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잃고 구조된 5세아 제주 이사가던 길

입력 2014.04.17 (09:21) 수정 2014.04.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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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 당시 부모를 잃고 승객들에 의해 구조된 권모(5)양은 부모를 따라 제주도로 이사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함께 이삿길에 올랐던 부모는 17일 오전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가족들에 따르면 권 양은 부모, 오빠(6)와 함께 세월호에 탑승했다.

권 양의 어머니와 오빠는 마지막까지도 막내를 구하기 위해 구명조끼를 입히고 등을 떠밀어 탈출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양은 간호사들에게 "엄마와 오빠가 구명조끼를 입혀 위로 밀어 올렸다"며 사고 당시를 설명했다.

가족은 이날 화물트럭에 이삿짐을 한가득 싣고 제주도의 새 집으로 이사하던 길이었다.

권 양의 아버지가 서울 생활을 끝내고 감귤 농사를 지으려고 제주도 귀농을 결정했던 터였다.

아이의 고모는 "애들 아버지가 결혼하기 전에 제주도에서 귤농사를 지었다"며 "이번에 귀농을 결정하고 내려가던 길에 변을 당했다"고 황망해했다.

이어서 "우리는 얘들이 이 배에 탔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탑승자 명단을 보고 다들 말문이 막혔다"고 심경을 밝혔다

권 양의 할머니와 고모 등은 이날 새벽 병원에 도착해 두려움에 떠는 권 양을 만났다.

아이는 현재 부모·오빠와 연락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정서적으로 몹시 불안해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권 양 고모는 "과자 두 개를 먹었는데 다 토할 만큼 몹시 불안해 하고 있다"며 아이의 건강을 걱정했다.

사고 현장에서 일부 승객들이 권양의 탈출을 도왔다는 연합뉴스 기사를 접하고는 "그분들도 정신없었을 텐데 감사한 일"이라며 "언제 만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할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가족들은 조만간 권 양을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옮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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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잃고 구조된 5세아 제주 이사가던 길
    • 입력 2014-04-17 09:21:23
    • 수정2014-04-17 09:23:45
    연합뉴스
지난 16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 당시 부모를 잃고 승객들에 의해 구조된 권모(5)양은 부모를 따라 제주도로 이사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함께 이삿길에 올랐던 부모는 17일 오전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가족들에 따르면 권 양은 부모, 오빠(6)와 함께 세월호에 탑승했다. 권 양의 어머니와 오빠는 마지막까지도 막내를 구하기 위해 구명조끼를 입히고 등을 떠밀어 탈출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양은 간호사들에게 "엄마와 오빠가 구명조끼를 입혀 위로 밀어 올렸다"며 사고 당시를 설명했다. 가족은 이날 화물트럭에 이삿짐을 한가득 싣고 제주도의 새 집으로 이사하던 길이었다. 권 양의 아버지가 서울 생활을 끝내고 감귤 농사를 지으려고 제주도 귀농을 결정했던 터였다. 아이의 고모는 "애들 아버지가 결혼하기 전에 제주도에서 귤농사를 지었다"며 "이번에 귀농을 결정하고 내려가던 길에 변을 당했다"고 황망해했다. 이어서 "우리는 얘들이 이 배에 탔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탑승자 명단을 보고 다들 말문이 막혔다"고 심경을 밝혔다 권 양의 할머니와 고모 등은 이날 새벽 병원에 도착해 두려움에 떠는 권 양을 만났다. 아이는 현재 부모·오빠와 연락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정서적으로 몹시 불안해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권 양 고모는 "과자 두 개를 먹었는데 다 토할 만큼 몹시 불안해 하고 있다"며 아이의 건강을 걱정했다. 사고 현장에서 일부 승객들이 권양의 탈출을 도왔다는 연합뉴스 기사를 접하고는 "그분들도 정신없었을 텐데 감사한 일"이라며 "언제 만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할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가족들은 조만간 권 양을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옮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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