어떤 이는 정 총리 일행에게 "미친 X"라고 욕을 하기도 했다. 이에 정 총리는 "(구조작업을) 책임있게 하겠다"고 약속하며 몸을 낮췄다. 체육관 안을 둘러보며 가족들에게 둘러싸인 채 계속 항의를 듣던 정 총리는 체육관 밖으로 나가려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가족들로부터 잠시 저항을 받았고, 2∼3명이 뿌린 생수를 맞아 머리와 어깨가 젖기도 했다. 사고대책본부에서 10여분간 머무른 뒤 자리를 옮긴 정 총리는 일단 서울로 돌아와 계속 구조활동을 지휘하기로 했다. 앞서 정 총리는 서해해경청에서 열린 회의에서 "후진국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는데 정말 안타깝고 괴롭다. 무한 책임을 느낀다"면서 "(구조 활동을) 날 샐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바로 즉각 시행해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정 총리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참담한 사고를 당해 마음이 미어지는 심정"이라면서 "지금 현재로는 1분 1초도 주저할 시간 여유가 없고 촌음을 아껴서 인명을 구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해군과 군함을 포함한 모든 인력과 장비는 물론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서 (구조를)할 수 있도록 각 부처는 인력·장비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현장에 투입해달라"고 지시했다. 구조소식을 기다리는 가족들과 관련해서 정 총리는 "소식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얼마나 안타깝고 답답한 심정이겠느냐"면서 "새로운 상황이 생기는 대로 바로바로 가족에게 설명하도록 해달라"고 해양수산부와 해경 등에 주문했다. 안행부 등에도 "실종인원과 명단을 파악하고 가족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수시로 상황을 설명하고 구조 상황을 충분히 알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소방방재청 등에는 "구조된 사람의 후송과 치료에 소홀함이 없도록 관계부처는 의료시설을 완전히 파악해 구조 즉시 후송되도록 사전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회의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해양수산·문화체육관광·교육·보건복지부 장관, 해군참모총장, 소방방재청장, 해양경찰청장, 서해해경청장, 안행부 2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 시간 가량 긴박하게 진행됐다. 한편 정 총리는 전날 전용기편으로 귀국하던 길에 급유를 위해 태국 방콕의 수완나폼 공항에 착륙했을 때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으로부터 사고소식을 전해듣고 기내에서 즉시 긴급 간부회의를 열었으며, 직접 항로 변경을 지시해 경기 성남의 서울공항 대신 무안공항으로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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